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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148g | 125*200*20mm
ISBN13 9791193412169
ISBN10 1193412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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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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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 대가리와 너희는 용량이 같다
졸지 마라
다섯 달 치 월급 그 까짓것 쫌 기다려 봐라
시간은 바이어스처럼 늘어나 매일매일 새날이니
처녀들아 너희 흰 손가락을 바쳐라

졸음의 특효약
약종이에 베껴 온 시(詩)를 털어 넣고 오물거렸다
무엇과도 섞이지 않으려고 미싱 다이 한쪽에 시를 감춰 놓고
혼자 곱씹는 행복 때문에 미안했다
시에는 눈총과 소음 먼지와 잠이 없다

처녀들의 햇무 같은 종아리에
파란 힘줄이 장다리꽃으로 번져 갔다
미싱 발판 죽어라 밟아도 꽃밭에는 닿지 못한다
약봉지처럼 창백한 얼굴에 마른버짐이 펴져 갔다
---「처녀들의 난 1-시, 눈총, 잠」중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들끼리
이해될 수 없는 것들끼리
퍼진 국수인 양 무심히 국수 가락을 삼켰다

실밥은 왜 하필 밥이라고 하는지
밥이어야 하는지
얼마나 차진 밥알이었는지
덜 여문 손톱으로 징글징글 떼어내야 했다
실밥을 매달고 집으로 가는 등 뒤
불 꺼진 평화시장은 무서웠다 밤의 정적 가운데 놀이터처럼
국수 어머니들의 짜고 아리고 쓰고 매운 땀방울이 크다 만 아이들을 키워냈다
---「국수 2」중에서

우린 이제 속속들이 다 익은 처녀들
신문 가판대의 간첩 소식에 각하의 얼굴에 선데이서울에도
돌아가는 세상일 시비 걸고 싶었던 거야
뜯어말려도 소용없는 피 터지는 싸움
쉬쉬, 킥킥, 희번덕희번덕 우리끼리만 통했던 거야

(중략)

춤추러 갈까
주눅 든 팔다리 마구 휘저어 볼래
저 빌딩의, 저기 저 남산의, 보름달의 높이로
뛰어 올라가 볼래?
봄물이 터져 걷잡을 수 없는 처녀들아
그래, 우리 춤추러 가자
---「처녀들의 난 2-봄밤」중에서

나는 뛰어내리지 못했고
너는 불을 지르지 못했다
전사 언니는 코빼기도 뵈질 않았다
핏줄 터진 눈동자는 너만 아니었으므로
옥상이라는 이 바닥이 너무 무서웠으므로
사흘 낮밤 지나 우리는 우리를 열어야 했다
사당동 태림전자 주먹 불끈 처녀들
투쟁은 실패였다

전사였던 언니가 우리를 팔아넘기고 튀었다
우리는 몽땅 해고되었다
---「처녀들의 난 3-스무 살은 끝나지 않았다」중에서

사실, 꽃답다 하는 날은 단 며칠뿐

바람이 흩어 버린 향기를 쫓는 고단한 나날로 채워 간다
햇살 한 줄기의 무게에도
고통이 치고 올라와
얼다 녹다 차가움의 두께로 평평해졌다
복숭아나무 나날이 휘어져 간다

(중략)

손에 잡히는 대로 담을 쌓는 저 여자의 습성
썩고 헐고 곪고 나면 새살이 돋을 거야
꽃은 어미의 배를 가르고 나온 모진 슬픔이야
성에 낀 유리 후후 녹여 가며
그 외의 날들 띄엄띄엄 새기어 간다
나무와 여자를 번갈아 지키느라 허공이 꽝꽝 얼어붙었다
---「복숭아나무는 언제나 말이 없고」중에서

꽃에겐 듯 작별을 하고
늙은 여자가 먼저 돌아선다
홀 그림자 역 마당에 세워 두고
깊디깊은 태백산간으로 억척스레 살러 간다
기차는 늦고
지지 않는 여름 때문에 천지가 쓸쓸하다

채송화 봉숭아 맨드라미 역 마당 끝까지 새끼를 쳐 간다
---「황간역에서」중에서

어둡기 전 문 잠그고 입을 봉하고 들어앉아야 하는
재채기 한 방이면 끝장이라는 전법에
몸에 밴 침묵으로 살아남는 전술
혹시, 거꾸로 돌고 돌겠다는 지구의 전언일지 모르겠네

주먹에서 힘을 빼야 하는 시간이네
열대우림 수십만 평 베어지는 오늘의 뉴스
나에게도 미안한 얼굴이 있어야 하네
쉿,
풀잎 한 장도 다치지 말아야 사랑이네

내년 봄에는 기필코 휘파람새 딱새 들의 나무를 되돌려줄 것이네
---「나무 되기 연습」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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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자의 선한 눈매와 맑은 미소는 아침을 건너오는 새벽이슬 같다. 시가 그런 그와 닮았다. “모두 가난했으니/모두는 가난을 몰”랐던 “덜 자란 계집애 사내애”(「국수 1」) 들이 모여 평화 없는 시절을 소꼽놀이하듯 지나오면서 그들의 지문은 지워졌다. 수십 년째 알레르기 꽃피는 몸에 지문은 닳아 없어졌으나 그것은 고스란히 시집에 녹아 생생하게 있다. “약종이에 베껴 온 시를 털어 넣고”(「처녀들의 난 1」) “매연 뒤집어쓴 별들이 지쳐 보일 때까지/이해할 수 없는 것들끼리/이해될 수 없는 것들끼리”(「국수 2」) 꿈을 키우며 시를 놓지 않았다. 시는 살아오며 옹이가 된 통증을 몸에서 나온 일상의 언어로 자분자분 이야기하듯 들려주고 있다. 그의 시는 엄살떨지 않는다. 고통을 외면하지도 않는다. 정직하다. “썩고 헐고 곪고 나면 새살이 돋을” 거라고 직관하는 혜안이 있다. “꽃은 어미의 배를 가르고 나온 모진 슬픔”(「복숭아나무는 언제나 말이 없고」)이라고 토해내는 그의 시는 감각적이기도 하다. “죽음을 오래 쓰다듬어”(「죽음을 가르쳐 준 교과서」) 본 때문일까. 생채기투성이임에도 “내버릴 것 하나 없고, 내버리기 너무 아까워”(「배춧잎 문장」) 삶에 대한 애착을 놓지 않은 시는 애틋하고, 그래서 더 인간적이다. 고명자의 시에는 선한 명랑함이 있다. 슬픔을 넘어선 명랑함이 시집 구석구석 배어 있다. “춤추러 갈까”, 그래 “봄물이 터져 걷잡을 수 없는 처녀들아”(「처녀들의 난 1」) 그날 이루지 못한 춤을 이제라도 추러 가자.
- 김사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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