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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90쪽 | 110*190*20mm
ISBN13 9791192828398
ISBN10 119282839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었다. 윤오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기 모르게 이럴 줄은 몰랐다. 헌수는 누가 뭐래도 윤오가 가장 친하다고 자부하는 친구였다. 보나는 아직 그녀의 마음까지는 얻지 못했지만 윤오의 전파가 가장 많이 미치고 있는 이성이다. 말하자면 헌수와 보나는 윤오에게 전부라는 얘기다. 물론 그 두 사람이 윤오와 각각 가깝다고 해서 둘이 따로 친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렇지만 헌수가 누구인가. 그는 여자라면 친구로서도 경계해야 할 신부이다. 보나는 또 어떤가. 그녀는 세상에 둘도 없는 천사의 얼굴로 남자는 만나보지도 못한 듯 윤오가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꺼렸다. 그런데 두 사람이 윤오 모르게 따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던 거였다.

인간은 몇 겹의 베일을 벗겨야 그 본성이 드러나는 걸까? 그 베일이 얼마나 두터웠으면 그렇게 새까맣게 모를 수 있었을까? 윤오는 헌수가 끝까지 교회의 율법을 따를 신부님이라 여겼고, 보나는 지금은 비록 윤오가 그녀의 주변인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그녀의 남자가 될 거라 스스로 규정지어 놓았었다. 그러니까 윤오는 베일에 싸여진 환상만 보고 그 두 사람을 자기만의 잣대로 판단하고 상식적인 틀에 가둬두었던 것이다. 환상이 사라진 이상 헌수는 좋은 사제가 아니었고 보나도 더 이상 정숙한 여자가 아니다. 본성대로 살아가는 그저 그런 사람일 뿐이었다.
--- p.65

주방에서부터 은은한 커피 향이 흘러나왔다. 그때 헌수는 엉뚱한 상상에 빠졌다. 그녀의 온기가 느껴지는 이 집에 오래 머무르고 싶다는. 그녀가 생선구이 한 밥상을 들어 나르고, 바나나를 까먹으며 트롯프로를 보고, 집 앞 공원에 나가 저녁 산책을 하는, 그닥 행복하다고도 불행하다고도 할 수 없는 딱 그저 그런 평균치의 삶을 사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것도 좋을 것 같았다. 그녀와 함께라면. 그러나 누가 뭐래도 자신은 신부였다. 그 정도 삶에 흔들릴 것 같았으면 사제가 되지도 않았다.
--- p.81

그날 밤, 보나는 현관 앞에 쓰러져 있는 다두 신부를 보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으며 머릿속이 하얘졌다. 처음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다두 신부가 보나를 찾아왔던 것에 대해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돌려보내야 한다는 생각. 보나는 그의 사제 생활에 오점을 남기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너무 취해 돌려보내는 건 불가능해보였다. 윤오를 부를까도 생각했으나 왠지 긁어 부스럼 같았다. 그래서 방으로 끌어들였다. 편한 잠자리를 위해 외투와 양말도 벗겨주었다. 그때 그가 보나를 안았다. 보나가 미동이 없자 제풀에 나가떨어졌다. 그는 너무 취해 여자를 감당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만취해 정신을 놓은 그 순간에도 자신이 사제라는 사실에 본능적으로 얽혀드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보나가 안았다. 다두 신부는 정신을 놓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절박감에 미세하게 몸을 떨었다. 그 떨림은 보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용기를 더욱 부추켰다. 벌은 내가 다 받을 것이다. 그 순간 다른 열락이 찾아들었다.
--- p.115~116

윤오는 요즘 들어 부쩍 헌수 생각에 파묻혀 지냈다. 전에 없이 자주 헌수 꿈을 꾸고 그가 보고 싶었다. 전에도 헌수가 윤오의 의식을 떠나 있었던 적은 없었지만 그건 그냥 몸속에 박혀있는 한 종기처럼 통증 없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그 종기가 곪아터지려는 것처럼 헌수에 대한 연민과 걱정이 물밀듯 밀려들었다. 윤오는 좀 더 일찍 찾아오지 않은 걸 후회했다. 와서, 사람 사는 건 다 그런 거라고,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상처주고 상처받고 그런 게 청춘이라고, 그러니 누가 누구에게 미안해할 것도 없고 누가 누구를 용서할 것도 없는, 용서와 죄는 다 하느님이 알아서 주는 거라고 그렇게 말해주었더라면 헌수는 입가에 묻은 맥주 거품을 손바닥으로 쑥 훔치며 자식,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네, 하며 가슴속 응어리를 툴툴 털고 그냥 그렇게 아침을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윤오는 자기 상처를 싸매기에 급급해 헌수의 아픔을 외면했다. 다른 사람의 죽을병보다 내 손가락 끝 종기가 더 아프다는 말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믿었던 친구에게 잃은 윤오의 아픔도 컸지만 사제직을 내어놓아야만 했던 헌수의 박탈감은 더 컸을 것이다. 그런데 윤오는 그것을 진즉에 헤아리지 못했다.
--- p.17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작은 바닷가 소읍에서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던 헌수(다두 신부)와 윤오는 성년이 되어 인근의 소도시에서 재회한다. 한 사람은 신부(神父)로 또 한 사람은 교사(敎師)가 되어 만났지만 자라온 환경과 기질이 달랐던 탓에 처음엔 친해지지 못하고 겉돈다. 그러다가 송헌수 신부가 음악교사인 함윤오에게 성가대 지휘를 부탁하는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그렇게 1년여를 지낸 어느 날, 아무런 예고도 없이 송헌수 신부가 새벽 미사를 펑크 내고 잠적해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일은 미궁에 빠진 채 새 신부를 맞으며 종결되지만 윤오에겐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는다. 빈농의 가정에서 무식하고 괴팍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헌수는 일찌감치 신부가 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신부로의 길은 잠시 주춤하나 아버지의 죽음으로 헌수는 사제가 된다.

그러나 사제가 되고나서 치러야 할 고통은 더 컸다. 사제가 되면 인간적인 고역에서 놓여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정체된 삶과 금기된 생활 속에서 사제의 본분만을 강요할 뿐 헌수가 추구하던 진정으로 자유로운 삶은 쉽게 오지 않는다. 그래서 차라리 인간 속에 풍덩 빠져버림으로써 초월에 이르고자 하나 번번이 인간적인 면에 지배만 받을 뿐 이를 뛰어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한다. 그럴 때마다 신에게 의탁해보지만 하느님 역시 그 해답을 쉽게 주지 않는다.

헌수가 사제가 되고나서 맨 처음 정면으로 부딪쳐야 했던 문제는 여자였다. 처음엔 신부라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애써 그 감정의 정체를 외면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그 정체가 사랑이라는 걸 알고 빠져나오려 하나 이미 금지된 구역 안으로 성큼 발을 들여놓은 후라 인간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쉬 헤어나질 못한다.

그때 때를 같이하여 헌수의 친구 윤오 역시 헌수가 사랑하고 있는 보나를 사랑하게 된다. 성가대에서 보나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져버린 윤오는 그녀의 사랑만을 갈망하나 윤오의 사랑은 보나에게 가 닿기도 전에 번번이 상처라는 이름으로 되돌아온다. 보나의 가슴엔 이미 송헌수 신부가 가득 차있어 윤오가 들어설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정으로 시작된 헌수와 윤오와 보나의 삼각 구도는 그 위에 사랑이라는 옷을 한 겹 더 껴입음으로써 미묘한 관계로 얽힌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금기된 법규, 정당하지 못한 사랑이라는 데서 오는 죄책감, 틀을 지키려는 자아, 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쉽사리 표현되지 못하고 혼자만의 내분 속에서만 끝없이 소용돌이친다.

그러던 어느 날, 만취한 헌수가 보나의 집을 윤오의 집으로 잘못 알고 찾아가 그곳에서 밤을 보내게 됨으로써 세 사람은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헌수는 만취한 상태에서 무의식중에 벌어진 일이라 일의 진위여부를 몰랐으나 보나가 잠적하고, 그녀의 잠적 사유가 임신 때문이며, 그 임신이 헌수 자신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헌수는 지옥과 같은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이미 현실은 엎질러진 물이 되어버렸으며 그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헌수는 인간에 대한 책임감과 신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사제복을 벗을 결심을 하고 사제관을 나간다. 그리고 잠적해버린 보나를 어렵게 찾아낸 헌수는 다두 신부라는 이름을 버리고 송헌수라는 평상인으로 살고자 작은 바닷가 마을에 둥지를 튼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윤오는 배반당한 우정과 사랑에 오열하지만 곧 평정을 되찾고 그들의 관계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사제복을 벗은 헌수는 현실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또 다른 파국을 맞는다. 신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믿음이 인간이 파놓은 사소한 현실의 벽 앞에서 너무도 무참히 무너지는 것을 본 헌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초월에 이르고자 자신만의 코드를 선택한다. 성(聖)을 버리고 속(俗)을 취하는 삶에서도 실패한 헌수는 양쪽을 다 버리는 선택을 함으로써 영원히 자유로운 길에 이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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