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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쓸리는 물방울은 바다로 간다

현대시학 기획시인선-3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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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66쪽 | 230g | 125*188*20mm
ISBN13 9791193615010
ISBN10 1193615011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어미 사자가 어린 얼룩말 잡아 자기 새끼를 먹이는
정글 세계, 볼 때마다 으흑
깔끔하게 포장해 파는 고기 구워
작게 잘라 밥상 차리다
왜 사자가 보이는지
닭백숙 해서 가슴살 발려낼 때면
생각은 더 치열해진다
사자는 강한 이빨로
나는 집게와 가위로
도축장은 멀기만 하니
야성 대 문명이라면 누가 동의할까
모성이 야성과 가깝다면 동의할까
어릴 적엔 집에서 산 닭을 잡았는데
잔인한 어른들, 난 못할 거라 했지
피할 수 없게 된 도시의 삶에서
바람 센 날 물결처럼 간혹 등을 보이는
야성은 숨어서 바짝 붙어있는가

TV 화면에 알래스카 바다가 넘실대고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으로 회귀하는 연어 떼가
거센 물살을 거슬러 튀어 오른다
대략 4년 걸린다는데
저물녘 퇴근 인파 가득한 지하철 안에
점선 빙그르르 달리곤 한다

북극해 가까이 떠도는 유빙을 헤치며
물개 사냥하는 원주민의 총성이
광활한 푸름을 꿰뚫을 때
나는 왜 가슴이 뚫리는 저격을 느끼는가
벗겨진 북극곰 가죽이 찬 바람에 펄럭이는데
연어 잡으러 물속에 뛰어드는 북극곰 모자
야성이 생존을 활짝 열어젖힌다
---「야성은 점선으로 빙그르르」중에서

사람들 사이에 강물 흐르고 산이 솟기도 한다
그 강물 짜던가 쓰던가
그 산, 바위투성이 풀 한 포기 없던가

마음으로 지은 강이며 산이라면
마음으로 지울 수도 있으리
사람 사이가 벽과 벽이 붙은
두 집이 되면 얼마나 더 가까워지려나

사막이면 우물을 파고
솔숲이면 단풍나무도 심기로 하고

그 강물 달지도 쓰지도 않게 되면
사람들 사이를 흘러 다닌들 어떠랴
만나지 못한들 어떠랴

나날이 쌓이는 생애의 톱밥
누구나 그러하리니
그곳에 산골하듯 비운다면
해 지고 해 뜰 때 붉은 노을에서
물결 물결로 스치우리
---「덧없다, 숨다, 생겨나다」중에서

내 얼굴이 궁금한 날이 있다
저기 마주 오는 이 이마에 눈을 붙여 본다
그보다 앞서 오는 이 옷깃에 붙여보기도 한다
가로수 몸통에 붙여 놓으면
사람과 다른 눈으로 볼 것도 같다
핸드폰 카메라에서 만나는 내 얼굴이
나를 바라보며 알 듯하다는 표정이다
사람의 얼굴엔 무엇이 서려 있을까
흐르는 강물 반짝이는 물결 물에 잠긴 산
그 산에 새들과 벌레 밤이면 오가는 쥐들과 여우
바람에 나부끼는 우울한 숲과 밤새 내리는 빗물 흐느낌
발자국과 날갯짓 소리를 감싸던 공기의 혼합이
혹시 얇은 거죽으로 덮여 있을 수도 있을까
보는 눈이 오히려 궁금해진다
나의 시선은 차단되곤 하지만
너의 시선에 잡혀 밑그림이 그려질지도
얼굴 속에 얼굴, 속 얼굴은 어찌 보이려나
이제껏 나라고 알고 있는 누군가
익숙한 집에서 방에서 지붕 위 하늘로 사라질지도
나도 너도 아닌 제3자로 건너편 길에 걸어가는
털모자에 마스크 쓰고 썬글라스도 쓴 노인
한둘이 아니다, 그중에 한사람이라고 해두련다
---「거리에서」중에서

어제 그제 비와 바람에
숲길은 낙엽들로 그윽하다
뒤섞인 색들은 아직 초록인 관목들까지
두툼한 화음을 뿜어내고
간혹 붉게 타오르는 단풍의 격렬함이
소멸의 순간순간을 터뜨리고 있다
걷고 걷노라면 그 속에 사는 듯하지만
비탈길 내려와 거리로 나서면
이미 지나 온 길이요 겨울로 가는 길이요
마음 다독이며 내 바닥으로 내려가 본 길이다

나무들 물든 가을 끝에서
누군들 사람의 생애를 생각하지 않으랴
채우다 넘치게 채우다 빼앗다 빼앗기다
비우다 벗어버리다 아프다 죽다
빈 나무에 드러난 빈 둥지가 적막하건만
물든 나무들은 긴 가지를 들고
생애를 깊숙이 저어 물결을 일으킨다
밀물의 가득함과 썰물의 걷잡을 수 없는 떠남
사이, 난폭한 음계의 물결 격렬하건만
바닥은 고요하구나
빛의 너울이 온다

누군들 비애를 내보이지 않으랴
걸음을 멈추고 끝내 보게 되리라
떠오르는 흐린 날들, 둔탁한 마음 갈피
뭉쳐 엉긴 것에, 무거워 가라앉은 곳에
긴 장대로 저어 빛의 물결 이는 것을
바닥은 늘 그곳에 있어
한 번씩 내려와 껍질 벗고 가기를
물든 나무들에게 듣는다
---「물든 나무들은 생애를 깊숙이 젖는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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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원 시인의 시는 현학과 허세가 아닌 평범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시적 공간을 통하여 독특한 서정적 스펙트럼을 만들어낸다. 이는 현대시의 고유성과 관련된 것으로 ‘시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대상을 언어라는 매개체를 통해 추상적 의미로 전달하는 것이다’ 라고 할 때 안경원의 시는 분명 우리 시단에서 매우 소중한 부분임에 틀림 없다. 감정의 억제를 통하여 사물의 존재를 파악하고 인간 본질의 심층에서 정신의 깊이로 향하는 인식- 이는 안경원 시인만이 지닌 사유의 밀도를 형성하는 독특한 시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릴케에게 묻는다」 「하늘 목도리」 「투시」「 한평생 접시, 쓰다듬는다」 외에도 여러 작품에 나타난 다양성은 비유컨대, 램프를 켜고 읽는 제임스 조이스 소설의 어느 페이지이거나 햇빛 좋은 봄날 등을 기댄 화강암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그 중간 어디쯤일 것임에 분명하다.
- 유재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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