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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력을 달래는 사람

걷는사람 시인선-099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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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180g | 125*200*20mm
ISBN13 9791193412107
ISBN10 119341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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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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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의 끝을 붙잡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운명은 번번이 예상치 못한 샛길로 방향을 튼다
자일인 줄 알았는데 내가 절벽 끝에 걸어 둔 것은
불안의 사슬이었나

올라가기에는 정상이 아득하고
방향을 틀어 내려오는 건 더 까마득하다
---「헬리콥터」중에서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을 거야.
우리는 해수면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거든.
주머니가 있었다면 빵 조각이라도 넣어 왔을 텐데…….

우리가 찾으려 했던 나무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그사이 태양은 더 뜨거워졌다
---「수목한계선」중에서

유리잔 속에 담긴
수많은 탄식과 비명

어떤 목소리는
깨진 유리잔의 공명이 되고

어떤 목소리는
유리잔이 깨지는 순간 움츠러드는
고통의 맥놀이로 마음에 새겨진다

내일을 먼저 보고 온 자의
불안일까

어제를 잊으려는 자의
고투일까

아홉 번의 겨울을 함께 살고도
데면데면하던 우리는

제 가슴을 치며 실컷 울고 나서야
서로를 바라볼 수 있었다

지켜보는 달빛이 없어
울기 좋은 밤이다
---「삭(朔)―시절인연」중에서

당신은 알고 있을까
당신이 나를 등지고 떠나갈 때
차마 당신의 심장만은 보낼 수 없어
흙 묻은 심장을 직박구리와 참새 몰래
내 등골에 묻어 둔 것을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지
나를 그리워하는 당신 심장의 두근거림으로
오늘도 내가 살아 있으니
---「살아 있는 동안」중에서

당신은 시작을 말했지만 끝을 말하지 않는 사람
나는 대답 없는 당신의 손끝을 어둠 속에서 응시한다

어는점과 녹는점이 같은 온도라면
영도로 낮아진 마음은
액체와 고체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 것일까
---「나를 지켜보는 나」중에서

믿음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환승역이 보이지 않는다
---「신분당선」중에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당신과 나는 서로의 반대편에 머물 뿐 가까워지지 않는다 점이지대를 추가하면 지도가 바뀔 수 있을까 물결 위에 떨어뜨린 한숨으로 본초자오선을 흔드는 상상을 해 본다 아주 가끔 물속에서 눈동자가 붉은 열대어들이 튀어 올랐으나 바다는 잠잠하다 불안은 미래의 편이어서 나는
---「적도」중에서

싹둑,
차가운 금속이 목덜미를 스친다
열 지어 서 있던 눈빛들이 땡삐처럼 날아와
내 머리에 꽂힌다

실핀이라도 꽂지 그랬니
교무실로 불려 간 내가 안쓰러웠는지
담임이 한마디 거든다
머리칼이 아니라 머리를 통째로 자르고 싶어요

(……)

눈이 녹아 질척거리는 운동장에서
신발 바닥에 묻은 검은 피를 닦아낸다
---「가위」중에서

끝내 번역하지 못한 당신의 유언

바닥까지 내려가는 슬픔은 절벽의 깊이가 아니라
그 끝을 딛고 버티는 발등의 두께로 기억될 것이다

마마 마마
까만 밤 수직의 세계 속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허리가 긴 슬픔
숨이 빠져나간 자리가 오래도록 환하던

마 마 마 마
우리는 더운 숨을 식혀 가며 탁성으로 울었다

달빛이 어룽거리는 창으로 슬픔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제2 외국어를 떠올리는 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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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에서 우리는 숱한 질문을 만난다. 대부분 시가 의문문으로 쓰인 구절을 한둘쯤 품고 있어서다. 그 돌올한 질문들은 마치 뒤에서 누가 부르는 것같이 시를 읽어 나가는 우리의 눈길을 잡아챈다. 때로는 과속방지턱이 되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때로는 돌부리가 되어 당연하게만 여겼던 생각을 거꾸러뜨리고, 때로는 폭포수 같은 격정까지 품는 용소가 되어 우리가 거기에 몸 담그게끔 한다. 이렇게 시인이 던진 질문을 딛고 선 우리는 비로소 똑바로 세계를 마주한다. “쇠스랑 같은 질문”(「견갑」)으로 파헤친 세계에는 “실마리를 당기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것 같은 물기 없는 슬픔들”(「씹던 껌」)이 가득하다. 우리는 원자같이 세계를 구성하는 슬픔을 보며, “상처투성이 등으로 지옥을 실어 나르는”(「코끼리에게」) 것이 삶임을 깨닫는다. 이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몇 겹으로 눌러 둔 슬픔이 저 홀로 어깨를 들썩이는 것도 몰랐다”(「팝업 하우스」)라는 구절처럼, 그동안 모두가 외면했던 불편한 진실일 따름이다. 그런데 어쩌자고 시인은 “검은 질문들의 잔등을 긁어”(「타투이스트」) 부스럼을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질문이 곧 기도이고, 구원인 까닭이다.

자신에게 타인에게 세상에 괜찮으냐고, 슬픔이 넘치는 세계에 이대로도 괜찮은 것이냐고 계속 묻지 않으면, 현실은 고착되고 “미래는 가까워지지 않”(「신분당선」)는다. 그래서 시인은 “구부렸다 펴는 힘줄의 의지로/절망의 순간을 품에 안는” “파라다이스날뱀”(「시인」)처럼, “골똘하게 손끝을 구부려 물음표를 만들어”(「타투이스트」) 보는 일을 멈출 수 없다. 이 물음표는 절망을 헤치는 낫이자, “오지 않을 미래를”(「테트리스」) 끌어당기는 갈고리이며, “먼저 오는 슬픔을 마중하러”(「시인」) 가는 지팡이고, 끝내는 “미끄러운 슬픔의 뼈대를 더듬”(「손쓸 수 없는 아름다움」)는 손길이다. 숱한 질문으로 들추어낸 온갖 슬픔의 목록인 이 시집은 “슬픔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플롯 연습」)지를 집요하게 캐묻는다. 그 질문들은 섣부른 해답이나 어설픈 위로 같은 “거짓의 마음”(「상고대」)을 버린 이의 표현법이라서 진실하고 또 미덥다.
- 이현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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