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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순간을 위한 꽃

: 다시 삶에 대한 설레임으로 물드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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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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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172*218*20mm
ISBN13 9791192248158
ISBN10 1192248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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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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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중간역에 멈추잖아. 내릴 사람 내려주고 태울 사람 태우잖아. 기름도 채우고 안전 점검도 하잖아. 인생이라는 여정에도 그런 역이 있었으면 좋겠어. 떠나보내야 할 건 떠나보내고 흘려보낼 건 흘려보낼 시간이 필요하잖아.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지 돌아보도록 마음의 인생역이 있으면 좋겠어. 어느 날 갑자기 종착역에 닿기 전에.
---「인생역」중에서

아무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붓을 들었다. 가장 막막하고 마음 시렸던 시간에 나는 붓을 들었다. 누구도 내가 잘하리라 기대하지 않았다. 만일 다른 사람 말에 따랐다면 지금 이 책은 나오지 못했다. 우리는 왜 딴말은 다 잘 들으면서 정작 자기 마음의 소리는 무시할까. 내 속에서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다고 그토록 자주 얘기하는데 말이다. 꽃은 남이 피워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피우는 것이다. 그 꽃이 어떻게 피든 꽃은 꽃이다. 어느 날 마음에 새가 찾아왔다. 나는 귓가에 들리는 새의 속삭임을 기억했다. 그랬더니 새는 꽃을 피우고 날아갔다.
---「꽃을 피우고 날아간 새」중에서

내 삶은 잔잔한 호수 같다고 생각했다. 물결이라고 해봐야 돌멩이 하나가 만드는 옅은 동심원 정도라고 생각했다. 지나고 보니 나는 온갖 파도를 수면 아래 꾹꾹 가라앉히려 했던 거였다. 요동치는 삶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버둥치고 있었다. 폭우도 겪는 거고 태풍도 맞는 거고 떠밀려 내려온 쓰레기도 치우는 건데, 인생은 그런 건데, 그걸 몰랐다. 어떻게 인생이 잔잔할 수 있을까. 다른 건 둘째 치고 참 재미없는 인생이다.
---「잔잔한 인생」중에서

냥이들을 보며 깨닫는다. 사랑 받으려고 애쓰지 않기 때문에 사랑 받는다는 사실을. 누가 나에게 호감을 보이면 더 도도해지는 게 보통 사람의 못된 습성이다. 매력의 법칙은 간단하다.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든 말든, 내가 되고 싶은 내가 되려고 애쓰고 내가 꿈꾸는 삶을 살고자 매일 충실히 사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 사이 철옹성을 쌓을 이유도 없고 애정을 갈구하며 애달아 할 이유도 없다.
---「예쁨 받는 비결」중에서

어느 날 침실이 내게 물었다. 옷으로 방을 채우려고? 사고 또 사도 입을 옷이 없는 건 삶의 기쁨을 잃어버렸다는 의미 아니야? 새 옷이 주는 즐거움은 그때뿐인 걸 알면서도 가시지 않는 허기에 계속 채울 수밖에 없었다. 마음의 결핍을 물건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더 큰 결핍을 부를 뿐이다. 마음이 가득 차면 오히려 집은 단순해진다. 쇼핑 욕구가 올라오면 내 방 옷장을 연다. 동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너 지금 무엇으로 마음을 채우려고 하니?
---「옷으로 채우려고?」중에서

밖에서는 파스텔톤이었다가 집에 오면 원색이 되는 여자가 있다.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기 싫어 수더분한 색깔의 옷을 입고 튈만한 취향도 드러내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오면 철저히 자기 마음대로 산다. 무난한 색의 출근복과는 달리 집은 온통 초록과 핑크다. 회사에서는 ‘모든 것은 제자리에’주의라면 집에서는 ‘반듯하면 재미없어’주의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밖에서와 안에서의 얼굴이 너무 다르잖아. 그녀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당연하죠, 무대 뒤에서는 가면을 벗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원색적인 여자」중에서

살면서 무언가에 쫓겨야 한다면 노을에 쫓기자. 돈이나 남의 시선이나 허무에 쫓기지 말고. 등 뒤를 포위해오는 노을의 추적을 피해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의 기쁨을 만끽하고 내일의 시작을 기대하는, 신출귀몰 전설의 2인조가 되어보는 건 어떤가.
---「노을에 쫓기는 삶」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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