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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우표

꽃잎우표

오세영 | 해냄 | 2000년 05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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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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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3373246
ISBN10 897337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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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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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오세영
1942년 전남 영광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국문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5~1968년 박목월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지금까지 『반란하는 빛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무명연시』『불타는 물』『사랑의 저쪽』『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어리석은 헤겔』『눈물에 어리는 하늘 그림자』『아메리카 시편』등 시집 9권과 『한근 근대문학론과 근대시』『한국 현대시 분석적 읽기』『한국 낭만주의시 연구』등 학술서 11권을 간행하였다. 서정성을 모더니즘의 언어와 잘 조화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근래에 여기에다 동양적 사유의 세계를 깊이 모색하고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을 받았으며 현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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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있다고 생각되어 갑자기 외로운 마음이 들면 뒤란에 가서 한 그루 포도나무를 쳐다보거라. 푸른 하늘을 닮은 청포도 알들에서 여러분들은 지그시 바라다보는 사랑하는 사람의 눈동자를 발견할 것이다. 홀로 있다고 생각되어 갑자기 슬픈 마음이 들면 울밑의 작약을 만져보거라. 겨우내 언 땅을 밀치고 뾰족이 속아오른 새움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낄 것이다. 홀로 있다고 생각되어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면 뒤꼍의 청청한 소나무를 바라보거라. 그가 눈밭에 솔방울 하나를 툭 던질 때 여러분은 사랑하는 사람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홀로 있다고 생각되어 갑자기 허무한 생각이 들면 뜰의 국화 옆에 서보거라. 노오란 그 꽃잎을 터뜨릴 때 여러분은 사랑하는 사람의 향기로운 숨결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홀로 된다는 것은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 외로움도 두려움도 아닌 것이다.
--- p.155
그때 그 편지는 지금 어디 갔는가, 그 사이에 끼워둔 꽃잎은, 그 꽃잎에 밴 재스민 향기는.... 우표는 인간이 만든 통신 수단만은 아니다. 바람에 분분히 날리는 꽃잎 역시 하늘 가던 우표들이 아니던가. 세상의 존재는 누가누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줄 아는 법. 범하늘의 별은 반짝이는 빛을 통해서. 말없는 청산은 흐르는 물을 통해서, 말없는 청산은 흐르는 물을 통해서 누군가 그리운 이에게 안부를 묻는다.

언제인가 보내리라던 그 기약은 이미 잊혀진지 오래, 편지의 내용조차 지금은 기억에서 희미해졌지만 그러나 기다림에 지친 내 젊은 날의 편지도 이제 한 장의 꽃잎 우표에 붙여진 채 스스로 먼 하날으 주소를 찾아 내 곁을 떠나간 것이 틀림없다.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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