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하고 있는 작업은 우리가 정의하는 건축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그의 삶 전체와 하나가 되어있다. --- p.7, 전봉희 중에서
내 첫 번째 관심사는 … 꿈과 현실 사이의 균형, 지역적 요소와 국제적 트렌드의 결합이다. --- p.22, 리우지아쿤 중에서
건축과 글쓰기는 내면적인 부분이 더 닮았다. 깊이 들어가면 결국 핵심은 자아를 찾고, 그러기 위해 계속 나아가고, 자신의 마음을 따라가는 것이다. --- p.25, 리우지아쿤 중에서
건축은 내 삶 속에 존재하고 명성이나 부를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건축은 내 영혼의 경지와 깊이를 들여다보는 길잡이이며, 이는 내가 사랑하는 문학과 닮았다. 둘 모두 평생의 노력을 필요로 하며 진일보를 향한 동기와 영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장점이 있다.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이다. 평행 우주나 순환의 시간 속에 내가 어디에 있든 나는 나이고, 나에겐 나만의 길이 있다. 주어진 무대가 충분히 밝지 않다면 나 자신을 다듬어 스스로 빛나면 된다. 나는 하늘이나 바다의 끝에 닿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깊게 판다. “수많은 건축 구조물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우물이다.” --- p.25, 리우지아쿤 중에서
리우지아쿤은 역사적 감각을 지닌 몇 안 되는 중국 건축가 중 하나로 자신의 건축과 현재 지역의 상황, 중국의 여러 공간적 전통 사이에 상호보완적 관계성을 구축하고자 노력한다. --- p.40, 주타오 중에서
그는 어떤 하나의 전통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적 충돌이 만들어낸 균열을 메울 능력이 없는 추상적, 신화적, 키치적 개념으로 전통을 축소하기 일쑤인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전통주의와 심미주의의 덫에 걸리지 않는다. --- p.41, 주타오 중에서
리우지아쿤의 시선은 고대·근대·현대와 정부·지방·민중을 아우르는 중국의 수많은 전통을 향해 열려있다. 리우지아쿤은 각각의 프로젝트와 연관된 문화적 단서들을 선택해 시적이고 일관성 있는 새로운 공간 언어로 다시 엮어내고, 문화와 개인 그리고 크게는 대중을 억압하는 독점적인 힘과 자본에 저항한다. --- p.41, 주타오 중에서
리우지아쿤의 건축은 형태로 감지되지 않는다. … 그의 건축은 건물의 형태가 아니라 경험의 집합이다. 한 장의 사진으로는 그의 건축을 설명할 수 없다. 그의 건축은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여러 개의 ‘공간 이야기’로 존재한다. 그에게 건물의 형태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아니라 목표를 달성한 뒤 남겨진 자국이다. --- p.51, 김승회 중에서
리우지아쿤의 ‘공간 이야기’에서 처음 만나는 것은, 이야기를 이루는 단어, 즉 건축 공간을 이루는 물질이다. 그의 재료는 의미를 간직한 단어이자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입자와 같은 것이다. 리우지아쿤의 건축을 조감하기 위해서는 그가 만들어낸 특별한 재료에 담겨있는 다층적 의미를 탐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 p.51, 김승회 중에서
그의 건축 이야기 속에는 청두의 일상이 담겨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을 그가 건축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는 오늘의 일상을 고양된 문화로 끌어올리는 21세기 청두의 건축가이다. 리우지아쿤은 21세기 청두의 시민을 위해, 20세기의 재료를 가지고, 19세기의 서사를 통해 공간 이야기를 구축한다. 그의 건축은 수많은 시간을 담은 이야기다. --- p.57, 김승회 중에서
청두의 지역성은 리우지아쿤의 건축을 구성하는 핵심이다. … 쓰촨성의 역사와 삶은 그의 건축의 바탕이 되었다. … 청두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그에게 새로운 물질성을 탐구하고, 공간의 이야기를 창조하게 했다. 그의 건축이 때론 거칠고 때론 평범하더라도 마음 깊은 곳으로 다가오는 까닭은 그의 건축에는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 p.61~63, 김승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