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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일상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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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48*210*20mm
ISBN13 9791168552050
ISBN10 1168552052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두 눈 가득 봄햇살
말에도 향기가 묻어나던 그때
여보, 밥 먹었어? 하며
사랑밥을 차려냈다

가늘게 부릅뜬 눈
말에도 가시가 돋아나던 그때도
여보, 밥 먹었어? 하며
종종 얼음밥을 차려냈다

콧줄로 밥을 먹는 울 여보
더운밥이든 찬밥이든
차려내고 싶다
여보, 밥 먹었어?
여보, 밥 먹자
---「김편선, 여보, 밥 먹었어?」중에서

내 도시락밥은 항상 눌려 있었다
계란이 밥을 파고들어 있었다

그 옆의 깍두기 국물은
호일 사이로 빠져나와 밥을 물들였다

동그란 소시지마저 새콤한 맛이었다
짝꿍 도시락은 밥보단 고기반찬과 과일로 채워져 있었다

매점에서 허기를 달랬던 그날
“엄마! 나도 밥 헐렁하게 싸 달라구”

양푼 비빔밥에 수저를 꽂으시며 하신 말씀이 그립다
“공부는 밥씸이여”
---「박은숙, 머슴 밥」중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출근 준비로 바쁜 나에게 친구는 말을 건다
“밥 한 숟가락이라도 먹고 가”

일에 지친 나에게 친구는 새로운 사람도 만나라고 한다
“밥 한번 같이 먹어요”

기분 좋을 때 친구는 나보다 더 신이 나서 말한다
“오늘 내가 밥 살게”

그러던 어느 날, 내 친구와 절교한 적도 있었다
임신했을 땐 왜 그리 밥 냄새가 맡기 싫었던 걸까
갓 지은 밥의 그 따스함조차도

하지만 엄마가 그리울 때면 내가 먼저 친구를 부른다
오늘은 유난히 엄마가 해주신 뜨신 밥이 먹고 싶다
---「김수미, 내 친구, 밥」중에서

삐~익
전자레인지가 멈췄다

오늘도 딸아이는
혼자 차린 밥상 보면서
고인 눈물 쓰~윽 하고
밥 한 술 떠 꼭꼭 씹어 먹는다

참말로 미안하구나

조금만 기다려줘
이 또한 지나갈 거야
그리고 그때
너의 눈물은 사라질 거야
---「김윤아, 눈물 섞인 국밥」중에서

힘들거나 슬프다가도
밥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처음 만나 서먹한 사이라도
밥을 먹으며 친해진다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
하루 종일 힘들고 지쳐도
그 마음 눈처럼 사르르 녹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지민, 마법같은 밥」중에서

한 톨 한 톨 따듯한 밥
시아버님 드시고 건강하셨다

한 톨 한 톨 따듯한 밥
남편님 드시고 힘냈다

한 톨 한 톨 따듯한 밥
아드님 따님
젊은 시절 무엇이든 해보는 자신감 갖는다

어른이든 아이든 실패해도 괜찮다고
빠르게 실패하고 실패해서
쌀 한 톨이 나의 입안으로 돌아오는
세상의 수고로움을 밥 먹으며 알 수 있다
---「정혜명, 밥을 먹는다는 것은」중에서

오늘도 정성스레 밥을 짓는다
내가 하든 당신이 하든
매일같이 밥하랴 일하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먹고사는 건 매한가지

오늘도 나는 남편에게 묻는다
밥은 먹고 일하는 거냐고
밥은 먹고 오는 거냐고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게
우리들의 숙명
---「강지민, 숙명」중에서

부지런히 일하다 보니
어느새 밥해야 하는 시간

가족들 한 끼 밥을 위해
냉장고도 분주해지는 시간

양파와 김치를 잘게 다지고 참치 통조림 넣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김치볶음밥 만드는 시간

속닥속닥 소곤소곤
하루를 풀어내며 함께 할 식사 시간
생각하며 빙그레
더 바빠지는 내 손길
우리 가족 행복을 엮는 시간
---「김미경, 밥하는 시간」중에서

고슬고슬 뽀얀 밥에
소금 참기름 깨 솔솔 뿌리고

무지갯빛 고운 재료들을
바다 내음 고소 김에 돌돌 말아

숭덩숭덩 한 입 크기로
예쁜 접시에 담아내니

“엄마 김밥 최고 맛있어!”
아이들의 한마디에
그 귀찮은 걸 또 해낸다
---「조혜련, 알록달록 고운 김밥」중에서

먹고 또 먹고 돌아서면 홀쭉해지는 옆구리
첫 끼니는 무조건 든든히

하양 노랑 예술적 달걀 위에 끈적한 고소함의 치즈 이불
멋지게 그을린 갈색 토스트 두 짝 철컥 닫아 붙이고
긴 터널 속으로 잘도 욱여넣으면

어느새 몸과 일체가 되고
분주한 새 아침 마음의 밥이 된다
---「리치영, 토스트」중에서

산타 할아버지 오시는 크리스마스이브
캐럴송에 춤을 추는 공주들 웃음소리 거실 바닥에 뒹굴고
단골집 토마토아저씨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우리 공주들 위해
눈처럼 살살 녹는 스파게티에 첫 도전한 저녁

토마토 말캉하게 삶아 껍질 벗겨
스파게티 소스 맛깔나게 끓여놓고
스파게티 면을 삶아 스윽스윽
어머나! 어떡하나!
소스는 적고 퍼져버린 스파게티

나의 이마 땀 자국 본 가족들 아무 말 없이 한 접시 꿀꺽!
“휴……. 맛있게 먹기 참 힘들다.”
남편 말에 우리 가족 참았던 웃음
뿌아앙! 방귀처럼 터져 나온다
---「추세연, 크리스마스이브 파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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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글쓰는 시간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가정과 지금의 나의 모습을 소중히 다루던 작가님들의 설레이는 마음이 전해지는 고운 시집입니다. 우리들의 한 켠에도 이런 설레임의 순간들이 있다 보니 공감도 되구요.
- 해피그릿 (내바시커뮤니티리더)
삶을 노래하는 시를 써냈습니다. 그녀들의 시 속에는 사람이 있고, 관계가 있고, 사랑이 있고 생명이 있습니다. 살아온 날만큼이나 아름답게 빛나게 될 시인님들의 미래가 더 기대됩니다.
- 김정희 (비지니스북클럽 진심기행대표)
‘엄마’라는 글에서 뚝뚝 묻어나는 따뜻함에 저도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되어 저절로 웃음이 지어집니다. 인생의 반짝이는 순간을 담은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열정진 (큐리어스대표)
어떤 시는 그저 글자로 쓰인 것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을 담아내기도 합니다. 나의 모든 것이 시의 일부일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얼마나 즐겁게 시로 표현하셨을지 상상해 보면 미소가 지어집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하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시집을 소개합니다.
- 최윤미 (꿈만사커뮤니티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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