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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시

죽음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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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35*200*20mm
ISBN13 9788966551736
ISBN10 896655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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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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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요령껏 하겠다고 엄마를 설득한 종기는 출근 시간이 다가오자 물류센터로 가는 셔틀버스에 올랐다. 목적지까지 이십 분가량 남았을 때였다. 전화벨이 울렸다. 이름이 떴다. 구윤재였다. 전화를 받았다. 여자였다. 구윤재 엄마라고 했다. 박종기 사원이냐고 물었다. 회사 동료인지, 윤재를 잘 아는지 물었다. 지난번 문자를 받았는데 이제야 연락드려서 미안하다는 말도 했다. 한동안 한숨 소리만 이어졌다. 한숨이라니. 구윤재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윤재 엄마는 “윤재가, 우리 윤재가, 그제 새벽 두 시쯤에 내 아들 윤재가, 그쪽 물류센터 2층 화장실 바닥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서….” 더듬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던 구윤재 엄마는 윤재가 죽었다고 했다. 빈소도 없이 병원 냉동고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누워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산업재해로 인정하지도 않고 여러 가지로 불리한 상황이라며, 그날 윤재에 대한 동선을 아는 만큼만 증언해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죽음의 시」중에서

액자 안에는 사진이 있었다. 늙은 여인이었다. 막내 또래는 뭉툭한 보자기를 가슴에 품고 있었다. 남주가 영미를 보며 입을 열었다.
“유하는?”
“왔다네.”
“왔구먼, 죽음을 왜 숨겼는가?”
“유하가 저세상으로 갔다고 말하먼 자네가 안 올 것 같응께…. 그라고 유하가 이 시상에 있다고 했을 때 자네 맘하고, 저 시상으로 떴을 때 맘도 알고 싶었네. 오늘 아침에는 말하 고 싶었는디 참말로 입이 안 떨어지등마.”
영미가 치마 끝단을 잡고 눈을 훔쳤다.
“유하가 우리 집에 온 지 십 년도 넘었는디, 그때 자석들 데리고 내 집에 와갖고 나한테 부탁하고 갔네. 보리장나무숲에도 가서 자네 이야기도 함시롱. 죽으먼 여그다 뼛가루를 뿌려 달라고. 여그가 자네하고 유하가 만난디 앵인가?”
“….”
영미 아들과 며느리가 돗자리를 펴고 제상을 차렸다. 젊은 남자가 영정 사진을 제상에 올렸다. 막내 또래의 남자는 제상에 보자기를 올려놓고 풀었다. 유하의 항아리였다.
---「마지막 동창회」중에서

잠시 후였다. 굴뚝 난간을 향해 연이 솟아올랐다. 가오리연이었다. 소녀의 연이었다. 소녀가 뉴셀 담장에 올라 가오리 연을 날리고 있었다. 소녀는 얼레를 붙잡고 실타래를 풀며 더 높이 더 멀리 날려 보냈다.
루리!
시인이 소리쳤다.
“동규 씨! 보이죠? 따님이 연을 날리고 있어요.”
동규는 몸을 일으켰다. 하늘을 가르는 연과 소녀를 바라보았다. 연은 꼬리와 귀에 글자를 달고 솟구쳐 올랐다. 좌우로 비행하다 바람에 밀려 멀어지며 곤두박질치는가 싶더니 땅을 박차고 솟아올랐다. 연은 ‘아빠 빨리 내려오세요’를 꼬리에 달고, 두 귀는 ‘함께 밥 먹어요’를 단 채 날갯짓을 했다. 오 작가가 확성기를 들고 소녀에게 다가갔다. 확성기에서 소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빠, 빨리 내려오세요’.
‘아빠, 함께 밥 먹어요’.
---「시인과 소녀」중에서

숲과 함께 징매이고개로 향했다. 고개를 넘고 생태 터널을 빠져나왔다. 부대 앞에서 공촌사거리로 가는 버스를 타고 내렸다. 버스가 지나왔던 경명대로 변을 걸었다. 징매이고개에 다다르자 인적이 끊겼다. 주변은 우거진 숲이었다. 주호는 잠시 후 계양산의 도둑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말했다. 연희진에서 서울로 가는 최단 거리 코스는 징매이고개 길이었습니다. 서울로 가려는 사람들, 서울로 가야 하는 짐을 실은 전라도와 충청도의 범선이 서해안 뱃길 따라 연희진에 당 도했고, 하선한 사람들은 이 고개를 넘었습니다. 조정의 세곡 창고가 있는 서구 원창동 환자곶에서도 세곡을 등에 지고 말에 얹고 넘어야 했습니다. 고갯길은 지름길이었지만 사람들 은 쉽게 넘을 수 없었습니다. 화적(火賊) 때문이었습니다. 화적들에게 물건을 몽땅 빼앗기거나 화적들이 제시한 통행료를 그들에게 뜯겨야만 고개를 넘을 수 있었죠. 탈 없이 고개를 넘으려면 천 명이 함께해야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징매이고개는 천명고개라고도 했고, 임꺽정고개로 불리기도 했답니다
---「계양산기」중에서

“이장님!”
이장을 불러놓고 사립 밖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이장님. 오빠가 와요. 애리도 와요.”
미주는 배를 가리키며 이장 댁을 벗어났다. 이장은 미주를 불렀지만 앞만 보고 걸었다. 그리고 뛰었다. 이장은 미주를 뒤쫓았다.
“미주야!”
“오빠가 약초를 가지고 왔어요. 애리도 왔어요. 오빠가 날 불러요. 애리가 빨리 오래요.”
이장은 뒤통수에 대고 소리치며 주저앉았다.
“아니여, 그 배는 아닌 것 같어. 가지 마랑께!”
미주는 달렸다. 고구마밭과 수수밭, 소나무숲을 지나 해변 의 바윗길을 따라 선착장으로 내달렸다.
이후, 미주는 돌아오지 않았다.
---「환각의 도시, 그리고 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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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죽음의 시』는 몰입감을 높이며 단숨에 읽게 하는 마력이 있다. 이야기는 탁월한 묘사와 속도감 넘치는 문장으로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야깃거리는 가볍지 않다. 작품의 서술자는 깊고 넓고 예리한 눈으로 역사와 사회를 천착한다. 작품을 통한 진단은 통렬하여 어느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겠다. 작품집에 수록된 소설 속 인물들은 남태평양 센토사에서 블라캉 마티의 언덕을 오르거나 감옥 같은 공간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눈 내린 마을의 하우스와 반지하를 회상하는가 하면, 환각에 휩싸여 도시의 거리와 섬을 오간다. 그들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 이웃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이웃이 겪은 이야기나 다름없다. 묵직한 주제로 밀도를 높인 이 소설집은 진정한 리얼리스트의 글을 맛보기에 충분하다.
- 윤정모 (소설가·한국작가회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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