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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FIC-PICK-0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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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26쪽 | 272g | 130*205*20mm
ISBN13 9791193024423
ISBN10 119302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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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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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엊저녁부터 잔치 한가운데서 배 터지게 얻어먹는 중이다. 물론 내가 배가 불러야 위험하지 않다는 마을 장로의 판단에서겠지만. 이 곰의 후예들은 배가 남산만 하게 부른 짐승을 계속 먹여 대니 죽을 노릇이다. 더 미칠 노릇은 내 젖을 물고 놓아주지 않는 이 환장할 갓난아기다. ‘으악, 으악’ 하고 비명이 나올 만큼 젖꼭지를 기운차게 빨아 대다가, 배불러 자는가 싶어 슬금슬금 도망치려 하면 어느새 눈을 번뜩 뜨고는 양손 양발로 젖을 꾸욱, 꾹 눌러 가며 쥐어짜서 기어코 한 방울이라도 더 뽑아내는 것이다. 빠는 기세가 무슨 바람신 풍백(風伯)이 강풍을 흡입하는 듯하고, 강신 하백(河伯)이 물줄기를 들이마시는 듯하다. 끄윽, 끄윽, 낮은 신음을 하다 어처구니가 없어 도로 풀썩 누우면 소매춤 추며 지나던 아낙 무리가 “어머, 애 먹이려면 유모가 든든하게 먹어야지” 하고 큼지막한 고깃덩이를 입에 턱 하니 물려 주고 간다. 똥개 취급도 이런 똥개 취급이 없다.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명색이 산신 중의 산신이라는 이 산군(山君), 밀우(密友)가 말이다.
---「산군의 계절」중에서

“너는 누구냐! 내 집에서 뭘 하고 있지?”
“집이요?”
예쁜 초록색 사람은 이마를 살짝 찌푸리며 규의 물통을 내려다보았다. 규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만약 용소에 정말로 주인이 있어서 물을 떠 가지 못하게 한다면 큰일이었다. 어떻게든 물은 떠 가야 했다. 당황한 규는 무턱대고 한마디를 내뱉었다.
“사, 살려 주세요, 선녀님!”
“누가 널 죽인다더냐?”
초록색 사람은 어이없다는 듯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리고 선녀는 또 무슨 소리냐. 무례하기는. 용은 너처럼 인간으로 태어나서 그대로 자라는 게 아니다. 당연히 성별 같은 것도 없다.”
규는 용이라는 말을 듣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용에 대해 아는 건 없었다. 가뭄에 속이 타들어 갈 때 가끔 마을 어른들이 용신 님을 부르는 것을 몇 번 들어 본 게 다였다. 이 못이 용소라고 불리는 이유도 본래 용이 살던 곳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몰랐다.
---「용아화생기(龍芽化生記)」중에서

“알고 계신가요? 옛날 옛적에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없었어요. 사람은 자신들이 만들어 낸 꿈과 엉켜 살았지요. 지금도 그렇지만 사람이 늘 좋은 꿈을 꾸는 건 아니라서, 사람의 꿈이 만들어 낸 신이니 괴물이니 요괴니 하는 것들이 사람을 잡아먹고 못살게 굴었습니다. 신들은 사람을 인형처럼 가지고 놀고 용은 세상의 뿌리를 파먹고 거인은 벌레처럼 사람을 짓밟고 마녀는 아이들을 산 채로 솥에 넣고 도깨비들은 여흥으로 사람을 죽였어요.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희미한 상고시대를 들여다보면 사람이 신과 괴물에게 제물을 바치는 일이 허다했다지요. 그건 모두 인간이 꿈과 분리되지 못해서 생긴 일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꿈 중에는 좋은 것들도 있었지만 근원적인 해결책이 되진 않았죠. 진짜 변화를 가져온 건 맥이었습니다.”
너는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맥이 꿈을 먹기 때문인가요?”
“네. 맥은 인간에게 해가 되는 신과 괴물과 요괴를 잡아먹었습니다. 나쁜 꿈을 잡아먹고 인간에게 이로운 꿈을 남겨 두었지요. 사람들은 점차 좋은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길 바라자 태양이 움직였습니다. 자신들을 지배해 줄 사람을 찾자 왕들이 나타났고, 떠나길 바라면 또 사라졌습니다. 세상을 재단하고 합리와 이성을 찾길 바라서 색목인을 상상해 냈습니다. 과학이 태동한 것도 모두 사람의 꿈이지요.”
---「맥의 배를 가르면」중에서

“그래도 정 도와주고 싶다면 영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생각에 잠겼던 무명은 할머니의 말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나랑 계약 맺을래?”
할머니가 불쑥 내뱉었다.
죽은 자를 위해 산 자를 정화해야만 하는 진묘수는 때로 이승에 오래 머물기 위해 인간과 인연을 맺는 계약을 한다. 계약으로 이어진 인간이 살아 있는 한 진묘수는 자유롭게 이승에서 지낼 수 있었다. 대답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눈동자가 마치 무명을 잡아먹기라도 할 것처럼 섬뜩했다. 그 눈 안에 도사린 것은 인간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에 뿌리를 둔 존재가 뿜어내는 소름 끼치는 마력이었다.
“내가 네 피를 조금만 빨면 되는데.”
무명은 순간 뭐에 홀린 듯이 고개를 끄덕일 뻔하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죽은 자의 영토」중에서

다만 그 비늘 위에서 꿈틀거리는 회색 덩어리가 하나 있었다. 보아하니 흑삼릉이 베어 낸 철어의 촉수 토막 하나에 아직도 생기가 다하지 않은 듯하였다. 토막에는 주먹만 한 따개비가 하나 달려 있었기에 비늘에 스치면 작게 덜그럭 소리가 났는데, 그때마다 따개비 끄트머리에 이상하게 굼실거리는 움직임이 보여 흑삼릉의 시선이 문득 거기에 가닿았다. 자세히 보니 굼실거리는 것은 따개비가 아니라 그 주둥이 언저리에 빌붙어 살아가는 새끼손톱만 한 달팽이였다. 껍질은 투명하고 몸은 우유처럼 뿌연 것이 얼핏 보면 탁한 물방울이 묻은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아 흑삼릉은 기이하게 여기고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나 더욱 기이한 것은 그 달팽이의 뿔에 있었다. 둥그런 머리 위로 튀어나온 두 자루의 뿔 끝에는 모래처럼 자글자글한 덩어리가 하나씩 붙어 있었으니, 뿔이 쑥 들어가면 와르르 흩어졌다가 올라오면 어느새 다시 모여드는 것이 아닌가! 흑삼릉은 그 덩어리의 정체가 실은 아주 자잘한 게를 닮은 벌레들이 모인 것임을 곧 깨달았다. 즉 하나하나가 먼지만큼이나 작아 눈에 제대로 보이지조차 않는 미물들이, 곤의 비늘 틈에 사는 철어의 몸에 붙은 따개비의 주둥이에 둥지를 튼 달팽이의 뿔 위에서, 자기들이 구름 속에 있는지 바다 위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계속 바글바글 무리 지었다가 도망쳤다가 하는 것이었다.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그 모습을 한없이 응시하고 또 응시하던 흑삼릉이, 불현듯 깨우치는 바가 있어 속으로 가만히 혼잣말했다.
‘가장 커다란 곤의 일곱 배라. 저 작은 달팽이조차도 그 뿔에 빌붙은 게의 일곱 배보다는 훨씬 클 터인데, 고작 일곱 배라….’
---「달팽이의 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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