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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쉬운 마음

푸른사상 시선-18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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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28*205*8mm
ISBN13 979113082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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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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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식탁이 있습니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날벌레가 있습니다
사라지는 기분이 있습니다

기분은 왜 아침부터 시작될까요

없는 너를 부르다가 없는 사람이 되었다가
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아서
한꺼번에 몇 가지 기분이 되어보는 우리는,

아침에 사라지는 식탁을 찾습니다

사라지는 것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날벌레로 여름 날씨로 없는 사람으로
고등어 통조림을 싣고 들것처럼 사라지는 식탁은 몇 가지 기분일까요

여름 기분은 아침 다르고 저녁이 다른
침엽수림의 날씨 같아서
없는 사람이 되었다가 없는 너를 찾다가
---「여름 식탁」중에서

우기를 맞은 사원이 붐비기 시작했다 파초 그늘 아래 돌을 젖히고 풀을 뽑는 남자 물을 떠 돌을 닦는 남자 목덜미에 흐르는 땀방울에도 일이 끝날 때까지 아무 말 하지 않는다 그대를 견디는 일을 너무 오래 앓아서 이끼의 온도를 잊었다 젖어 드는 발목을 숲에 두고 향신료 창고의 오색 가루처럼 시시각각 들뜨는 나를 달랜다

비의 주파수를 연주하는 숲의 선율
열대의 눈물 양동이에 꽂히는 비
단 한 번뿐이기에 그대를 물어물어 여기까지 왔다

너무 많아 모르는 나무가 내 몸에 흐르는 네가
아무도 없는 먼 곳에서 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내가

산짐승의 목을 비틀어 피를 바치는 행렬이 오후의 염원을 새기는 이곳 재단에 놓인 풀반지는 잊기로 하자 죽은 신과 눈을 마주치는 일에도 허술해서는 안 된다 숲은 무분별한 일요일의 낙담 같고 침묵보다 아름다운 말이 있었다면

나의 전부를 알았더라면 떠나지 않았을 사람 빗소리가 사원을 에워쌀 때쯤 비가 그친다 일을 마친 남자는 돌을 등에 지고 집으로 간다 끝내지 못한 말들은 잠시 우리에게 남겨놓고
---「나의 전부를 알았더라면」중에서

우리는 왜 그토록 화가 나서 각자 문을 닫았나. 말하다 말고 서로를 남겨둔 채 하루 번갈아 하루씩 입을 다물고, 건드리면 걷잡을 수 없이 연약한 내용물이 쏟아져 나왔다. 부목처럼 힘이 다 빠져 언제 휩쓸릴지 모르는 우리, 형편없이 덧댄 쪼가리같이, 저만치 벗어던진 신발 한 짝같이, 함께 살아도 같은 마음인 적 있었나. 어쩌자고 일요일마다 비가 내렸나, 누가 보지 않으면 내다 버리고 싶은, 문이 없는 곳에 매단 달력처럼 어디서 노크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았을, 병은 아픈 것이 아니라 서러운 것, 병을 얻고부터 하루도 슬프지 않은 날이 없었다. 너무 멀쩡해도 너무 아파도 우린 제대로 설 수 없을 거야, 하나에서 열까지 세는 동안 방문 앞을 서성이는, 읽기 쉬운 마음이 모여 사는 섬, 물음표와 감탄사를 한 몸에 지닌 까닭에 때때로 그 마음은 자주 들켰다.
---「읽기 쉬운 마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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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아름답지만 차갑다. 유리창에 달라붙은 성에의 아름다움이다. 곳곳에 ‘여름’을 펼쳐놓고 있지만 잇몸 시리게 하는 감정이 자못 얼음의 파편으로 흩어져 있다. “비구름을 몰고 오던 불안”(「여름의 감정들」)과 “날마다 저주를 배달”해주는 “울음의 주문서”(「산사나무에 묶어라」), “물 한 모금에도 허락이 필요”한 통증(「백합병동」)을 견뎌야 하는 참혹이다. 하지만 놀라워라, 시인은 그 차가움을 녹여 마침내 여름의 뜨거움을 주조해낸다. “심지 같은 믿음의 뼈 사이로 살을 도려내” 간(「고등어의 무늬」) 너를 이겨내고, “없는 사람이 되었다가/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여름 식탁」)은 사태를 만난다. 그도 그럴 것이 시인은 원래 쇠 맛을 지닌 밑동 붉은 포항 시금치 같은 사람, 선한 것에 무작정 무릎 꿇는 따스한 사람이었던 것. 그리하여 시인은 이윽고 흉방에 위치해 길방을 가리키는 어떤 별처럼 주름의 안쪽으로 깊숙이 자리 잡는다. 극심한 고통과 슬픔과 외로움을 연료로 이웃의 혹독한 겨울에 따스한 온기를 전한다. 마음 시린 이들이여, 시인이 안간힘으로 끓여낸 이 ‘흰죽’ 한 그릇으로 절절한 사랑의 아픔을 끝내 녹여내시라.
- 장옥관 (시인)
박병란 시인의 시가 보여주는 매력과 미덕은 정려한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한다. “흰죽같이 말없이 내 앞에 앉으시”(「흰죽」)는 시상을 조용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마치 빗방울이 창을 여리게 두드리듯이. 뿐만 아니라 시의 음성에는 사색의 정교한 내용이 담겨 있다. 박병란 시인은 “내 몸에 흐르는 너”(「나의 전부를 알았더라면」)를 관심 있게 노래하는데, 이때의 ‘너’는 가변적이다. 그것은 나를 포함해 이 세계와 모든 존재가 언제든 바뀔 준비와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라지거나 미래의 시간에 다시 돌아올 가능성과 그런 예감에 휩싸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너’가 오거나 오지 않아서 헤매는 마음의 들녘을 이 시집은 가만히 보여준다. 나는 이 시집을 읽으면서 내 마음의 공간인 나의 들녘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 문태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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