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스라엘 하이파대학 영문학 석사,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여성문학 박사, 프랑스 파리 제8대학에서 여성학으로 석사학위(D.E.A)를 받았다. 여성주의, 가정, 기독교, 아동 교육, 다중언어 문화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는 『세계를 놀이터 삼아』, 『나는 튀기가 좋다』가 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남편과 두 아이, 그리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펠릭스와 함께 살고 있다.
온 세상이 눈으로 덮인 바깥에, 기다란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 앉아 있었습니다. “‘죽음’이 당신 집에 들어갔었지. 난 그가 서두르며 자네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것을 보았어. ‘죽음’은 바람보다도 빠르고 자기가 가지고 간 것은 절대로 돌려주지 않아.”
어머니는 큰 호수에 다다랐습니다. 호수에는 큰 배는 물론 나룻배 한 척도 없습니다. 호수는 얼어 있었는데, 걸어서 건너기에는 얼음이 두껍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호수 속으로 들어가 헤치고 나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얼어 있었고 물도 너무 깊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찾으려면 어떻게든 그 호수를 건너야 합니다. 어머니는 호수의 물을 다 마셔버리려고 작정하고 엎드렸어요. 물론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가엾은 어머니는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죽음’이 가냘픈 작은 꽃을 잡으려고 긴 손을 뻗었어요. 어머니는 행여 ‘죽음’이 그 꽃의 이파리 하나라도 다치게 할까 두려운 마음에 ‘죽음’의 손을 낚아채어 꽉 움켜쥐었어요. 그러자 ‘죽음’은 그녀의 손에 입김을 불었습니다. ‘죽음’의 입김은 이 세상 어느 바람보다도 차가웠습니다. 차갑게 곱아버린 그녀의 손은 그의 손에서 툭 떨어져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