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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례식에는 케이크를 주세요

: 매일 죽음을 꿈꾸던 소녀가 삶을 항해하기까지

사계 | 사계 | 2023년 11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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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10g | 128*188*20mm
ISBN13 9791198446602
ISBN10 119844660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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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진 카펫 위에 주저앉은 채로 정신을 차리기까지가 한참 걸렸다. 결국, 나는 원초적인 공포 앞에서 고백해 버린 것이다. 사실 죽음을 이야기하던 모든 순간 삶을 생각하고 있었노라고. 나는 지금, 이 순간 미칠 듯이 살고 싶다고.
---「그날의 기억」중에서

너무 아팠노라고. 사랑이 너무 버거웠고, 그 사랑이 아파서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하지만 우리는 모두 이 삶이 처음이니까. 단순히 서툴렀던 것일 수도 있으니까. 사과하면 감사히 받아들이겠다고 그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불같은 화와 함께 나는 평생 들어본 적이 없는 저주와 모욕을 들었다. 당시에는 그 일이 나를 한없이 무너뜨렸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난 뒤 오히려 나는 차분하고 담담한 눈으로 내가 나고 자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겨울을 끝내며」중에서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어린 날처럼 덧없이 허공으로 흩어진다 해도 말이다. 삶에 대해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았다. 내가 내 안에 있는 우물을 다 퍼내고 고갈되어 메말라 죽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 와중에 한마디를 남길 수 있다면 그건 삶에 관한 것이어야 했다.
---「전하고 싶은 이야기」중에서

그 모든 깨달음은 내가 세상이라고 믿던 것을 부수고 깨뜨렸다. 그러나 그렇게 무너진 하늘 위로는 내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거대한 은하수가 펼쳐져 있었다. 그 여름, 교정의 밤하늘에 은하수가 보일 리 없었지만 내 눈에는 너르게 펼쳐진 은하수가 그 줄기를 뻗어가며 빛을 뿌렸다. 소중한 배움을 얻었고 다정한 호의를 받았으며, 누구보다 사랑하는 나의 친구들을 만났다. 나는 친구들과 교정의 벤치에 앉아 별들의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그 여름밤이 너무나도 스무 살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스무 살, 여름밤, 은하수」중에서

그러나 사실 알고 있다. 아무리 잘못된 선택이라 하더라도 당시의 나에게는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걸. 상황에 쫓겼든, 현명하지 못했든.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든. 그 모든 상황을 포함에서 과거의 나에게는 그것이 정말로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중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살고 싶었는데 내가 서 있는 곳은 늘 진창이었다.
---「피어나는 연꽃처럼」중에서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인생은 더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삶이 고통으로 얼룩진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내 안에, 무수한 시기와 질투가 들끓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실과 비현실, 그리고 온갖 활자와 영감들이 내 혈액 속에 흐른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그러므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이 말도 안 되는 삶과 사랑에 빠져 버렸고, 그 이별 또한 언젠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럼에도 받아들이기로 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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