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수많은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미생물은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게다가 인간은 면역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생물이 체내에 침입해도 방어할 수 있다. 그런데 피로와 스트레스, 혹은 기저질환 등의 이유로 면역 체계가 약화되어 있거나, 체내에 들어온 미생물의 수가 너무 많아져 면역 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가 되면 미생물의 침입으로 인한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감염병’이라고 한다.
---「인류와 함께해 온 감염병」중에서
감염병은 사람 사이에 전염되지 않는 비전염성 감염병도 있지만, 대부분의 감염병은 사람 사이에 전염되는 전염성 감염병이다. 사람 간 직접 접촉, 감염된 사람의 체액, 공기 중 입자, 표면 접촉 등을 통해 병원체가 퍼질 수 있다. 그래서 세균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감염병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인간의 역사는 수많은 감염병과 함께 전개되었고, 그래서 인간의 역사를 곧 감염병의 역사라고들 한다.
---「인류와 함께해 온 감염병」중에서
설파제는 세균의 성장과 증식에 필요한 엽산 생성을 차단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사람은 엽산을 합성하지 못하므로 설파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페니실린이 발견되기 전까지 설파제는 ‘현대 의학의 기적’으로 불릴 정도로 매우 효과적인 항생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항생제 혁명의 발판을 마련했다. 설파제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 등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류와 함께해 온 감염병」중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는 인류에게 큰 위협이다. WHO는 2050년까지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해 매년 1천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도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내성균 감염에서 결코 안전하지 않다.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 29개국 중 세 번째로 높다.
---「인류와 함께해 온 감염병」중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IV, 에볼라 바이러스 등에 이어 21세기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주인공은 ‘코로나바이러스’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포유류와 조류에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집단을 통칭한다. 전자현미경으로 바이러스를 관찰하면 바이러스 표면에 막대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모양이 왕관처럼 보인다고 해서 라틴어로 왕관이라는 뜻의 ‘코로나’라는 이름이 붙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중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원전 8000년경에 처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알파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원전 2400년 경, 베타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원전 3300년 경, 감마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원전 2800년 경, 델타 바이러스는 약 3000년경에 갈라져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쥐와 조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알려져 있다. 자연 숙주는 감염병의 병원체가 장기간 머무는 숙주로, 병원체가 옮기는 질병에 걸리지 않거나 치명적이지 않은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와 조류 몸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진화하며 다른 동물에게 전파되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중에서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는 다양하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의 경우 수혈이나 성관계로 감염되고, 지카 바이러스는 숲모기에게 물려 감염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비말을 통해서 전염된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경로, 즉 스파이크 단백질과 ACE2 수용체의 상호 작용으로 인체 내에 침투한다. 그런데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달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적 대유행’이 될 정도로 강력한 감염력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중에서
심각한 중증이 아니라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평균 2주면 회복된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격리 해제나 완치 판정 이후에도 1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이를 가리켜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포스트 코로나 증후군’, ‘만성 코로나’ 등으로 부른다. WHO에서는 이를 두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현상’이라고 정의했으며, 피로, 호흡 곤란, 인지 장애 등을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았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중에서
코로나19 백신의 포문을 연 것은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의 mRNA 백신이다. mRNA 백신이 세상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사실 mRNA 백신은 30년 넘게 연구되어 온 기술이다.
---「코로나19에 맞서는 무기, 백신과 치료제」중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의 1세대 코로나19 백신은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팬데믹이하는 긴급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백신이 개발되어야 한다. 과학자들은 제조와 보관, 유통이 더 쉽고 효과가 더 좋은 백신을 만들기 위해 모든 백신 개발 전략을 총동원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종류의 백신들이 등장할까.
---「코로나19에 맞서는 무기, 백신과 치료제」중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내려면 백신과 함께 치료제가 꼭 필요하다. 그런데 신약을 개발하려면 약물의 작용 대상이 될 표적 물질을 발굴하는 것에서부터 약물 후보 물질 스크리닝, 개발, 임상 시험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총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이 들어간다. 심지어 이만큼의 시간과 비용을 소모해도 신약 개발이 성공할 확률은 10%도 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치료제가 매우 급한 대유행의 상황이라도 신약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코로나19에 맞서는 무기, 백신과 치료제」중에서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이 이렇게 길어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초기에는 백신을 접종하면 집단 면역을 달성해 대유행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동안 많은 국가들이 고강도의 방역 체계를 고수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빠른 역학 조사를 통한 추적 및 격리로 유행을 효율적을 통제했다. 하지만 델타 변이의 출현으로 또 다시 대유행이 반복되었고, 집단 면역으로 코로나 대유행을 막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
---「팬데믹 이후 인류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