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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 고전부 시리즈 세트

요네자와 호노부 고전부 시리즈 세트

: 빙과 +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 쿠드랴프카의 차례

[ 특별구성, 전3권, 양장 ] 고전부 시리즈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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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1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968쪽 | 1240g | 128*188*4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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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생활 하면 장밋빛, 장밋빛 하면 고교 생활. 이렇게 호응 관계가 성립된다. 서기 2000년, 현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국어사전에 등재될 날도 머지않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고등학생이 장밋빛을 희망한다는 뜻은 아니다. 예컨대 공부도, 스포츠도, 연애도, 좌우지간 온갖 활력과 활동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회색을 선호하는 인간도 있거니와, 심지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조차 그런 인간은 적지 않다. 하지만 그거, 꽤나 쓸쓸한 인생이다.
--- p.11

“전 왜 갇혔을까요? 만약 갇힌 게 아니라면 어떻게 이 교실에 들어올 수 있었을까요?”
지탄다의 시선에서 어설픈 대답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기이한 박력 같은 게 느껴졌다. 그에 압도되어 얼빠진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니까 무슨 …….”
“착오라면 누가 어떤 착오를 저지른 걸까요?”
“아니, 그건 내가 알 바 …….”
“저, 신경 쓰여요.”
--- p.35

대학 노트 정도 되는 크기에 두께는 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본은 물론 중철이지만, 인쇄소에서 제작한 듯 만듦새는 그럴싸했다. 가죽 장정 같은 느낌을 낸 갈색 표지에는 수묵화풍으로 데포르메한 개와 토끼를 그렸다.
많은 토끼들이 원을 그리며 에워싼 가운데 개 한 마리와 토끼 한 마리가 서로를 물고 있었다. 개의 엄니는 토끼의 몸통을 물어뜯을 듯하고, 토끼의 날카로운 앞니는 개의 목덜미에 깊숙이 박혀 있다. 데포르메로 표현된 덕분에 처참함이 없는 것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또 섬뜩하기도 했다. 토사구팽이라는 명언이 있는데, 여기서는 토끼와 사냥개가 서로 치고받고 있다. 두 마리를 둘러싼 토끼들이 그 광경을 묘하게 귀여운 몸짓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림 위에 글자가 있다. 아무 장식이 없는 무덤덤한 명조체로 ‘빙과 제2호’라고 씌어 있었다. 발행은 1968년. 오래전이다. 그리고 이 제목.
“빙과?”
--- pp.133-134
“난 네가 지난 사흘간 너 자신의 기술을 증명했다고 생각해. 만약 탐정이 비평가라면, 다른 탐정의 결과물을 완벽하게 비평한 넌 탐정 역할을 맡는 게 가능할 거라고 봐. 난 내 기대가 틀린 게 아니었다는 걸 확신해. 넌 특별해.
그러니 한 번 더 부탁하자. 오레키, 2학년 F반을 도와줘. 그 영화의 정답을 찾아내 줘.”
--- p.196

“이제 알겠는걸. 네가 왜 영화의 수수께끼에 도전할 생각이 들었는지.”
“…….”
“이리스 선배한테 ‘탐정 역할’의 소양을 인정받은 거지? 그 사건을 해결할 사람은 너밖에 없다는 말을 들은 거야?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동했구나?”
하여간 이 녀석은 텔레파시 능력자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역시 걱정되는 거야. 자신의 소양이, ‘여제’의 말을 빌리자면 기술이.”
--- p.207
“저 앤 말이지, 기대란 말을 너무 가볍게 써.”
“......상관없지 않아? ‘기대’가 무슨 금기어인 것도 아니고.”
나는 오른손 검지를 쳐들고 두세 번 좌우로 흔들었다.
“저런, 저런, 그렇지 않아. 이게 제법 심오한 이야기거든. 축제가 무사히 끝난 기념으로 마야카한테도 가르쳐 주지.”
“이거 봐, 후쿠.......”
“자기한테 자신이 있을 땐 기대란 말을 쓰면 안 돼.”
(중략)
“뭐든 ‘국어사전에 따르면’ 하고 글을 시작하는 건 틀에 박힌 표현이라던데. 그럼 난 ‘국어사전에 어떻게 나와 있는지 모르지만’ 하고 시작할까. 국어사전에 어떻게 나와 있는지 모르지만, 마야카, 기대란 건 체념에서 나오는 말이야.”
“.......”
--- p.374


“시간이라든지 자금, 능력, 그런 면에서 못 미친다는 체념이 기대가 되는 거야. 넬슨이 전투를 앞두고 수기 신호로 영국은 제군이 의무를 다하기를 기대한다고 했을 때, 넬슨은 자기 혼자 프랑스한테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 안 했어. 기대란 건 그럴 수밖에 없다, 어쩔 방법이 없다, 그런 게 없으면 영 거짓말 같아져.
다니는 나한테 기대 같은 거 하지 않았어. 자기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소리를 해? 젊은 세대의 일본어 오용이 참 심각해. 국어 교육의 전환기야. 기대란 건 말이지, 예컨대.......”
마야카는 역시 훌륭하다. 잠자코 듣는가 싶더니, 어딘지 모르게 화난 듯한, 즉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예컨대 후쿠가 오레키한테 한 것 같은 거?”
---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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