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재윤이는 이제 그 단 하나의 일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하면 될 것 같아.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너에게는 좋은 멘토가 있잖니? 바로 나.”
삼촌이 이렇게 말하자 재윤이는 마음이 벅찬 듯 두 손을 모아 쥐었다.
“아, 저는 이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안준호 님이 내 멘토라니….”
“아, 진짜 이 분위기 뭐야?”
서준이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럼 서준이에겐 그 단 하나의 일이 뭘까?”
“저는 잘 모르겠어요.”
“너 기자 되고 싶다고 했잖아.”
재윤이가 고개를 돌려 서준이에게 말했다.
“그렇긴 한데, 기자는 게임처럼 딱 하나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서준이의 말에 삼촌이 손사래를 쳤다.
“아니,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성공으로 이끄는 단 하나는 분명히 있어. 음, 예를 들면 너희 엄마 같은 경우인데….”
“엄마요? 엄마는 간호사잖아요.”
“맞아. 너도 알겠지만 누나는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 일을 시작했어. 그런데 일을 하면서 새로운 꿈이 생겼지.”
---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중에서
아침부터 찌는 듯한 무더위에 서준이는 인상을 찌푸리며 학교 현관을 들어섰다. 실내화로 갈아 신고 교실로 올라가려던 서준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게시판 앞으로 다가갔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게시판으로 서준이를 이끈 건 거기에 걸린 안내문 한 장이었다.
서준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생긴 지 얼마 안 된 신설학교로, 방송부는 작년부터 운영했지만, 학교 신문은 아직 한 번도 만든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부터 학교 신문을 만든다며, 누구든 기사를 작성해서담당 선생님에게 이메일로 보내면 그중 좋은 내용을 간추려서 신문에 싣는다고 했다.
안내문을 한참 읽고 있던 그때, 서준이의 머릿속에 뭔가 번뜩였다.
‘찾았다. 지금 할 일!’
--- 「찾았다. 지금 할 일!」 중에서
“너희들, 나와 ‘단 하나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나서 뭐가 가장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해?”
“저는 별로 달라진 게 없어요. 원래도 게임을 제일 많이 했거든요. 헤헤.”
재윤이가 먼저 말했다.
“아, 저는 방과 후 수업이랑 피아노 학원을 그만뒀어요. 또 친구들 만나서 노는 시간도 좀 줄어들었어요. 작년에는 유찬이랑 태민이랑 축구도 하고 엄청 놀았거든요.”
“그게 후회되거나 아쉽거나 그렇지는 않아?”
서준이는 단번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냥 기사를 쓰는 게 재미있어서 이것저것 잘하고 싶었던 생각도 이제는 별로 없어요.”
“그래? 우리 서준이 다 컸네.”
--- 「탄탄한 고무줄이 되기 위해」 중에서
“삼촌은 어릴 때부터 도미노에 이렇게 적어 오셨던 거예요?”
재윤이가 맨 앞의 도미노를 가리키며 묻자 삼촌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도미노를 세우기로 마음먹은 건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였고, 앞쪽 도미노는 예전 기억을 되살려서, 그때 내가 집중하고 있던 단 하나의 일을 떠올려서 적어 놓은 거야.”
“아, 그렇구나.”
서준이와 재윤이는 도미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런데요, 삼촌. 우리도 삼촌이 주신 도미노로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 거예요?”
서준이가 삼촌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번에도 삼촌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너희는 그냥 가지고 놀면 돼. 그래도 가지고 놀면서 이 도미노를 한 번쯤 생각해 주면 좋겠지?”
“그런데 이 도미노는 테이블에 붙여 놓으신 거예요? 아니면 그냥 세워 놓으신 거예요?”
재윤이가 물었다.
“그냥 세워 둔 거야.”
“그럼 언제든 쓰러뜨릴 수도 있는 거네요?”
재윤이의 질문에 삼촌이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쓰러뜨리실 거예요?”
“글쎄, 마지막 도미노에 적힌 목표까지 모두 이루고 나면 그땐 멋지게 쓰러뜨려야지. 아주 큰 소리가 나게….”
--- 「나만의 ‘목표’ 도미노 세우기」 중에서
‘뭐, 안 되면 할 수 없지. 기회가 이번 한 번뿐은 아니잖아. 만약 안 되면 중학교, 고등학교 때 청소년 기자단에 도전해 보면 되지.’
서준이는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머릿속으로 파고들려고 하는 크고 작은 생각들을 날려 버리기 위해서였다.
목표를 이루기까지 서준이에게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고, 그 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은 딱 하나였다. 그건 바로 지금 주어진 ‘단 하나 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나의 일에 집중하고 조금씩 결과를 얻어 내면 분명 삼촌처럼, 엄마처럼, 아빠처럼 서준이도 이루고 싶은 일에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게 될 것이었다.
--- 「멈추지 말고 ‘단 하나의 일’에 집중하는 거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