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Good을 위하여
공기와 물이 없다면 사람은 잠시도 살 수가 없다. 모든 생물도 마찬가지다. 공기와 물은 태초에 충분히 풍부하게 있어서 값을 치르지 않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자유재(free good)였다. 그러나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은 점차로 공기를 덥게 하고 물의 부족을 가져오게 하였다. 소위 지구온난화와 이로 인한 기후변화의 결과로 대기의 온도가 올라가 생태계가 적응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지구상 인류의 22억 명이 물부족 상태에서 살고 있으며, 35억 명은 위생시설이 없이 비참한 고통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또한 급격한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태풍의 빈도가 잦아지고 그 강도도 커지고 있는 반면에 일부 지역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만연하고 확대되어가는 추세에 있다. 그 결과 갈수록 물과 식량의 공급은 한정된 공유재(common good)가 되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Global Good’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공익이 되는 것’이라는 의미로서 우리 민족의 ‘홍익인간’ 정신과 연결된다. 이것은 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면서, 모든 생명체가 존엄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가치이다.
인류 문명은 개인들의 성장과 사회적 시스템을 발달시키면서 물질적 풍요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탐욕이 지나쳐 지구적 문제인 기후위기, 물 위기 등을 초래하고 말았다. 이런 현상은 모든 국가가 Country Good을 추구하며 자국의 발전에만 치중하면서 초래된 결과이다. 하지만 이제는 국가 간의 이해 충돌로 야기되는 지구적 문제가 중요한 해결과제로 부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정할 수있는 지구적 질서가 아직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아 문제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제기한 기후위기 등의 문제는 지구적 현안으로서 지구공동체의 일원인 우리가 Global Good을 지향하는 가운데 해결될 수 있는 일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UN 회원국들 대부분이 자국의 이익만을 고려하는 Country Good에만 치중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질서 확립이 요원한 현실이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인류에게 닥친 기후위기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불과 몇 십 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서둘러 모두 함께 해결하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해 최우선으로 필요한 것은 인류가 하나의 운명 공동체임을 자각하고 모든 생물종과 풍요로운 공존을 하겠다는 뜻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개인, 조직, 사회 그리고 국가 등 모든 인류공동체가 Global Good을 지향하는 문명사회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져야 기후위기 및 물 위기 등의 난제들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Global Good은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필요하다
첫째, 모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민족이나 국가를 초월한 지구공동체를 이루지 못하면, 인류는 기후위기, 물 위기, 양극화 등 생존에 필수적인 난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Global Good을 추구한다면, 인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인류가 지속 가능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모든 생명체와 풍요로운 공존을 위해 필요하다. 지구에는 다양한 생물종이 존재하며, 이러한 생명체들은 서로 연결되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인류가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고, 공존하기 위해서는 Global Good을 추구하는 가운데 선형적 사고를 순환적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인류의 새로운 가치창조를 위해 필요하다. 인류는 다른 생물종과 풍요로운 공존이 가능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한 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 같은 새로운 지구공동체를 창조해야만 한다. 인류는 특유의 창조성 등을 바탕으로 지구공동체를 이끌어갈 가치를 창조해 내야 한다. 이런 가치 창조의 지향점으로 Global Good을 추구해야 한다.
따라서 Global Good에 대한 인식 제고 및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세계 여러 나라가 이러한 Global Good을 교육이념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도 교육기본법 제2조에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중략)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Global Good이 개인들의 생활과 기업의 사업모델, 그리고 국가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함은 물론이고, 국제적인 협력 등을 통해 전 세계가 하나의 운명공동체가 되도록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지구적 윤리관(Ethical)과 지속가능한(Sustainable) 발전을 통해 지구적 선(Global Good)을 추구하는 프레임워크로 ESGG(Ethical Sustainable Global Good)를 제안한다. 전 세계 모든 인류가 ESGG를 통해 Global Good을 지향하며, 기후와 물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문명사회 건설에 동참하길 기대한다.
UN총회의장협의회 의장 한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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