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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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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 뉴질랜드 워킹 홀리데이, 어느 백패커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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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62g | 127*188*20mm
ISBN13 9791167470669
ISBN10 1167470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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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문드문 보이는 지붕 굴뚝 위로는 연기가 뭉게뭉게 올라오고 있었다. 옆에 앉은 여행객으로 보이는 한 청년은 맨 발에 당근을 오독오독 씹고 있었는데 이런 모든 광경은 나에게 신선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남반구와 북반구의 계절은 다르다」중에서

질질 끌고 다니던 캐리어가 손에서 떠나니 진짜 백패커가 된 기분을 느꼈다. 다들 이렇게 우연과 운 그리고 작은 노력에 이끌려 워킹홀리데이의 첫 단추를 꿰는 것이 아닐까.
---「캐리어를 배낭으로」중에서

희망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먼저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 불안감과 막연함이 나를 괴롭힐 테지만, 그에 맞서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되든 안 되든 해보는 것이다.
---「희망은 믿는 자의 편이야」중에서

잠이 덜 깬 새벽의 적막을 깨는 그라인더 소리. 동시에 그날의 첫 번째 에스프레소가 23초 간 흘러나오며 진한 커피 내음이 카페에 퍼져나간다. 그렇게 그라인더는 오늘도 바리스타의 하루를 열고 있다.
---「커피 빈을 갈아내는 소리가 좋다」중에서

비를 피하지 않고 달리는 내가 괘씸했는지 하늘은 계속해서 나에게 오줌을 뿌려댔다. 그래도 좋은 것은 오클랜드의 비는 깨끗하다는 것. 아마 이 비에 내 몸도 차차 적응되리라.
---「김치 일병 구하기」중에서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웃고 있는 노인은 그런 나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노인의 눈에 비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 그것은 상고대에 비친 따스한 햇살처럼 잔잔하지만 무게감 있는 울림이었다.
---「노인의 눈에 비친 바다」중에서

여유 이면엔 경쟁에 밀리고 있지는 않을까란 걱정과 워킹홀리데이가 끝난 후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어렴풋이 깔려있기도 하지요. 아마 이런 막연한 속에서 무언가 하나씩 해보는 것이 또 다른 말로 젊음이지 않을까요?
---「젊음이란」중에서

고작 빵 몇 조각 가지고 그렇게 말하는 것은 나의 옹졸함을 더욱더 드러낼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되도록 최소한의 경비로,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채 여행하고 싶었다.
---「싸움의 원인은 빵 쪼가리가 아니다」중에서

발목에 달라붙어 우리의 피를 쪽쪽 빠는 샌드플라이(흡혈파리)를 볼 때면 짜증이 나서 화내곤 했던 예전과 달리, 상처로 가득한 다리를 그들에게 일용할 양식으로 기꺼이 제공해주며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도 일상이 되었다.
---「만약 다시 이곳에 온다면’ 중에서

그늘진 정상의 한 부분을 붉게 물들이는 것을 시작으로 해는 이글이글 타올랐다. 투명한 물에 떨어진 빨간색 물감이 녹아 퍼져나가듯 시간이 갈수록 눈 덮인 산의 정상은 더욱더 강렬한 붉은빛을 내뿜었다. 동시에 산은 노래를 불렀다. 깊은 골짜기 어딘가에서 만년설이 부서지며 만들어내는 소리였다.
---「산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어본 적 있나요」중에서

호스텔로 돌아와 지친 몸을 뜨거운 물에 녹였다. 거울을 보니 모기가 피를 빨아먹어 한껏 부풀어 있는 이마와 배낭끈으로 짓눌린 어깨에 빨깐 띠가 그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레이트 워크」중에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의미부여하는 것이 그리 좋은 일은 아니지만, 어디를 가야할지 모를 때 이런 단순한 의미부여는 어떻게 보면 여행자가 가질 수 있는 소박한 특권이기도 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중에서

가능성은 나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다짐하지 않았던가. 나에게 필요한 것은 나의 길을 가는 것.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저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면 되는 것. 그뿐이었다.
---「나의 길을 묵묵히 가련다」중에서

밑에서 내려다본 타라나키 산의 장엄함은 감탄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아름다운 것이었지만, 막상 그 안의 나는 긴장과 불안감을 안고 한걸음 한걸음 힘겹게 나아가는 나약한 존재일 뿐이었다.
---「마지막 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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