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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고을 제12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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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26쪽 | 502g | 132*212*18mm
ISBN13 9791192635194
ISBN10 119263519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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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오후 햇살은 눈부셨고
눈물에 어른거려 반짝였다
하얀 돌멩이 위로 갈대 몇 대와
긴 머리를 풀러 놓은 것 같은
긴 풀잎은 바람에 흔들렸다

저곳이 뭐시 그리 서럽다고
눈물의 공명은 커지고
멈춰지지 않는 애석한 마음은
아무도 없는 곳이었으면 했다
작은 두 손으로 가린 햇살 사이로
눈물은 더 반짝이며 흘러나오고
세상은 작은 울음소리 외에는 고요했다

잠이 내려왔다 울고 나면 그렇듯
억지로 눈물을 재우려다
그만 눈을 감고 말았다
옆에 있어준 따뜻한 손이
끝내 다 닦지 못한
나의 남은 눈물을 닦아 주었다
---「권윤희, 눈물이 잠들 때」중에서

내년 봄에
결혼 준비로 부산한 아들!

예비 며느리를 소개하는
아들에게 물었다
“너네는 서로
어디가 그렇게 좋았니?”

‘물어보나 마나
제 눈에 안경이겠지!’

내 생각을 읽었는지
녀석들이 서로 바라보며
피식 웃는다

그래
잘 살면 돼
우리처럼 행복하면 돼!
---「김선규, 안경」중에서

골목 어귀에 들어서면
양철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그 집만의 향기가 있다
해걸음한 시간은
무언지 모를 쓸쓸함으로
고독하게 만들기 일쑤였고
낡은 골목을 찾아가면
지금도 손을 흔드는 작은 아이가 있다

이제는 여름에 대해 말할 수 있다
먹구름 가득한 하늘을 본다
길섶에 핀 달맞이꽃
개망초까지 달려와 안기는
몽환적인 동네에서
썩은 사과의 한쪽을 도려내고
먹었던 것처럼
나를 도려내고 남은 나로
살아가는 오늘을 본다

그래, 더 망가져도 좋다
온전하지 못해 상품의 가치는 없지만
그래서 버리지 못하는
나를 잔인하도록 사랑하기로 했다
아직은 슬픔도 셀 수 있으므로
---「양경숙, 더 망가져도 좋다」중에서

인색한 뇌에 저장된 감정의 서사성
치열한 성찰과 탐구 그리고
형체가 없는 불확실성
문학에게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들
좌절을 맛보았고 희망도 엿보았다

시맥 경화에 걸린 시의 물음표
머리에 떠오르는 건 아마도 난감표
화성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고
자유를 꿈꾸었지만
로댕이 말했다
생각이라는 걸 좀 하라고

내 삶이
내 것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은
시의 혼돈에 빠져 죽었다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상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들」중에서

눈이 난다
땅으로 떨어지는가 싶더니
온몸에 힘을 주어
로켓처럼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서로 쫓고 쫓기며
까르르까르르
아파트 창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바람에 썰매를 타기도 하고
걷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며
---「강영란, 눈이 난다」중에서

봄 햇살이 온몸을 쓰다듬는 날씨다. 미역국 속 잘 익은 소고기가 혀에 둥글게 퍼지는 아침이다. 든든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호기롭게 집을 나선다.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출판사지만, 기획출판 제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출판사 편집장과 미팅 가는 중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동화 작가가 되고 싶었다. 아이들의 풋풋한 동심을 누구보다도 좋아한다. 기발한 소재라고 칭찬받았던 `지우개의 눈물`이라는 동화 수필 작품과 `가위바위보`라는 역시 동화 수필 작품으로 여러 군데 공모전에서 당선 통보와 기획출판 제의를 동시에 받았다. 나는 당선을 포기하고 출판을 선택했다.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집 앞이 한참 공사 중이다. 새로 포장한 아스팔트 위를 걷고 있다. 콜타르가 묻어 구두 밑창이 끈적인다. 바로 앞에서 할머니 두 분이 길을 걷고 계신다. 우산을 지팡이 삼아 고개 숙여 걷는 할머니가 안쓰럽다. 부축하면서 같이 걷는 할머니가 이상하다. 입에서 독설이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고 지겨워 내가 뭐라고 했어. 절대 주지 말라고 했잖아. 지겨워 죽겠네. 빨리 좀 걸어” 이 모습을 지켜본 나는 망설임 없이 “할머니 제가 업어서 모셔다드릴 테니 제 등에 업히세요.” “아니에요. 절대 업으시면 안 돼요. 허리 다쳐요.” 알고 보니 치매 노인이었다. 치매 노인은 한도 끝도 없이 먹기만 해서 살은 찌지 않고, 돌덩이와 같은 무게가 되어 간다고 하신다. 그래서 부축만 해서 집에 도착했다. 집은 바로 고시원이었다. 충격에 휩싸인 나는 어떻게 몸을 가눌 수 없는 치매 노인을 고시원에 모실 수 있느냐고 의아한 목소리 톤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고시원에 모신 거예요. 몸을 혼자 가눌 수 없으니 돌아다닐 수 없고, 기저귀를 찬 채 하루 종일 누워 있으니, 나는 식당에서 일을 하며 언니를 돌보는 거예요. 우리 언니는 5층짜리 상가 건물주였는데, 아들놈이 사업한다고 설치다가 사기를 당해서 집도 상가 건물도 모두 날렸어요. 아들놈은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남은 빚 때문에 도망 다니고 있어요.” 그때 고시원 원장이 사무실에서 뛰쳐나온다. “할머니 제발 방 좀 빼 주세요. 그 방에서 돌아가시면 고시원 문을 닫을 수도 있어요. 한 달만 계신다고 하셨잖아요. 벌써 6개월이 지났어요. 그러니 강제로 내보내기 전에 빨리 나가세요.” 이때 할머니께서 화를 내신다. “에끼, 소똥도 귀하게 여기는 나라도 있는데, 치매 노인은 소똥보다도 못하구려” 하신다. “전입 신고도 마쳤으니 어디 한번 해 보구려. 고시원도 주택으로 인정되니 명도소송을 통해 쫓아내고 혼자 잘 살아보소” 할머니의 말씀은 논리적이고, 조리 있었다. 그러나 할머니의 얼굴 표정에서 미안함과 최후의 보루가 느껴졌다. -중략-
---「김세영, 소똥도 귀하게 여기는 나라도 있는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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