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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그래 글 / 단단 그림 | 브로콜리숲 | 2023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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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148*210*20mm
ISBN13 9791189847708
ISBN10 1189847701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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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명 및 모델명 내일의 돌멩이
재질 상세설명참조
색상 상세설명참조
크기/중량 148*20*210mm | g
크기,체중의 한계 상세설명참조
제조자/수입자 상세설명참조
제조국 상세설명참조
취급방법 및 취급시 주의사항 안전표시(주의,경고 등) 상세설명참조
동일모델의 출시년월 상세설명참조
품질보증기준 상세설명참조
A/S 책임자와 전화번호 상세설명참조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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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연령 상세설명참조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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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 그리고
쫑긋 귀를 오리는 중인데

종이가 헐러덩벌러덩
화장실로 뛰어간다

얼굴은 반만 그렸을 뿐인데
엉덩이는 생각도 못했는데

똥이 급했나?

화장실을 어떻게 찾았을까?
눈도 코도 없이

변기에 앉는 순간
아차차
엉덩이조차 없다는 걸 알았을 테지

그때 똑똑똑
문을 두드리는
거북이

토끼는
똥보다 더 급한 게 있다는 걸
알았겠지

허겁지겁
얼굴 그리러 간다
--- 「거북이가 화장실 문을 똑똑 두드리는데」

비옷까지 입고 있더라니까요

교문 앞에 떨어진 과자 한 봉지 토도독
비가 두드리고 지나가던 바람은 귀를 쫑긋 세우고

과자 봉지 속엔
과자만 든 게 아닐지 몰라요
과자보다 더 맛있는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몰라요

과자를 먹지 않아도 기쁜 일이 있는 아이와
과자를 먹어도 슬픈 일이 있는 아이가 만나는
이야기가 사는


소리는 듣는 게 아니라 맛보는 거란 걸 알게 된 날이었죠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놀러가서 비가 그칠 때까지
세상에 없는 이야기를
과자처럼 달콤하게 구워내고 싶은
바람의 집

가끔씩
사람이 만든 집보다 바람이 만든 집으로
가고 싶을 때가
있어요
--- 「바람이 만드는 집」

동그라미 속에 후우~
한숨을 담았다

입을 부풀리고 부풀리고
또 부풀려서
한숨 속에 웅크린 이야기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는데

옆집 개가 귀를 쫑긋 세운다
담장 위의 길고양이는
입이 찢어지도록 하품만 한다
수염 하나가 톡
떨어지도록

한숨을 아니?
개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고양이는 꼬리를 살랑 흔든다

아니, 하품은 알아도
한숨을 몰라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좋을 때가 있다

동그라미 속에 담았던
한숨이 빵 터졌다

이번에는
하품을 담아볼까
--- 「풍선껌」

리모컨이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텔레비전을 보던 아빠가
소파에서 잠든 사이

어항 속 금붕어랑 놀기 위해
살금살금 빠져나갈 궁리를 하지만

잠이 들어서도 꽉 쥐고 있는 바람에
재미도 없는
야구경기만 보고 있다

코고는 소리가
야구공보다 더 높아졌다

텔레비전 속의 4번 타자는
삼진이지만 아빠 코는
홈런!
--- 「코가 날아가네」

떠든 사람: 이정은 이시후
청소 당번: 최준우 이윤서

공부 한 번 해볼 거라고 똥꼬에 힘 꽉 주고 3학년 4반 교실로 들어갔지 칠판에 적혀있는 이름들 팔다리부터 먹어치웠어 끄윽, 트림을 하며 교탁 위의 화분까지 쓰윽 한 번 훔쳐보는데 준우가 책상 밑에 숨겨놓은 만화책이 보였어 엄청 맛있어 보였지 준우가 벌떡 일어선 건 마지막 말풍선을 막 입에 넣고 우물거리고 있을 때였어 나는 후다닥 다희 국어책 속으로 도망쳤어 아침도 못 먹고 온 준우 배에서 천둥소리가 났어 키득키득 아이들이 웃었지 다희 배에서도 꼬르륵 소리가 들렸어 밥 먹으러 가자! 급식시간 벨이 울리기도 전인데 소리치는 준우, 배가 홀쭉해보였어 지금까지 먹었던 이름들과 말풍선을 몽땅 토해 먹여주고 싶었어 나는 다시 똥꼬에 힘 꽉 주고 칠판 위로 올라갔어 4학년 2반 교실에서 먹어치운 말랑말랑 알파벳까지 다시 뽑아내기 시작했지 영어를 좀 할 줄 아는 거미라는 소문이 바람결을 따라 잠자리의 나라로 흘러들기 시작했지
--- 「거미와 잠자리」

유원지에 놀러왔어요

누가 먼저인지는 잘 모르겠고요
엄마와 아빠는 올 때부터 티격태격 싸웠는데요

엄마든 아빠든
동동 오리들한테 물어볼 일이고요

오리 두 마리 꽥꽥
강을 건너는 중인데요

마침내 엄마는 아빠를, 아빠는 엄마를
떠날 준비를 하는 걸까요?

나는 발을 동동거리며 골몰하는데요
어떻게 하면 오리배가 올까요?

내 이야기 좀 데려다주세요
눈사람이 될 수 있게

내 이야기는 언제 눈이 될까요?

나는 지금
오리배도 함께 타고 가는
눈사람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데요
--- 「오리배를 타고 싶은 오리 이야기」

수국이 이사를 했다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봄이 되면 엄마는 좋은 자리를 찾는다 더 나은 자리 만드는 게 엄마 일이다 엄마는 화단에서 여름을 기다린다 기대가 해바라기보다 더 크게 자라고 있다 또 이사야? 지금이 몇 번째야? 그동안 나는 벌써 학원을 다섯 번이나 옮겼다
--- 「수국」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모기
집까지 따라왔어요 파리는 아예 식탁에 앉아
기다리네요

코로나 때문에 친구 집은 못 가고
고모집도 안 가는데

파리와 모기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제 배웠을까요?

둘이 다니는 학교는 하늘만큼 땅만큼
멀거나 가깝거나

파리와 모기 사이에도
거울이 있을 것 같고
창문이 있을 것 같고

그런 이야기들이 열리고
닫힐 것 같고

모기 씨, 마스크 좀 하세요.
줌(ZOOM)으로 만나는 건
어때요?
--- 「가깝고도 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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