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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평행이론

[ 양장 ] 애지시선-119이동
임정매 | 애지 | 2023년 11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4건 | 판매지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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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28*188*20mm
ISBN13 9791191719222
ISBN10 1191719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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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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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을 알 수가 없다 씨 뿌리지 않은 독초처럼 자라나 어느새 전신을 마비시켜 버린 두려움마저 새롭지 않다 메두사의 섬광을 본 듯 순식간에 생겨난 실금들로 이루어진 오래된 무늬들 차라리 썩 잘 어울리는 낙관, 회색 조의 그림이 되어 견고한 성벽을 장식한다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옅은 불빛마저 꺼진 뒤 영화가 시작되기 바로 전 찰나의 적요 어둠에 익숙하기 위해 혹은 새로운 빛에 적응하기 위해 가졌던 눈 깜빡임 그러했던 때가 흐릿한 기억이지만 있긴 하였다 하지만 지금 파괴의 본능조차 묻어버리는 아득한 눈의 깊이 떼어내고 씻어낼수록 그리움의 눈곱은 덧대어지는데

바람 거세던 유년의 기억 속 몇 날 며칠 동녘을 밝히던 원인 모를 산불 번져가듯 얼마간 휘감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소리 없이 누군가 건너와 주기를
이 너머로,
그럼에도 다시 또 익숙하게 내려지는 블라인드

캄캄한 밤하늘에는
어제도 오늘도
먼 별들이 총총하다
---「어떤 감정에 대하여」중에서

너를 만날 때마다 반짝이는 강돌을 하나씩 삼켰어

내가 삼킨 건 복사꽃 그늘에 살던 아기뱀 몸 안에서 점점 자라나 근질거리는 이빨로 심장을 깨물거나 울컥 독을 쏟아내곤 했지 그러한 저도 많이 아플 거라 한 번씩 꺼내어 놓아주려 해도 차마 떠나가지 못하는 토막 난 어둠 꽃잎처럼 흩날리더라

언제까지나 너의 중심에 들어앉아 촘촘히 사랑할 거라 새겨둔 저 깊은 고요 내가 삼킨 건 등받이가 부서진 벤치였나봐 내려앉거나 올라서던 잿빛 불안들 기어코 레일 위를 달려와 길들여진 모든 건 언젠가 사라진다는 바람의 비문을 속삭이지만

예정된 이별에 잠들지 못하는 간이역 이따금 열차가 멈출 때면 내 안의 강돌들 온몸을 기울여 까맣게 잊었던 기적 소리를 듣기도 하더라
---「심천역에서」중에서

새벽녘 안개는 잠시나마 경계의 시간을 한 덩어리로 뭉쳐놓는다 허락된 순간 저저금 뿌려진 씨앗들이 깨어나기 전 찬란한 어둠의 꼬리를 물고 빛의 탐스러운 꼭두머리를 잡아 하강 혹은 비상을 준비한다

어섯눈을 틔운 시클라멘 이파리들이 몇 잎 간당간당 자라고 있다 행여 마를 새라 혹여 알뿌리가 썩진 않을까 흙도 나도 날마다 눈을 맞춘다

세상의 중심인 양 꽃대가 올라오면서 그나마 시늉만 하던 잎들은 둥근 재생의 공간 속으로 숙명인 듯 들어서고 있다 서늘한 정적이 흐른다 꽃대는 애도의 몸짓으로 내처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이 피어날 때를 기다리고 있다 잎들을 보낸 꽃대가 비로소 꽃으로서 그 도도한 호흡을 유지하던 한 달여간 사라진 잎들의 태동 소리를 나는 듣지 못하였다 마침내 뿌리의 복부가 불러올 즈음 단 한 번도 펄럭여 보지 않았던 기나긴 날개깃을

꽃은 기어이 접고 말았다
---「순환」중에서

딸아, 둥근 내 딸아

가을볕 쨍한 날
속 좋은 호박 썰어 잘 말려 두었다가
정월 대보름, 들기름에 달달달 볶아 먹으면
휘영청 달 밝은 날에 먼 길 떠날 수 있다 하더라

그믐날 죽으면 어때서 그래

덩굴져 허공을 오르던 우리네
그저 감감하기만 하던 앞날이었지만
호박꽃 같은 달빛 아래서라야
보내는 이도
돌아가는 길도
환하게 이어질 테니
---「수상한 평행이론」중에서



이제 그 누구도 허락지 않으련다

햇살의 오해 가득하던 세계를 떠나
녹슨 비명과 함께 여기 누웠다

놀라지 마라

둥근 잎사귀들 사이
이지러진 달로 태어나
아주 드물게 운 적 있다만

더 낮은 곳으로 향한
모든 얼룩

사랑 때문이었다
---「모과나무 묘비명」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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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매』 라는 장편소설 한편을 읽었다. 감춰야 한다고 꾸역꾸역 싸 맨 관능들은 감춰지지 않아서, 문자로도 뜨겁고 순수하게 출렁거렸다. 인격과 그 역사는 몸에 깃드는 것. 기하학으로도 그려지지 않는 가지가지의 무늬. 셀 수 없이 드리워진 생명의 시간들. 한달음에 읽어낸 것이 미안했다. 농경시대의 끝자락에서 그 냄새라도 맡아 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상상할 수 없을, 가난하고도 정겨운 고향 사람들과 삶. 펄펄한 기억, 모두 그리움으로 그려낸 안개 같은 문자그림들. 그 동안 이 많은 것을 품고서 몸을 풀지 못했으니 얼마나 숨이 가빴을까. 그리고 고달팠을까. 나라면 소설 한편으로 썼을 사연들이 시(詩)라는 정제된 문자로 가볍고도 무겁게, 아름답고도 정갈하게 풀어낸 임정매의 순수와 열정이, 그래서, 고맙다.
- 이경자 (소설가)
“앞산 앞에 산이 있”고 “뒷산 뒤에도 산이 있었”기에 소녀는 떠난다. 아니 소녀는 원래 떠나는 존재다. 훗날 “젖지 않고는 날 수가 없나 봐요”라고 묻는 소녀는 다시, 그 길은 “모난 것도 아닌데 벼랑을 만난 듯 한쪽으로” 발이 쏠리기만 한다고 “절박하지 않은 짐짝은 버려야 한다”는 깨달음이나 던지며, 그래서 “온전히 채워지는 슬픔은 없더라”는 결론을 낸다. 이것이 삶이 들려주는 어두운 목소리인지 시적 엄살인지 판단하는 일은 온전히 읽는 이의 몫이지만, 시인이 선명한 그림과 조근조근한 속삭임으로 보여주는 정서적 연대기는 아름답다. 그리고 그림과 속삭임 사이를 오가는 솜씨는 좀 능수능란하다. “적당의 적당량을 유지하기 위해 덜어내거나 추가하지 못하는” 능수능란이다.
- 김병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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