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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의 바다를 건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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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150*210*20mm
ISBN13 9788996462088
ISBN10 89964620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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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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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에겐 용기라는 장치가 필요하다. ‘나는 우울증 환자’라고 인정할 수 있는 용기 말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우울증은 용기가 없어서 벌어지는 문제’라는 식으로 비약하고 싶지는 않다. 병원에서 진단받을 정도의 우울증이라면 이미 용기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영역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다.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 실종신고를 하는 게 먼저다. “내 정신이 가출한 것 같다”라고 말이다. 아이가 실종됐을 경우 골든타임이 2~3시간인 것처럼, 정신을 되찾는 것 역시 타이밍을 놓치면 장기 미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
--- p.16

그러니까 대부분의 후천적인 우울증은 성격이 부정적이어서 생기는 마음의 병이 아니라, 문제를 회피하려다 보니 성격이 부정적으로 굳어버리면서 생겨나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이 갑자기 성격이 긍정적으로 변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높은 확률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죽으면 더 이상 삶으로 고통받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뻐하고 있는 것이다.
--- p.21

당신은 누군가의 더러워진 감정 그릇을 닦아내 줄 수세미가 아니라, 살아있는 인간이다. 당신이 녹색 수세미가 아니라 살아있는 인간으로 남고 싶다면, 당신이 바뀌어야만 한다. 당신이 알고 있는 지금의 지식이나 지혜는 영원하지 않다. 세상이 변하는 것을 이해하고, 담대하게 낡은 나를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늘상 새로운 도전이 당신 앞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며, 당신은 앞으로 달려나갈 것이다. 우울에게 목덜미를 붙잡히기 전에 이미 저 멀리 도망쳐 있을 것이다.
--- p.103

우울증의 큰 원인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할 걸 포기하지 못해서, 어떻게든 억지로 쥐고 있으려는 과정에서 악화되는 경우가 정말 많다. 그만큼 우리는 포기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포기는 그간의 기회비용을 모두 날리는 것처럼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포기하지 않는 것만이 용기가 아니다. 멈춰 설 때를 아는 것이야 말로 용기가 필요하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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