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옵뽜! 코 좀 그만 골라니까! 나 자야 된다고!
그 후로 새벽 1시까지…….
야! 나 돌보러 왔지 네가 자러 왔냐!
--- p.22
배 아파 죽겠는데 계속 두 번 세 번 말하게 하고, 출산 가방도 같이 챙겼는데 물건 위치 하나도 모르고……. 아니, 산모 마시려고 준비한 물을 자기가 왜 마셔요? 아니이- 립밤이랑 머리끈이랑 같이 들었는데 립밤 꺼내면서 머리끈은 왜 못 봐요! 답답해, 너무 답답해!
--- p.43
선생님 덕에 용감해진 양자 씨는 수면 마취도 안 하고 씩씩하게 후처리까지 마칠 수 있었답니다.
저, 슨생님, 근데 이거 진짜 신기하네요. 배를 막 찢고 있는데 어째서 하나도 안 아픈 걸까요?
슨생님? 저기, 제가 아주 작은 비키니를 즐겨 입어요. 최대한 작고 예쁘게 꿰매 주셔야 해요.
슨생님, 저 수면 마취 안 해도 될…… 것 같…… 드르릉……
--- p.65
친언니 순대 씨의 출산은 딱 제가 상상하던 모습이었어요. 순대 씨는 눈도 잘 못 뜬 채 또르르 눈물을 흘려가며 엄마와 감동의 인사를 주고받았쥬. 온 가족이 침대를 둘러싸고 수고했다며 적신 솜으로 입술을 축여줬답니다. …… 당연히 양자 씨의 출산도 그러겠거니 하며 머릿속으로 우아하고 성스러운 음악까지 세팅해뒀는데……. 밖에는 아무도 없었고, 양자 씨는 너무나 씩씩했다아!
--- p.80
도착하자마자 원장님이 짝 지어주신 신입 친구(?)랑 점심도 먹고, 달팽이 영감이랑 여기저기 구경도 다녀보고, 유리창 너머로 딸기도 실컷 보고.
자기야! 우리 딸기만 태명이 아니네? 우리가 이름 제일 일찍 지었나 봐! 자기야, 우리 딸기가 제일 예쁘지? 자기야, 딸기는 왜 계속 오른쪽만 보는 걸까? 자기야, 딸기는 울지도 않고 잠만 자네.
……오빠야, 난 그만 좀 쉬고 싶은데…….
--- p.120
어느 날 점심 시간.
저 어제, 밖에서 혼자 유축하다 현타와서 울었어요. 내 자신이 무슨 젖 짜는 기계 같아서 울컥하더라구요. 수술 부위는 아파 죽겠고, 졸리고, 힝!
나도 어제 울었는데…….
나두요- 생각하니까 또 눈물 나네……흑!
젖 짜는 기계 완전 공감이에요.
눈물이 나도, 힘들어도, 어김없이 시간 맞춰 유축하는 우리는, 모유 공장 공장장입니다.
--- p.140
달팽이 영감은 요즘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억! 자기야, 미안해. 나, 새로운 사랑에 눈을 떴어.
--- p.188
산후 도우미가 오기 전에 마미가 며칠간 딸기와 양자 씨를 도우러 오셨어요. 온종일 딸기한테 재밌는 얘기도 해주시고 노래도 많이 해주시는데……, 응? 노래가 왜 전부 다……?
자장-자장- 우리 딸기! 잘도- 잔다- 우리 딸기! ……가만 있어봐. 그다음 뭐지?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그다음 뭐지?
--- p.203
급히 예약을 하고 찾아간 수유, 단유 마사지샵.
어휴! 가슴이 이 지경인데 그냥 참으셨던 거예요? 오늘 아주 씨원~하게 빼드려야겠네!
약간의 고통이 동반되지만 그날의 시원함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 p.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