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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산벚꽃 환해지겠다

내일이면 산벚꽃 환해지겠다

전망시인선-010이동
오미옥 | 전망 | 2023년 12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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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28g | 130*205*10mm
ISBN13 9788979736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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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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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흐른다
당신이 앉은 둘레를 가만가만 돌며
스며드는 어떤 웃음 같은

연둣빛 버들잎을
톡, 톡 두드리고 가는 음색들
오랫동안 바이러스에 갇힌 우울
이내 환해져 오는

당신과 나의 어긋난 문장들이
이내 푸르러지는

그래, 내일이면 산벚꽃 환해지겠다
---「봄비」중에서

얼마만큼 순해져야
네 소리에 가까이 갈 수 있나

산벚꽃 피는 소리를 듣지 못 했느냐고
산벚꽃 지는 소리마저 못 들었느냐고
내 안의 생이 자꾸 물어 온다

내가 감당해야 할 절망을
앞서 걷는 당신은 알기나 한 건지
서러운 봄날,

그러니 어쩌랴
산벚꽃 피는 자리에서 실컷 꽃구경이나 하자고
마음 환해져서 내려오는 길

누군가 버리고 간 깨진 흙피리
주워 보니 새 울음소리가 난다

새의 울음을 줍는다
---「소리를 줍다」중에서

그 애는 새를 무서워했다 날카로운 부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을 일으키며 눈물을 흘렸다 뾰족한 부리가 금방 꽃잎의 눈을 쪼아 버릴 것 같아 불안해했다 결코 새를 사랑하는 일을 허락하지 않았다

빨갛게 충혈된 손가락이 새의 발가락을 닮았다고 말해 주었을 때, 고흐를 그리던 붓을 흔들며 마른 억새처럼 눈빛이 서걱거리던 그 봄날 함께 유리딱새를 만났다 내가 좋아하는 올리브 빛 그 부드러움 앞에서 그 애는 발작을 일으켰다

새는 우리가 그리는 자유야 라고 해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내가 사랑한 유리딱새의 부드럽고 잔잔한 부리와 발가락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수록 그 애는 내게서 자꾸만 멀어져 갔다

천공을 날아다니는 자유로운 새들의 부리에 끝내 다가설 수 없는 그 애의 고단한 각도

화실에 앉아 오래전에 떠나간 새를 그리던 섬약한 손가락 사이로 야생의 하루가 빠져나간 그림들, 캔버스 위에서 영혼이 없는

눈이 없는 새의 그림은 새들을 우울하게 했다
---「새들의 우울」중에서

한사코 따라나선 길
발걸음마저 뜨겁게 불타올랐다

붉은 숲에 들어
문득 먹먹해지는 마음
사는 일이 이토록 간절한 공양인 것을

돌아보면
누군가 나를 부를 것 같은
무아지경의 숲에 들어
슬프도록 고운 마가목 열매를 생각했다

한 생을
저렇듯 붉게 살다 갈 수 있는 마음
오래오래 들여다보았다
---「붉은 숲」중에서

남편도, 아들도 잃은 어머니는
추운 겨울밤에도
저고리를 벗은 채 창문을 열어야 잠이 들었다

경찰서에 불려가 생동백나무 몽둥이로 맞고 돌아온 밤이면
어머니 온몸에는 붉은 동백이 피어났다

몸뚱어리마다 동백꽃 피우던 어머니는 가고
세상에 혼자 남아 빨갱이 딸로 도장 찍힌 나는
네 살 때 잃은 아버지 얼굴 기억하지 못해도
파출소에 수시로 불려가 감시당했다

내 마지막 소원은
아버지 이름에 찍힌 붉은 도장 지워내는 일
천근 같은 억울한 누명 벗겨낼 수 있다면
해마다 동백꽃 피는 계절이 와도 서럽지 않으리

온몸에 열꽃처럼 동백꽃 피우며 살다 간 어머니
그 동백꽃 눈물로 바라보지 않으리
---「동백꽃 피는 어머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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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절(言語節)이다. 말이 모자라 설명할 수도, 묘사할 수도 없는 우리 현대사의 불편한 진실이 숨을 멎게 한다. 제주 섬의 정방폭포 굴비 두름이, 여순의 열세 살 순이가, 금남로의 오라비가 있다. 현장에서 숱한 증언채록을 하며 차마 시어로 담지 못하고 꾹꾹 눙쳐둔-연 가르고, 행 가르지 못한-사연은 얼마나 될까, 모르지 않는다. 어둡고 외진 곳에, 짓밟히고 서러운 사람들에게서 눈길을 거두지 않는 시인의 혼이 지치지 않기를.
- 강덕환 (시인)
오미옥의 시편들을 관류하는 정신은 사람과 사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그 관심과 애정은 지금은 내 곁에 없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삶에 대한 넉넉한 긍정으로 귀환하여 “당신이 앉은 둘레를 가만가만 돌며” 시인의 삶을 끌어간다. “배추밭 주인의 허락도 없이/만삭의 몸을” 푼 배추벌레를 바라보며 “누군가의 생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던” 시인은 작고한 어머니와 서울로 간 딸과 자신을 잇는 여인 삼대(三代)의 삶을 반추하고 직조한다. “신혼의 단꿈을 다시 꾸는 어머니를 위해/벌써부터 우리는 태몽을 꾸기 시작”하는 것은 어머니의 삶을 현재에 재생시키고자 하는 시인의 꿈이다. 또한 “아직도 풍겨오는 젖내 나는 너의 맨살”을 그리는 어미 된 자의 애틋한 마음들이 이 시집에 가득하다. 강인하면서도 애틋하게 이어지는 모계의 전통과 정신은 “한데서 끈끈한 점액질로 발효되어” 공동체를 향해 뻗어 나가 시인으로 하여금 역사와 현실의 문제로 향하게 한다. 그런 면에서 오미옥의 시편들은 여염집 아낙의 살림집이며 역사와 현실의 훼절을 용납하지 않는 결기 어린 고백이자 다짐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송태웅 (시인)
오미옥의 시를 읽으면서 우리는 시가 생명을 가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시는 모성의 감성을 바탕으로 끝없이 출렁대고 있다. 그녀의 시가 가족의 이야기로부터 사회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면서 새로운 시적 변화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그 변화는 시적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는 근본 바탕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출렁대는 생명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녀의 시가 새로운 가능성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이 변화의 의미에 있다. 변한다는 것은 통한다는 것을 말한다. 막히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통하게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그녀의 변화는 첫 시집을 낸 후 여순 사건의 증언록을 채록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된 많은 사람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삶에 공감하게 되었을 터이고, 그 사람들의 한을 안으로 받아들이면서 삶의 근원적인 문제를 고민했을 터이다. 그 고민이 그녀의 시가 가족의 이야기에서 사회적 이야기로 나아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녀의 시가 그저 가족의 이야기에서 사회적 이야기로 자리를 옮겼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의 변화가 시적 변화와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 서사에서 사회적 서사로의 변화는 작은 역사에서 큰 역사로 나아가는 것이고, 그것은 인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가족의 이야기에만 머무를 때는 그 이야기가 개인의 한과 슬픔으로 끝날 수 있지만, 그것이 사회적 이야기로 나아가서 공통의 문제로 떠오를 때는 역사 속의 개인의 문제라는 인식의 변화로 나아가게 된다. 결국 개인의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 문제의 궁극에는 사회와 국가, 그리고 역사까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번 시집을 통해서 여순 사건의 역사가 개인의 문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 나아가서는 국가의 문제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 황선열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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