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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인연입니다

문학의전당 시인선-37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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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98g | 125*204*10mm
ISBN13 9791158966287
ISBN10 1158966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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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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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집을 다녀왔다
손등이, 띄어쓰기 없는 거북손 무늬로 반짝인다
그 속에서 바람결이 주름처럼 박혀 있고
먼 나라 불행한 아이들에게 보내던 30년간의 후원은
실직 이후 나에게로 계좌가 바뀌어 있다

묵은지를 곁들여 먹을까 누룽지 냄비를 불 위에 올리는 것도 잊고 후미진 곳에 있던 제비꽃을 화분에 옮겨 놓고 딱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본다 혼자일수록 잘 먹어야 한다고 나는 무던히 잘살고 있던 제비꽃을 어떤 침묵의 곁으로 데려온 것일까 서로를 위로하며 사는 것이 소용에 닿는 일이라 강제하는 것일까 침묵에 건네는 질문은 언제나 닿기 어려운 곳에 있다 해는 뉘엿뉘엿 지는데 예전 잠시 알던 사람한테서 뜬금없이 전화가 온다 내 점(占)은 내가 치고 살 나이라는데 하루 치의 밑바닥을 긁어 누룽지를 끓인다

오늘 내가 한 일은 뭐든지 옳다
---「오늘의 운세」중에서

움직이지 않을 때 비로소 뿌리내리는 것이라고
벽에 박힌 못은 견고했다
그곳에 잎이 아름다운 식물을 걸어둔 적이 있다
새잎은 일일드라마 전개가 바뀔 때쯤 돋아나곤 했다
우리는 가끔 서로의 방에서 나와 식물의 안부를 나누었다
흙 속의 수분에 대해
마디와 마디 사이 불편한 기형에 대해

내가 식물이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하자, 식물은 감정이 없는 거라고
그는 말했다
사는 일이 슴슴했던지 식물이 사는 방에
비밀스럽게 날것들이 드나들었다
영리하게 빠르게 식구들을 늘려나갔다
감정은 있지만 두려움을 느끼는 건 아니었다

화분이 떠난 자리에 고양이 창문이 생겨났다
당장 고양이를 키울 여력이 없다고 여길 뿐
뒤지면 어딘가 그 정도 돈은 있을 것이다
창문을 부수지 않고서는 떠나지 못하는 오래된 기억들이 무례하게 매달렸다
부속품처럼 시시한 외로움이라도 걸어 놓았어야 했나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을 때
텅 빈 그곳이 여전히 텅 비어 있을 때
형체만 남은 못을 빼기 위해 벽을 허문다

당초 계약서에는 없던 항목이다
---「계약서」중에서

꽃이 가려우면 사람도 가렵다

서쪽 나라에서 먼지가 오고
남쪽 나라에서 꽃이 몰려온다
나무마다 귓불이 발갛게 물든다
이럴 때 꽃은 관광객이다

봄의 증명서들이 들판의 문턱에 걸려 펄럭인다
문 밖의 봄은 언제나 문 안으로 들지 않았다
모든 문을 열라는 듯
뜰 앞의 나무와
먼 곳의 나무까지 부풀어 오른다

주소를 옮겨가고 난 후
생의 이력은 첫 꽃을 피웠다
그늘이라는 가족이
가만가만 울리는 심장을 덮는다
꽃피는 방식을 문마다 적어 놓는다

불현듯 일어나는 운세처럼
손등 위에 둥글게 퍼져 톡톡 튀는 열꽃
꽃핀 가지마다
푸른 그늘 가득하다
---「꽃피는 방식」중에서

갈증 같기도 하고
성취 같기도 한

필연의 날들을 보냈습니다
추억으로 봉합된 몇 개의 기억에서
서로 어깨를 다독이기도 했습니다
어깻죽지에 반짝이는 날개는 무거웠지만
희망의 문양을 새기며 미래에 중독되기도 했습니다

익숙한 이별은 없습니다
헤어짐의 자리마다 늘 새로운 아쉬움이 덧나지만
먼 기억을 거슬러
함께 일행으로 걸어온 시간 때문에 참 따뜻합니다
떠남과 머무름의 경계가 한 자리이듯
하나의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이 열리겠지요

좀 치열하게 살았던들 어떻습니까
바람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고 다만
마음의 행보를 따랐을 길에
새의 날갯짓 같은 따뜻한 박수를 보냅니다

생이 아름답다는 말을
이즈음에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생이 아름답다는 말」중에서

그림자는 빛과 함께 태어났다가 어둠에 멸합니다

남은 잔을 비우고 일어서야 해요 이마에 땀이 난다는 건 어쨌든 아직 통증이 남아 있다는 것, 각자 숙제가 있으니까 그렇게 살라고 혼미한 음성을 보냅니다 참 독특한데 흩어지는 소리, 호명은 난청을 부르지요

아웃사이드의 이점은 그의, 그들의 눈 밖에 있어도 잃을 게 없다는 것 다만 추측이 가라앉고, 좀 덜 가렵기를 바라요 그럼에도 암담하다고 말하는 건 농담인 것 같아요 싫은 게 아니라 그들은 듣는 이들만큼 신중하진 않아요

이별에 암순응이 필요할까요? 그냥 흘려보내는 감정에 실린 편도체를 자극하는 거겠지요 9시 09분 이제 당신이 떠날 시간이네요 내가 떠나든가, 별 사이가 아니란 게 별스럽게 자유를 주는 밤이네요

여기까지가 인연입니다
---「제법무아(諸法無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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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서윤 시인에게 ‘오늘의 운세’는 “내 점(占)은 내가 치고 살 나이”를 말한다. 흔들리지 않기에 “오늘 내가 한 일은 뭐든지 옳”(「오늘의 운세」)은 일이며 당당한 일이다. 그래서 시인의 시도 그러하다. 자문(自問)에 대한 자답(自答)은 머뭇거리지 않고 명쾌하다. 시인의 은유는 그 명쾌함에서 빛나는 ‘태양’이다. 별들은 “수박들이 붉은 속셈으로 익어갈”(「수박」) 때 수박 속에서 유영하는 ‘검은 별’이다. 그것이 시인의 시(詩)며 시(詩)앗이다. 진서윤 시인의 시가 건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창 시절부터 시를 잡고 살아왔기에, “개량되고 개량되어 온”(「표백」) 시의 유전자를 가졌기에 좋은 시를 읽는 기쁨과 즐거움이이 첫 시집에 그득하다.
- 정일근 (시인·경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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