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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 격전의 길을 걷다

1592 격전의 길을 걷다

: 7년의 전쟁, 다시 돌아보는 임진왜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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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08g | 140*205*20mm
ISBN13 9791193296158
ISBN10 119329615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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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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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서 임진왜란은 큰 화두입니다. 조선 중기에 우리 민족과 일본 간에 벌어진 거대한 전쟁이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도 미치니 임진왜란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가 높은 것이겠지요. 이런 시점에 ‘임진왜란에서 우리 민족이 어떻게 왜군에 맞서서 승리했는가’를 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단순히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넘어서 임진왜란이 주는 참된 의미와 교훈에 대해 함께 공유할 수 있고 그 속에서 민족에 대한 자부심과 참된 애국심도 높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의 전쟁 위기가 높아지고 일본의 군국주의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 지난날 조상들이 조국을 지키고자 싸워온 역사는 우리가 전쟁과 평화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고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좋은 교훈이 될 것입니다.
--- p.5~6

남쪽 바다를 가득 메우고 다가오는 배들이 세견선이 아니라 왜구가 대규모 함대를 이끌고 쳐들어오는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즉시 훈련을 중단하고 성으로 황급히 되돌아와 전투 태세에 갖추었습니다. 이렇게 7년간의 임진왜란은 남쪽 끝 부산진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정발 장군과 부산진성 군민들은 왜군에 용감히 맞서 싸웠습니다. 정발 장군은 검은색 갑옷을 입고 최전선에서 장병들과 백성들을 독려했고, 조총을 쏘며 몰려드는 왜군을 향해 화포에서는 불을 내뿜었고, 군민들은 화살을 쏘며 수많은 왜군을 살상했습니다. 화살과 화약이 다 떨어지자 창과 칼을 들고 끝까지 맞서 싸웠습니다. 비록 정발 장군은 교전 과정에서 총에 맞아 전사하고 부산진성 역시 함락되면서 성안의 모든 군민이 학살당했으나 이들은 전투 과정에서 왜군에게 우리 민족의 투쟁 정신을 여지없이 보여주었습니다.
--- p.29~31

조정에서는 김명원을 도원수(총사령관)로, 신각을 부원수로 임명해 한양을 지키게 하고는 4월 30일 새벽 한양을 떠나 북으로의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선조를 비롯한 조정이 도성을 버리고 북으로 도망치는 모습은 마치 ‘서울은 안전하니 서울 시민은 안심하라’고 해놓고서는 야밤에 한강 다리를 폭파하고 대전으로 도망친 이승만이나 세월호 참사 때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한 뒤 도망친 선장을 연상케 합니다. 이 모습을 본 도성 백성들은 크게 분노하며 도망친 탐관오리들의 집과 관아 그리고 노비 문서가 저장된 장례원 등을 불태우며 무책임한 임금과 무능한 관료들을 규탄했습니다. (…) 한양을 점령한 왜군은 크게 당황했습니다. 전국시대에 자신들이 서로 싸울 때는 성주가 끝까지 싸우다가 함락이 임박하면 스스로 할복자살하고 백성들은 점령군에 무한 복종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하지만 조선은 정반대였습니다. 국왕 선조를 비롯한 지배층들은 북쪽으로 도망쳤는데 한양에 남아있던 백성들은 오히려 왜군에 복종하지 않고 저항을 이어 나갔기 때문이지요.
--- p.63~65

우리 수군의 대승리는 전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왜군의 주력 함대까지 격파하고 그들의 본거지였던 부산포까지 공격하면서 남해안의 재해권을 완전히 장악했으며 왜군을 부산포에 고립시켜버렸습니다. 우리 수군의 재해권 장악은 왜군에 있어서 수륙병진작전이 완전히 파탄났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반면, 우리 군대는 바다에서의 승리로 재해권을 확고히 틀어쥐게 되면서 전라도와 황해도의 곡창 지대에서 거둔 쌀과 군량미를 안전하게 서북 지역까지 뱃길을 통해 운송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은 전쟁 초반의 패전을 극복하고 반격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순신 장군과 우리 수군이 거둔 바다에서의 승리는 우리 민족이 반격의 서막을 열고 왜군의 작전을 파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 p.90~91

바다에 이순신 장군과 우리 수군이 있었다면 육지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의병들이 일어났습니다. 경상우도의 곽재우 의병부대, 호남 지방의 수많은 의병들, 경상좌도의 권응수·박진 의병부대, 함경도의 정문부 의병부대 등 그야말로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민초들이 구름같이 일어났습니다. (…) 의병들의 무기나 전투력은 관군은 물론 왜군에 비해 빈약했지만 자기 고향의 지형과 기후에 매우 밝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의병부대는 산지를 중심으로 유격전을 벌여 곳곳에서 왜군을 타격하고 보급로를 끊어 수많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들의 활약에 왜군은 침략을 더 이어나갈 수 없었고 우리 군대와 백성들은 의병들의 승리에 힘입어 반격의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임진왜란 초반 의병들의 투쟁 현장으로 떠나봅시다. 경상우도, 호남, 함경도 등지를 돌아보며 당시 조상들의 투쟁 정신과 애국심을 함께 느껴봅시다.
--- p.136~137

평양 10장사는 평양성전투 때 크게 활약했습니다. 고충경과 김자택은 평양성 방어전 당시 배에 올라 강 건너 왜군을 수많이 쏘아 쓰러뜨렸습니다. 이 두 사람이 왜군을 저격하는 모습을 보며 평양 백성들은 환호했습니다. 이후 왜군이 평양성을 강점했을 때도 평양 10장사는 각자 의병부대를 조직하고 평양성을 포위했습니다. (…) 평양성전투에서 목숨을 바친 평양 10장사들의 일화는 오래도록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징비록》 등 역사서에서도 이들의 이름은 찾아보기 어렵지요. 그나마 양반이었던 김응서 장군만 임진왜란 이후로도 활동하면서 이름을 남겼을 뿐 나머지는 역사 속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무능한 선조와 썩어빠진 조정 대신들이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켰던 백성들은 외면하고 명나라에만 의지해 평양 10장사에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평양 백성들은 그들의 활약과 희생을 잊지 않았습니다. (…) 오늘날에도 평양 10장사의 이야기는 평양의 역사와 더불어 길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역사서에 기록되지 않더라도 온 세상이 기억하는 한 백성들의 투쟁 정신은 사라지지 않고 언젠간 반드시 빛을 본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 p.214~216

“사나이, 나라에 은혜를 갚을 때가 왔다.”
이복남 장군은 8월 12일 1,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남원에 도착했는데 이미 왜군이 성을 포위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굴하지 않고 보란 듯이 풍악을 울리며 위풍당당하게 남원성 남문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모습에 왜군은 놀라서 공격할 엄두도 못 내고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닷새 동안 이복남 장군과 남원성 군민은 처절하게 싸웠으나 결국 성은 함락당했습니다. 이미 죽기를 각오하고 남원성을 들어갔던 이복남 장군은 성의 함락이 임박하자 부하에게 북문 탄약고에 불을 지르게 한 뒤 왜군 두 명을 껴안고 화약고로 뛰어들어 장렬히 산화했습니다. 만인의총과 이복남 장군의 일화는 오늘날 후손들에게 이야기합니다. 비록 외세는 우리를 지켜주지 않았으나 우리는 죽는 순간까지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지키고자 싸웠다는 사실을 말이죠. 만인의총을 둘러보며 우리 조상들의 투쟁 정신에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 p.253~254

이전에 답사했던 전적지도 임진왜란을 공부하고 다시 찾아가니 그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새롭게 보였고, 또 전적지마다 전해져 오는 다채로운 이야기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전적지를 찾아갔을 때는 마치 오랫동안 파묻혀 있던 역사를 새롭게 찾아낸 것만 같아 기뻤습니다. 예전에는 왜 임진왜란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뻔한 소재나 이야기로만 여겼을까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옵니다. 전국 각지에 숨어있는 임진왜란 전적지를 돌아보면서 일제 강점기 때 수난을 겪지 않은 곳이 없다는 사실에 다시금 분노를 느낍니다. 우리 민족의 자주 의식과 투쟁 정신을 말살시키고 침략 역사를 은폐하고자 얼마나 많은 수작을 부렸는가, 그럼에도 저들이 끝내 우리 민족의 정신과 항쟁 역사를 완전히 없애지 못했고 오늘날까지 우리 조상들의 투쟁 역사는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 p.3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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