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또한 춤추고 노래하는 기존의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후미진 골목을 청소하고 소외된 어르신들을 보살펴 드리는 따뜻한 봉사활동으로 전개했다. 눈에 띄기 위해 요란하게 하지 않고 유권자 한 분 한 분에게 마음으로 다가갔다. 그렇게 나는 선거기간 내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 p.37~38
“이번에 집권여당 새누리당 후보로 전북에서 20년 만에, 전주에서는 32년 만에 당선되었습니다. 집권여당의 유일한 현역의원입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전북과 중앙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물론 우리 시장 군수님들은 저와 당이 다릅니다. 하지만 전북 발전에 당이 우선일 수 없습니다. 여당 야당을 구분할 필요가 없고, 진보 보수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있다면 오직 전북당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오늘 이 자리에서 각 시군의 현안들을 있는 그대로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가지고 올라가 장관을 만나고 총리를 만나겠습니다. 여당 지도부에도 강력히 요청하겠습니다.”
--- p.53
고민 끝에 나는 팻말을 준비했다. 〈30년 전북예산 홀대, 도대체 언제까지?〉 라는 큰 글씨 아래 〈예산안 조정소위 위원 넣었다가 갑자기 빼버린 이유는?〉 이라는 글귀를 적었다. 나는 그것을 치켜들고 국회 본청으로 갔다. 새누리당 수석부대표실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팻말을 치켜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조정소위 위원 배제에 대해 단식농성을 시작한 것이었다. 현역의원이 소속당 지도부를 향해 피켓을 치켜들고 1인 시위를 벌이는 초유의 상황이 연출되자 당 지도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 p.69
“프랑스의 마크롱은 ‘앙마르슈’라는 창당 1년의 신생 정당을 기반으로 지난 5월 대선에서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마크롱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보수 진보의 이념을 뛰어넘어 실용으로 무장하고 중도층을 공략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대한민국의 마크롱이 되어 바른정당을 좌와 우,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민생정당·실용정당으로 만들겠습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나는 민생정당·실용정당을 기치로 내세웠다. 그 가능성을 프랑스의 앙마르슈에서 찾았다.
--- p.96
불도저, 탱크, 무데뽀, 찐드기… 나를 아는 정부 담당자나 언론에서 내게 붙여준 별명들이다.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밀어붙인다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고 해서 붙여졌다. 새만금 개발과 농촌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런 이미지가 더 굳어졌다. 전북 발전, 농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면 끈질기게 밀어붙였고, 지금도 밀어붙이고 있다. 농협을 비롯한 농업기관·단체가 임직원들에게 각종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문제는 그들의 존립 이유이자 지원 대상인 농업인들에게는 그만큼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업기관·단체는 일반기업과 다르다. 농업과 농업인을 위해 존재한다. 그런 만큼 농업에 대한 이해와 현실 인식, 정체성 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농업과 농업인을 위한 기관·단체가 될 수 있다.
--- p.146
새만금은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희망이자 미래다. 새만금 예산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하고 내부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지금 새만금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한 ‘한국형 마리나베이샌즈 건설’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전라북도와 군산시, 그리고 전북의 정치권 모두가 새만금을 호주 시드니의 달링하버나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와 같은 국제적 해양레저관광산업의 중심지로 도약시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아울러 항공우주산업 육성과 사료산업 육성 등 새만금공항과 새만금항의 운영 활성화를 위한 사업도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랜드마크.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새만금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새만금 복합리조트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그날을 기대한다.
--- p.181
지금 우리의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다. 하나의 선거구에서 1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30년 넘게 이어 왔다. 그 결과 영남은 보수정당, 호남은 진보정당이라는 선거등식이 생겨났고,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의석을 싹쓸이하는 구태가 반복됐다. 이러한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는 지역주의와 결부되어 영호남의 화합과 국민통합에 걸림돌이 되었고, 정당정치와 의회정치의 정상적인 작동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그런 만큼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지금의 소선거구제를 보완하거나 개편해야 한다. 나는 정치에 입문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지역주의 극복과 동서 통합의 제도적 정착을 위해 석패율제 도입을 주창했고, 이의 실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 p.190
고민 끝에 생각한 것이 당 차원의 ‘제2 지역구 갖기 운동’이었다. 당내에 호남의원이 한 명도 없는 현실을 감안, 영남 등 타 지역 의원들을 호남 명예의원으로 위촉해 지역구 의원의 역할을 대신토록 하자는 것이었다. 호남지역 41개 지자체마다 통합당 의원이 명예의원으로 참여하면 그 지역 단체장이 해당 의원과 지역 문제를 협의할 수 있고, 정부 정책과 예산 확보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통합당 입장에서도 그동안의 ‘비호남’이란 오명에서 벗어나 호남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실질적인 방안이 될 것이었다. 나는 국민통합위원장으로서 이러한 내용의 ‘호남동행의원’ 제도를 만들어 김종인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의 동의를 구했다. 그런 다음 통합당의 모든 의원들에게 취지와 내용을 설명하고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48명의 의원이 신청해 41개 지역구를 모두 채우고도 남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 p.221
‘자랑스러운 5·18 광주인상, 국회의원 정운천’이라는 상명과 내 이름이 선명히 각인된 상패를 받으며 나는 가슴 밑바닥에서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뜨거운 기운을 느꼈다. 진심은 결국 통한다고, 나의 소신과 노력으로 견고하기만 했던 지역주의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생각하니 감개가 무량했다.
--- p.226
강원도의 경우 특별자치도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14년이 걸렸다. 우리 전북의 경우에도 많은 우려와 견제로 통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더구나 법안을 심사하는 행안위와 법사위 모두 여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지역구 여당 의원이 전무한 전북으로서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법안 발의 133일 만에 본회의 통과라는 기적을 만들어낸 것은 여야협치 덕분이었다. 정계에 입문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나는 여야 공존의 쌍발통 전북을 평생의 소신으로 간직하고 추구했다. 민선 8기로 새롭게 출범한 김관영 전북 도정도 여야협치를 공식화했고, 한병도 민주당 도당위원장 또한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이렇게 3자 협치를 통해 한마음 한뜻으로 소통하면서 힘을 모았기에 그토록 빠른 시일 내에 본회의 통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여야협치를 통한 쌍발통 전북, 전북특별자치도는 그 최고의 결실이자 성과물이라 할 수 있다.
--- p.233~234
7년 연속 예결위원이라는 헌정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면서 국가예산 확보와 국책사업 유치, 지역의 숙원사업 등을 앞장서 해결하고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이는 결코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밑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짜고 노력한 전북도 및 시군 공무원들의 노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 p.249~250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 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지난 30년 동안 영남과 호남 모두 지역장벽에 꽁꽁 묶여 살아 왔다. 내가 지역장벽을 깨고 보수정당 후보로 전주에서 당선되었듯, 이제 고질적인 지역장벽과 이념을 뛰어넘어 동서화합과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 p.267
“전북도민이 32년 만에 여당 의원인 나를 뽑아 준 것은 꽉 막힌 중앙에 예산 통로를 열어 홀대받은 전북예산을 챙기라는 준엄한 명령인데, 갑작스럽게 조정소위 위원에서 배제한 것을 납득할 수 없어 행동으로 도민들의 뜻을 전한다.” 국회 본청에 있는 원내대표실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아 단식농성을 시작하면서 내가 밝힌 사유였다. 온몸을 던져서라도 전북예산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초선의원이 당 지도부를 향해 단식농성을 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인 것이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단식을 계속하자 지도부에서 두 손을 들고 나를 특별위원으로 조정소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나는 전북의 예산을 끝까지 챙길 수 있었다.
--- p.274~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