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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들

[ 양장 ]
주톈신 저 / 조은 | 글항아리 | 2023년 12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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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0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10*175*20mm
ISBN13 9791169091879
ISBN10 116909187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엄마냥들을 중성화시키는 시대가 시작되자 우리는 엄마 잃은 아가냥을 드문드문, 잇따라 거두게 되었다. 그들은 엄마한테서 어떤 기예도 전수받을 겨를이 없었지만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배불리 먹고 편히 살면서도 그들은 별 지장 없이 뛰어난 사냥꾼으로 자랐다. 그런데 이 사냥꾼 명단에 수고양이는 한 마리도 없다. 고양잇과 수컷이 대개 이렇다. 어쩐지 자미두수 천동좌 복덕궁 운세인 딸아이 멍멍이 이런 제안을 하더라니. 다음 생에는 잊지 말고 고양잇과 수컷으로 환생하자고, 가능하면 치타로 태어나자고 말이다. 그들은 평생을 놀고먹는다나.
--- p.21

그래서 우리는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해외에 나가거나 이사하거나 결혼하거나 아이가 생겨 더 이상 못 키우게 된 동물을 받아달라는 그런 부탁은 매몰차다 싶게 거절한다. 그동안은 키울 수 있었고 정을 나눴으면서 어찌 더는 못 하겠다는 걸까,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친구들은 대개 이런 말로 우리를 설득하려 한다. “그치만 얼마나 귀엽고 똑똑하다고. 이러이러한 종이라니까(대개 혈통이 좋은 품종 동물이다).” 우리는 더더욱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럼 데려가려는 사람 많겠네. 우리 집이 갈 곳 없는 동물의 집이라면, 연약하고 힘없는 동물들을 위한 곳이야. 원하는 사람도,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도 없는 그런 개와 고양이.”
--- p.68

그런대로 현실적인 처녀자리 톈원은 이렇게 말했다. 그런 밤은 대부분 기압이 낮아서 온갖 벌레가 굴에서 나오는 때라고. 고양이들이 바퀴벌레나 도마뱀붙이를 사냥하기 위해 창문을 넘어 베란다로 나가는 거라고. 거기서 옹벽으로 훌쩍 뛰어 끝까지 쭉 가거나, 오른쪽 딩丁씨네 담장으로 건너가거나, 왼쪽 쉬徐씨네 가건물 지붕에 올라갔을 거라고. 마지막에는 동네 경비대 앞 빈터에 웅크리고서, 아니면 천陳 아주머니네 문기둥 위에 우두커니 앉아서 밤을 지새웠을 거라고.
--- p.93

마지막 그날, 2003년 4월 4일이었다. 공교롭게도 톈원 말고는 집에 아무도 없었다. 톈원은 아빠냥 곁에서 책을 읽으며 이따금씩 그를 쓰다듬거나 이름을 불러주었다. 그러자 아빠냥은 일어나 기대앉더니 편안한 듯 쭈욱 기지개를 켜고 긴 숨을 내쉬었다. 그 어떤 인족보다 더 다채롭고 찬연했던 일생은 이렇게 끝을 맺었다. 그러니까, 울지 말지어다!
--- p.95

광미는 나중에 세균성 복막염에 걸려 반년 동안 병원을 빈번히 드나들며 수술과 화학 치료를 받았다. 병세에 따라 감정이 들쑥날쑥해져 사람을 들볶는 광미를 보살피며 톈원은 아버지가 석 달 동안 병석에 누워 계실 때보다 더 애 끓이며 힘겨워했다. 톈원이 버티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그때 처음 본 것 같다. 자신이 각본을 쓴 영화 「밀레니엄 맘보」 시상식 때문에 칸에 가야 했던 톈원은 보름이 넘도록 바닷가 마을을 혼자 이리저리 거닐 뿐 감히 집에 전화를 걸지 못했고, 집에 있는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 p.144

게다가 나는 신비에 가까운 후각과 청각을 연마했다. 나는 연못가 돌무더기 속에서 바람에 말라붙은 청개구리의 시체 냄새도, 멀지 않은 무자 전철역에서 공중을 가로지르는 빛나는 용이 오 분마다 일으키는 기류에 담긴 온갖 소식도, 배불리 먹은 고양이들이 달빛 아래서 한가로이 코 고는 소리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부재도.
--- p.204

시간이 흘러 마침내 소삼색을 만질 수 있게 되자 우리는 그를 서둘러 수의사 우 선생에게 데려갔다. 대강 씻기고 나서야 털색이 제대로 드러났는데 소삼색의 상처들은 너무나도 심각한 지경이었다. 그런 상처는 지금껏 본 적이 없었고, 우 선생조차 울컥한 나머지 우리에게 위로나 격려 한 마디 건네지 못했다. 우 선생은 그저 방울약 하나를 주면서 한 달 동안 하루에 두 번씩 꼭꼭 먹여야 효과가 있다고 했다. 집고양이에게는 어렵지 않은 치료법이었지만, 언제 모습을 드러낼지 모르는 길고양이에게는 그저 최선을 다해주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 p.216

행복? 그게 뭔데? 우리는 날이면 날마다 배부르고 따뜻하게 지내길 바라는 게 아닌데. 인족한테 우릴 사랑해달라는 것도 아닌데. 엄마랑 형제자매들이랑 영원토록 헤어지지 않으리라는 꿈은 꾸지도 않는데. 그렇지만 밤마다 이 마을 인족의 집집마다 불빛이 반짝이는 광경을 보면, 행복이란 느낌이 어떤 것일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아. 나는 그저, 똑같이 이 지구에 왔다 가는 나그네인 우리가 서로를 받아들이길, 살길을 끊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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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사료만큼이나 사랑을 원하는 고양이가 있고, 사랑만큼이나 사료를 베푸는 사람도 있다. 고양이도 사람도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의지가 된다. 모든 것을 독점한 지구의 지배자 인간이 아무것도 없는 고양이를 돌보는 것조차 허용될 수 없다면 그곳은 어떤 가망도 없는 사회인 것이다.
- 이용한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저자)
고양이를 향한 러브레터. 한낱 들짐승이었던 고양이들이 선사하는 애틋한 서사는 그들을 더욱 특별한 존재로 느끼게 만든다. 책을 다 읽어갈 즈음에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 김명철 (수의사)
주톈신은 인간의 시간보다 열 배 압축되어 흘러가는 고양이의 세상을 관찰하며 인생과 생명의 비밀에까지 자신의 사유를 확장한다. 그의 세심한 관찰은 과학적 사실과 놀랄 만큼 일치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은 슬프도록 깊다.
-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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