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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 | 심지 | 2023년 11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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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14쪽 | 188g | 127*207*20mm
ISBN13 9788966272495
ISBN10 8966272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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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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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던 숲속 작은 풍뎅이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는다.
북적이던 시골 마을은
떠날 사람들 다 떠나고
반쪽이 되는 동안
어릴 적 뛰놀았던 울창한 숲도
절반이 깎이고, 사라지고
숲으로 가는 길은 풀꽃 대신에
차가운 시멘트로 덮여 있다.
그 길을 따라 작은 풍뎅이는
어디로 떠났을까?

아! 너무 오랫동안
나는 숲속을 떠나 있었구나.
---「떠난 풍뎅이」중에서

하얀 눈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작은 얼음들로 가득하다.
한 덩어리로 뭉친 얼음 알갱이들.

태양이 먼 산부터 피어오르면
강렬한 햇빛은 얼음 알갱이를 파고들고
내 몸에서 찬바람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얼음 알갱이는 눈물을 토하고 사라진다.

어느 눈물이나
쉽게 마르는 법이 없다.
누군가 닦아주지 않으면
그 자국마저 애처롭다.

하얀 눈이 작은 얼음으로
얼음 알갱이가 눈물이 되기까지
나는 몰랐다.
거리를 지나다가 내 발을 붙잡는 것은
누군가의 눈물이었다.

거리가 진창이라고
질척거린다고 불평할 수 없다.
그것은 눈물이기 때문이다.
---「눈, 물」중에서

목마른 땅, 갈급한 땅에서
소나무 껍질처럼 들뜨고 갈라지며
강은 말라간다.

한 방울, 한 방울만
기우제를 지내듯이
마른 막대기 같은 작은 생명은
눈곱이 낀 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쳐다본다.

물이 많기로 소문난 땅에
오라는 비는 오지 않고
달갑지 않은 것들의 세상이 되었으니

(…중략…)

강바닥으로 내려온 기계 소리.
끄덕거리는 굴착기 주걱 소리가 들리고
트럭에서 검은 매연이 솟는다.

파헤치는 곳마다
마른 뼈가 드러나고
뼈가 부서지고
트럭에 실려 길을 달린다.

건설 현장에는 마른 뼈가 쌓인다.
높이 올라가는 빌딩은
죽은 독사의 뼈가 섞여 있다.

오라는 비는 오지 않고
달갑지 않은 것들의 세상이 되었으니
뼈가 드러나는 곳에서
잿빛 도시는 말라간다.
---「사라진 후」중에서

신은 땀을 흘린다.
세상을 창조하며 흘리던 땀은
아직 식지 않았다. 어제도, 오늘도

불타버린 산등성이에는
싹을 틔우고
시커멓게 물든 바다는
크게 뒤집어엎고
포성이 끊이지 않는 전장은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를 퍼뜨린다.

남자든, 여자든
피부색이 어떠하든지
다른 신을 믿을지라도
신은 생명을 빚으며 땀을 흘린다.

땀 닦을 겨를이 없기를
땀이 식는 날이 오지 않기를
무릎으로 기도한다.
---「창조론」중에서

장미꽃이 피던 어느 날, 뒷동산에서 개구리가 얼어 죽었다는 신문 기사가 일 면에 실려 있었다. 선생님과 함께 산책하던 근처 어린이집 아이들이 목격자였고, 몇몇 아이들은 정신적 충격이 심했다는 내용이었다. 다음 면 구석에는 두 달 전, 뒷동산에서 산불이 났었고 소방차 열다섯 대가 출동했다는 기사와 담뱃불이 옮겨붙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소방서의 조사 결과가 요란하게 적혀 있었다. 다음 면을 열었을 때, 지역에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필요하다는 대학교수의 사설이 실려 있었다. 맨 아래 광고란에는 연예인이 창밖을 바라보는 아파트 광고가 실려 있는데 창밖 풍경은 뒷동산이었다. 신문을 덮고 신발을 신었다. 뒷동산 풀냄새를 맡고 싶었다. 그곳에 사는 박새와 바쁘게 뛰어다니는 다람쥐에게 인사하고, 주름살이 많은 고목을 껴안았다. 산책할 때마다 걸터앉았던 바위에는 입을 맞추었다. 얼마나 버틸지 모르지만, 뒷동산은 곧 사라질 것이다.
---「뻔한 전개, 마지막 인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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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 시인은, 파국으로 치닫는 지구생태계의 심각한 위기를 경고하며, 이를 극복할 치유책을 시인의 예민한 감수성과 직관적 영성으로 제시한다. 강물이 마르고 생명체가 죽어 뼈만 높게 쌓이는 잿빛 도시(「사라진 후」)의 암울한 모습은, 인류의 여섯 번째 대멸종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시인은 ‘생육하고 번성하고 정복하고 다스리라’라는 기독교의 인간중심 사상이 자연 착취의 근거가 된 것을 지적한다. 하지만 인간과 자연은 분리할 수 없는 통합적인 관계다. 숲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면서 풍뎅이도 사라지는(「떠난 풍뎅이」) 모습이 이를 말해준다. 사실 하느님의 말씀으로 창조된 모든 피조물은 천부적인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우리의 형제자매다. 하느님의 사랑이 온 우주를 창조하였으므로 우리는 비인간 존재인 피조물을 돌보아야 한다(「창조론」). 시인은 지금까지 지구공동체에 가한 학대를 뉘우치고 모든 피조물을 존중하길 바란다. 프란치스코 성인과 해월 최시형 선생이 보여주듯, 자연을 사랑해야(경물敬物) 이웃을 사랑할 수 있고(경인敬人) 나아가 하느님을 사랑(경천敬天)할 수 있다.
- 김영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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