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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용돈

어머니의 용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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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40*210*30mm
ISBN13 9791192828343
ISBN10 1192828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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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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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 생사람 잡지 마라. 정말 난 안 받았어! 여길 봐라! 나한테 지금 땡전 한 푼도 없지 않니?” 어머니는 입고 있던 긴 겉치마를 들추더니 이어서 속치마까지 걷어붙이시고 속곳 깊숙이 넣어두었던 두 개의 긴 줄이 달린 쌈지주머니를 꺼내시더니 그것을 홀랑 뒤집어서 손바닥으로 툭툭 털어대시며, 이걸 보란 듯이 약간은 화가 치민 얼굴을 더욱 진지하게 정색으로 바꾸시며, 한껏 언성을 높여 말씀하셨다. 자기의 말이 눈곱만큼도 거짓이 없는 틀림없는 진실이라고 강조라도 하시듯 결국 주머니를 매단 끈까지 끌러내시더니 더욱 힘주어 거듭 방바닥에 대고 탈탈탈……, 연이어 여러 번을 털어대셨다.

그런데 겉으로는 그토록 태연하시고 대수롭지도 않은 척 마냥 꿋꿋한 줄로만 알았던 어머니의 장남을 향한 불타는 속내는 절대 그게 아니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 큰 양동이 하나를 머리에 얹고 삼십 리 길이 넘는 의령 읍내로 내달리다시피 뛰어가서 여러 곳의 갈비탕집이며 곰탕집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이 그 살점을 뜯어먹고 발라놓은 고기뼈다귀를 양동이 그득 주워 담아서 마치 새우젓 옹기 독처럼 이고 집으로 와서는 몇 번을 깨끗하게 씻어서 가마솥에 넣고 펄펄 여러 번을 고아서 진한 하얀 곰국을 끓여주시던 것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네 병에는 영양보충이 제일이란다.” 깊은 병이 든 아들에게 쇠고기 곰국이나 고기를 사서 먹일 형편이 전혀 못되는 어머니는 그 바쁜 와중에도 근 일 년 가까이 사나흘에 한 번꼴로 시내의 식당을 돌며 남이 먹고 버린 뼈다귀를 주워 고아 아들에게 먹였다. 영덕은 영양보충이 되어서인지 아니면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 때문이었는지 일 년 만에 그토록 고질병으로 잘 낫지 않는다는 무서운 폐결핵을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경비원의 전화였다. 집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동의 같은 층수 다른 집에 머리가 하얀 나이가 많은 할머니가 들어와서 방 하나를 떡 차지하고는 주인의 말을 듣지도 않고 자기 집이라고 계속 우겨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집에서는 생전 처음 당하는 마치 대낮의 귀신에 홀린 듯한 이상한 일에 차마 할머니를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하고 보호자를 찾으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이었다. 재숙이 부리나케 달려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역시 어머니가 틀림없었다. 어머니는 언제나와 같이 입고 있던 겉옷도 벗어 윗목에 던져놓고 양말도 벗어 놓은 채 정말 자신의 방에서처럼 한껏 여유를 부리고 앉아있었다.

어머니의 생신날이나 명절날은 물론이거니와 가끔 시동생 내외와 또 멀리서 시누이 부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한꺼번에 놀러와 집안이 온통 잔칫집처럼 왁자지껄 떠들썩하게 되는 날이면, 어머니는 그만 그 시끌벅적한 잔치의 주인공이 되기를 절대로 주저하지 않으셨다. 조금 전까지 혼자 또는 식구들만 있을 때의 약간 희미하던 정신은 온데간데없이 어디론가 씻은 듯이 날아가 버렸고, 한층 기분이 좋아진 시어머니는 먼저 흐릿하던 눈망울부터 초롱초롱 마치 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처럼 다시 빛났다. 오랜만에 접하는 벅찬 흥겨움에 잔뜩 겨운 나머지 일행들을 반갑게 맞으시며 말씀도 많아지셔서 온통 그 자리를 주도해 나가는데 아무런 손색이 없었다.

두 달여 남짓 만에 어머니는 너무나 바짝 여위어서 얼굴을 잘 알아보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차가운 물줄기가 자신의 몸을 덮쳐도 피할 기력이 아예 없었고, 그럴 때마다 다만 매우 괴로운 듯 핼쑥한 얼굴만을 찡그릴 뿐이었다. 추위로 아랫니와 윗니가 딱딱 마주치고 있었다. 재숙은 얼마 전 집에 불이 났을 때 물장난을 치시던 여위고 수척했던 어머니의 모습이 잠시 뇌리에 떠올랐으나 그때와는 정말 비교도 할 수 없는 파리하고 기진맥진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노인들을 몰아치며 설쳐대던 그들이 언뜻 옷을 입은 채로 있는 외부인인 재숙 부부를 발견하고 갑자기 전장의 포화처럼 마구 쏘아대던 물대포를 잠그더니 급히 노인들을 병실 쪽으로 몰아넣었다. 그러자 언제 서로 연락을 했는지 여태껏 흔적도 보이지 않던 몇몇 여자 간병인들이 우르르 부리나케 쫓아 나오더니 벌벌 떨고 있는 노인들의 물기를 대충 닦아주고 옷을 입혔다. 그들은 몰래 땅속 깊이 숨겼던 큰 비밀이라도 들킨 듯 낯선 이방인인 재숙 부부를 크게 의식하여 두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고 정작 노인들에 대한 예우나 처치는 완전 여벌이었다.

어쩌면 모진 세상을 살면서 도저히 어쩌지 못할 수북하게 쌓인 지독한 스트레스를 피하는 유일한 탈출구가 바로 정신이 극도로 혼미해져서 세상의 그 모든 것을 깡그리 잊어버리는 치매를 앓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죠……” 영덕은 그의 말에서 전광석화처럼 퍼뜩 짚이는 게 있었다. 바로 어머니의 경우였다. 평생 동안 수많은 고생을 사랑하는 자식들을 키운다는 사명감과 아울러 바르게 잘 자라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보람으로 꿋꿋하게 잘 견뎌 온 어머니였다. 하지만 말년에 이르러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토록 사랑하던 멀쩡한 막내아들이 갑자기 불에 타서 비명횡사한 현장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니, 그 스트레스야말로 차라리 자신의 죽음보다 더 컸을 것이다. 그 후 가슴에 묻어둔 애달픔과 그리움은 두고두고 어머니에게 이만저만 크고 무거운 짐이 아니었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마찬가지로 우리들이 접하는 치매 노인환자 역시 노인성 정신질환이란 큰 테두리에서 살펴보면 환자와 가까운 보호자인 여러분이 매우 심각하게 느끼는 증상들, 즉 나의 부모님은 입맛의 변화가 너무 심해 늘 음식 투정을 일삼고, 우울증이 너무 심해 남보다 더 심한 고통을 받으며, 정신이 자주 혼미하여 신체접촉에도 무반응 하며, 밥 먹듯이 거짓말을 너무 잘하고, 너무 엉뚱하고 괴상한 짓들만을 골라서 저지르며……, 등등 매우 그 증세가 특별하다고 여러분이 각자 느끼는 경우보다는 치매 환자의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이 서로 엇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우리는 환자들의 개별적 특성을 그 나름대로 인정은 해주되 어떤 사람만이 특별하게 별나다고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그건 우리가 환자들의 개별적 특성을 무시하고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관심을 가지고 극히 민감하게 살피면서도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매일 발생하는 갖가지 형태의 작은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보편적으로 관찰하여 치료에 임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 푼도 쓰지 못 하시던 어머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망각하는 치매라는 그 무서운 병에 걸려 고통 받는 모진 신음 속에서도 오직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절대 변치 않으시고, 사랑하는 자식들을 위해 오로지 인생의 전부를 바치시며, 타고난 목숨이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셨다. “아하, 우리 어머니. 어머니의 평생에 자신은 온데간데없고, 어머니에겐 오직 자식만이 존재했습니다. 어머니에겐 심하게 앓던 생의 마지막 그 순간까지 오직 자식이 전부였습니다. 우리는 어머니의 자애로운 그 마음을 이제야 조금은 알겠습니다.” 영덕 부부는 어머니의 참으로 거룩하기까지 하신 그 아름다운 모습과 어머니에 얽힌 수많은 일들이 그렇게 치매로 모진 고생을 하시다가 돌아가신 후에도 두고두고 잊히지 않고 주마등처럼 떠오르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바다보다 깊고 하늘보다 높은 그 가히 없이 크신 사랑이 바로 어제 있었던 일처럼 더욱 새록새록 생각이 났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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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설이 너무나 아기자기한 어머니에 대한 자녀들의 효심과 특히 남편도 없고 아무런 재산도 없이 청상과부로서 오로지 어린 사남매를 어미닭이 그 날갯죽지 아래 여러 마리의 병아리를 품듯 정성을 다해 키우며 무진장 고생하는 이야기가 우리들이 다 함께 겪은 어렵던 과거처럼 너무나 그림처럼 생생하고 재미가 있으며, 거기다가 어머니의 그런 노고를 깊이 알아주는 주인공인 맏아들의 배려와 함께 그가 크게 걱정하는 요즘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으려는 젊은 세대의 수박 겉핥기식의 형식적 효도가 또 깊이 공감이 되며 나의 마음을 크게 울리고 말았답니다.
- 박범룡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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