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갈래의 미학
리뷰 총점10.0 리뷰 3건 | 판매지수 156
정가
8,800
판매가
7,92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84쪽 | 130*200*15mm
ISBN13 979119296896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엄마를 요양원에 다시 데려다주고 난 뒤에 버스 안에서 우연히 세라의 딸 재이를 만났을 때 나는 이것이 어쩌면 내 인생의 라이트모티프(leitmotiv)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9

사실 나는 세라의 그런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인생에는 라이트모티프가 존재할 수 없고 또 존재하면 안 된다고도 생각했다. 특히 그때의 나는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었기에 내가 겪는 일들을 라이트모티프로 인정해버린다는 것은 곧 스스로 내 인생을 비극으로 낙인찍는 것과 다름없었고, 그러면 정말 패배주의 혹은 허무주의에 휩싸여 그 시기를 극복해내지 못하게 될까봐 두려웠다.
--- p.10~11

참 이상한 일이었다. 아예 모르는 사람과도 이야기를 하다보면 비슷한 구석을 종종 발견하기 마련인데 세라와 나는 어떻게 그렇게 다를 수 있었는지. 그토록 다른 우리가 어떻게 인생의 한 시기를 함께할 수 있었는지.
--- p.11~12

나는 재이의 동그란 뒤통수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아, 정말 두상마저 세라와 닮았구나! 하고 감탄했고, 내가 수많은 요양원 중에 다름 아닌 그 요양원에 이끌렸던 여러 가지 이유 중에 세라가 있다는 것을, 그 사실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써 눌러왔지만 이제는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또한 세라의 SNS를 가끔 들여다보며 언젠가는 예전처럼 인연이 닿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는 것과, 처음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가까워졋던 것처럼 다시 한번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바랐다는 것 역시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 나는 어쩌면 언제나 우리의 서먹해진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을지도 몰랐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진 우리의 길을 재차 맞닿게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 p.15~16

미국에 가자!
웬 미국?
자유의 나라로 떠나는 거야!
아니, 무슨 갑자기. 일단 목소리 좀 낮춰.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자!
야! 다들 쳐다본다고.
나는 세라의 옆으로 다가가 입을 막았다.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나는 계속 세라의 입을 막으려 했고 세라는 내 손을 치우려 했다. 그러다 세라가 자신의 입을 막은 내 손을 날름 핥아버렸는데 나는 결국 못 참고 악! 소리를 내지르며 손을 뺐다. 나는 이겼다는 듯 우쭐거리는 세라에게 미친 거 아니야? 했고, 세라는 물티슈로 손을 닦는 나에게 미치면 좀 어떠니? 하고 대꾸했다. 진짜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세라도 피식 웃었다. 우리는 피식피식거리다 아예 눈물이 날 정도로 한동안 웃었고 그대로 나란히 앉아 소주 한 병을 더 시켜 마신 뒤 완전히 취했다.
--- p.17~18

절정에 치달은 모든 것들이 이내 추락하듯 그토록 좋았던 여행이 우리가 멀어지는 계기가 된 건, 여태껏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고 앞으로도 말할 수 없을, 나이아가라폭포에서의 이틀째 밤에 우리 사이에 일어난 작은 해프닝 때문이었다. 그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벌어진 일이라 그것에 대해 미리 생각할 틈도 대처할 틈도 없었다.
--- p.27

나는 맹렬하게 쏟아져내리는 폭포수를 바라보며 문득 이틀 내내 봤던 폭포인데도 불구하고 새삼 색다르게 보인다고 생각했다. 다리를 하나 건넜을 뿐인데, 보는 방향이 달라졌을 뿐인데, 이토록 다를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그래서 멀거니 서 있는 세라에게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쪽에서 보는 거랑 정말 다르지 않아? 고백하건대 나는 그때 세라가 당연히 내 말에 동의할 거라고 예상했었다. 세라가 그러게, 하고 대답할 거라고, 그러면 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웃음을 터뜨릴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세라의 반응은 나의 기대를 빗나갔다.
그래도 같은 폭포인 건 변하지 않잖아.
보는 방향이 완전히 다른데도?
나는 어쩐지 울고 싶은 마음이었다. 세라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차분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관점에 따라 본질을 다르게 규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세라의 그 말은 나에게는 폭포 이야기로 들리지 않았다. 어젯밤에 우리에게 있었던 일들을 부정할 수 없다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 p.30~31

우현은 얼이 빠진 사람처럼 멍하게 서서 그 사진을, 그러니까 십 년 전 자신이 열 살배기 소년이었을 때 가족들과 태국에 놀러갔다가 코끼리 트래킹을 하며 찍은 바로 그 사진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사진 속에는 사람 네 명과 코끼리 두 마리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한 코끼리에 엄마와 우현이, 다른 코끼리에 아빠와 우현의 세 살 어린 여동생인 우진이 올라탄 채였다. 우현은 코끝을 만지작거리며 사진을 구석구석 훑어보다 이내 활짝 웃고 있는 어린 우진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언젠가 우진이 치킨을 먹다가 언급했던 ‘파잔(phajaan) 의식’을 떠올렸다. 파잔은 아기 코끼리를 묶어두고 저항을 하지 못할 때까지 때리고, 찌르고, 굶겨서 자의식을 파괴하는 의식이라고, 그 지독한 의식 끝에 겨우 살아남은 코끼리는 관광 자원으로 활용된다고 했다.
--- p.43~44

심장도 지나치게 빨리 뛰고 있었다. 역시 지금이라도 엄마 아빠한테 말을 해야 되나? 아니면 경찰에 신고를 해야 되나? 그러나 자신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달라며 부탁하던 우진의 목소리가 떠올라 함부로 그럴 수 없었다. 우진의 연락을 조금만 더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우현은 무너지듯 소파에 주저앉아 초조하게 중얼거렸다.
--- p.46

그렇다 한들 어차피 우현은 선배의 일에 관심이 없었다. 얼굴과 이름만 아는 선배의 일에 굳이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내 일도 아닌데, 뭐.’ 우현에게 연민과 개입은 별개의 문제였다. 게다가 그런 양아치 같은 놈을 만난 선배의 잘못도 조금은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동생인 우진과 이야기를 하며 그 선배를 떠올리게 되는 날이 올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었다.
--- p.62~63

우현은 고집이 센 우진을 설득할 방법을 고민하며 우진을 바라보았다. 우진과의 물리적 간격이 그토록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동생이 더없이 멀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세 살 차이가 무색하리만큼 친밀했었는데, 언제 이렇게 아득해진 걸까. 똑같이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왜 자신이 아닌 자신의 동생이 하필이면 이런 위험에 처하게 된 걸까. (…) 혹시 어쩌면 자신은 동생에게 이런 비슷한 일들이 닥칠 수도 있다는 것을 조금은 알고 있었던 건 아닌지. 살아오며 어떤 일들을 목격하거나 접했을 때 설마, 하면서도 내 일이 아니니까 외면하고, 미루고, 피하지는 않았는지. 우현은 이 일이 우진 말고 다른 사람의 일이었다면 자신이 어떻게 반응했을지 상상해보았다. 과연 지금처럼 ‘네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래’ 하고 다독여줄 수 있었을까?
--- p.65

우진은 눈을 반짝거리며 조잘거렸었다. 오빠, 제주도에서 개나리가 피고 나서 보통 이십 일이 지나면 서울에서도 개나리를 볼 수 있대. 제주도와 서울의 직선거리가 440km인데, 20으로 나누면 하루에 22km씩 봄이 올라오는 셈인 거지. 이렇게 말하면 엄청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 같지? 그런데 그걸 24로 다시 나누어 시속으로 따지면 시속 900m라는 거야. 시속 900m면, 놀라지 말고 들어. 세 살짜리 아기가 찬찬히 걷는 속도에 불과하대. 그렇게 아기 발걸음으로 이십 일 만에 온 나라를 꽃피우는 거야. 정말 사랑스럽지 않아? 그러곤 덧붙였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 p.67~6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2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7,9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