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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184g | 125*200*20mm
ISBN13 9791193412190
ISBN10 119341219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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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지에서 떨어진 사과가 굴러간다
창가에서 멈춘다

사과는 창문을 뛰어넘고 싶었을까?

사과의 그림자를 본다

사과를 먹으면
그림자도 함께 먹는 것

(중략)

구름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구름을 공부하면 더 좋은 생활을 하게 될 것 같아서

구름이 모양을 바꾸며 천천히 흘러가는 것을 본다
구름의 마음이 될 때까지

구름 한 점 없는 날엔 하늘을 보지 않는다
---「구름을 공부하면」중에서

이리 와, 어서 와
첫 향기를 네게 줄게

나를 부르는 앞산 아카시아 숲에 들어선다

수풀에 감기는 내 발
머리카락 속으로 손을 넣는 나뭇가지들

뻐꾸기는 멀어진다
신발이 젖는다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바위틈, 나무옹이, 나뭇잎 뒷면에 누군가 수없이 지어 놓은 작고 작은 방들

돋아난다
위험한 것들이

내일은 자라날까 사라질까
---「숲의 얼굴」중에서

겨울을 기다리는 족속이 있다
눈과 얼음을 숭배하는 족속이 있다

세상의 지붕이 온통 하얗게 될 때
강이 투명하게 얼어붙을 때
극치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그 족속은

차가운 공기를 통해 겨울의 피가 수혈된다
어지러움이 사라지고 생기가 돈다

고드름을 먹고
눈꽃 빙수를 먹고
얼음 위를 달리고

눈사람이 되어

눈사람을 만든다

눈사람이 감쪽같이 사라져도
슬프지 않아

눈사람은 가야 할 곳이 있으니까

조용히 눈사람이 있던 자리를 바라본다

눈사람처럼 사라진 날들을 이해할 수 있다
눈사람처럼 사라질 나를 꿈꿀 수 있다

다른 계절에
나는 가끔 실종된다

겨울마다 다시 태어나
신기루처럼

하얗게 휘날린다
---「겨울의 기쁨」중에서

투명한 아침 햇살이 나를 씻어내렸다
내 몸속을 빠져나온 어지러운 길들이 사방으로 흘러갔다.

나는 가끔
그때 그곳으로 나를 보낸다

그 깊고 고요한 눈 속으로
---「사원 밖의 노인」중에서

언덕을 올라가면
대여섯 평 메밀밭

눈밭에 헐벗은 메밀대가 서 있다

눈부신 햇살이 메밀밭에 금가루처럼 쏟아져 내린다
메밀밭이 눈밭에서 영원으로 가고 있다

나는 빛을 향해 손을 내민다

이 순간을 누구에게 어떻게 말할 것인가

빛을 손에 묻힌 채
언덕 마을을 지나간다
---「언덕 너머 마트에 가는 길」중에서

매일 바닷가를 걷는다

바다는 어제 높은 소리로 함께 웃었다
오늘은 조금 낮은 소리로 함께 울었다

바다에 눈이 내리면
바다는 부드러운 혀를 내밀어 눈을 삼킨다
눈은 세상에서 소리 없이 사라진다 바다가 된다

그 풍경은 조금 슬프고 많이 아늑하다

산책에서 돌아올 땐 편의점에 들러 고양이용 참치 캔을 산다 병원 옆 골목 길고양이들에게 간다
녀석들은 이제 내가 가면 다리에 머리를 비비며 아는 척을 한다

잠들기 전엔 솔방울 개수를 세어 본다

소나무 숲길에서 매일 하나씩 주워 온 솔방울이 스무 개가 되었다
돌아갈 날을 헤아린다

나의 집은 멀고 가깝다
---「오션시티호텔」중에서

나의 방을 찾아
긴 복도를 걷는 동안

얼음 같던 열쇠는 손바닥에서 녹아 버렸다

열쇠가 사라졌어
손이 투명해졌어

피아노를 치듯 열 손가락을 움직이자
복도에 걸린 그림 속 자작나무 숲이 술렁거린다
알 수 없는 바람이 몸을 뚫고 지나간다

그림 옆 방문 하나가 스르르 열린다

책상 위에 스탠드가 켜져 있다
불빛 아래
내 오렌지색 숄이 의자에 걸쳐져 있다

이곳이 마음에 든다
---「사라진 열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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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시들이 현재 진행형인 까닭을 생각해 보았는데 답이 쉽지 않다. 모든 생은 결코 끝나지 않는, 끝낼 수 없는 여행이라는 뜻일까? 모든 시들이 살아온 내용들로, 감상 섞인 단어를 쓰자면 ‘추억’으로 이루어졌음에도(모든 시는 그럴 수밖에 없고!) 문장은 늦가을 냇물처럼 흘러만 간다. 투명하게 살아 진행한다. 문장 아래에는 오롯이 씻긴 풍경과 소소한 사건들이 넘실거린다. 한 모서리도 훼손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시공(時空)에 그러나 아무나 볼 수 없는 무늬가 있으니 백숙현 시인의 탁월한 안목이 발견해낸 무늬일 것이다.

여행자로서 그의 발길은 세계 전체로 열려 있으나 그 발자국은 내 울타리 안의 그것과 같이 실감 있다. “사막을 오래 걸어온 얼굴”(「한밤의 초코케이크」)을 알아채고 “구름을 공부하면” “더 좋은 생활을 하게 될 것 같”(「구름을 공부하면」)다는 그의 조용한 고백을 따라서 독자는 ‘구름 공부’를 해 볼 수밖에 없다.

그의 시는 ‘밤 기차’와 같아서 그는 원주에 내리지만 기차는 원주 지나 ‘좋은 곳’도 지나 ‘천년 숲’을 가로질러 갈 것이다. 이승과 환상과 음표들, 겨울과 울음과 사원들 위를 오가는 소금쟁이의 발자국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의 시를 그 소금쟁이의 발자국에 비유해 본다.
- 장석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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