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나를 닮은 새 한 마리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12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53*225*20mm
ISBN13 9791165120856
ISBN10 116512085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눈이 감긴다. 보던 책을 덮는다. 고개를 돌려 무심히 가리개 속 매를 바라본다. 긴 봄, 해가 점점 엷어지고 산그림자가 드리웠다. 어미가 가장 한가한 때이다. 만고풍상을 함께한 소나무 둥치에 앉아서 어미 새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물고기 비늘처럼 촘촘한 매의 깃털은 바늘처럼 뾰족한 솔잎과 모양만 다를 뿐 같은 색이다. 보호색이다. 지엄한 구중궁궐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궁녀의 호신 습성일까, 아니면 발톱을 감춘 매를 위한 배려일까? 그러고 보면 매는 궁녀인 듯도 하고, 궁녀가 은애하는 왕인 것도 같다. 그리고 어찌 보면 한세상 있는 듯 없는 듯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는 나를 보는 것도 같다. 지금 나는 꿈을 꾸는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면서 꿈은 이어진다. ‘자각몽(自覺夢)’이다. 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숲도 얼굴을 바꾸었다. 바람의 방향도 달라졌다. 이리저리 다니던 바람은 나뭇가지 끝에서 머문다. 가리개 유리가 들썩인다. 매가 날개를 퍼덕인다. 그 매가 바람을 탄다. 매야, 그 바람을 타고 저 푸르른 하늘을 힘차게 날자꾸나.
--- 「나를 닮은 새 한 마리」 중에서

밥해먹기 귀찮을 땐 음식점에 가서 사먹어도 좋으련만 그동안 나는 너무 먹는 걸 소홀히 했다. 혼자 밥 먹는 거 흉도 아닌 세상인데 공연히 위축되어 그러지도 못한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여러 해 이어온 수영도 못하고,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면서 생활이 많이 단조로워졌다. 혼자 살면 이번처럼 갑자기 다치거나 아플 때가 문제다. 내가 건강해야 바쁘게 사는 자식들 걱정 안 시키고 나도 하고 싶은 일하면서 글도 쓰고 노후를 즐길 수 있을 텐데, 이번 일은 잘 챙겨먹고 건강에 신경쓰라는 신호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의무적으로 스트레칭과 맨손체조를 하고 제때 식사를 챙기려고 한다. 식품을 섭취할 때는 영양에도 신경을 쓴다. 휴대폰은 항상 눈에 잘 띄는 곳에 둔다. 그날 밤 불현듯 걸려온 H선생의 전화는 나에게 크나큰 위안이었다. 뜻밖의 연락도 반가웠지만 생각지도 못한 흰죽 처방은 어떤 의사의 치료보다도 훌륭했다. 요즘에 나는 종종 흰죽을 끓인다. 소화력이 약해지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흰죽 맛을 제대로 느낀 때문이다. 입맛 없고 심심할 때 간장으로 간을 해 먹는 흰죽이 나에게 별미가 되었다.
--- 「혼자 앉는 식탁」 중에서

쳇바퀴 돌 듯 무의미한 습관적 반복은 삶을 무료하게 하지만, 체험을 통한 긍정적인 반복은 인격을 완성시킨다. 오늘 만난 그 노인도 지하철을 이용해 젊은이들의 업무를 도와 심부름을 해주고 틈틈이 요양사 일을 하다보니 하는 일이 있어 늙을 새가 없다고 했다. 밝고 당당한 그의 삶은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은 2Y2R(Too young to retire)세대다. 나이가 든 사람들은 해보지 않은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퇴직 후 한동안 나는 특별한 희망이 없었다. 뒤늦게나마 접한 문학의 길은 내가 가장 잘 선택한 일이다. 칸트도 “할 일이 있고 희망이 있으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거미 몸에서 줄이 나오듯 글이 술술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글밭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며 뒹굴다가 완성작이 한 편 두 편 쌓일 때 나는 성취감을 느낀다. 누구 말마따나 나의 이런 행위가 쓰고 버리는 볼펜이 아니라 지식잉크를 충전하는 만년필이라 생각하면 그저 행복할 따름이다. 나 또한 문학동네에서 노닐며 은퇴(retire)하지 말고 타이어를 갈아끼우면서(re-tire) 인생마일리지를 쌓아가고 싶다. 유지필성(有志必成),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했다. 할 수 있다는 의지만 있으면, 상상만으로도 시공은 물론, 세상 어느 곳이든 오갈 수 있는 일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문학이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그것에 닿아야만 내 것이 된다. 체력이 문제이기는 하나 욕심만 조금 내려놓는다면 하나하나 천천히 못이룰 일도 아니다. 더디더라도 그러고 싶다.
--- 「인생 이모작」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