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나를 괜찮다고 하는데, 정작 나는 내가 괜찮지 않다. 어쩌면 내게 가장 혹독한 사람이 나인지도 모르겠다.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나머지 작은 실수에도 속상하고 좌절한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적당히 해내도 된다. 직장과 직업, 두 마리 토끼를 잘 키우려고 애쓰는 중에 정작 토끼 주인은 챙기지 못했다. 자신을 돌보는 기술도 한두 가지쯤은 익혀 둬야 한다. 살다 보면 지금처럼 완벽하지 못한 날이 생길 테다. 그럴 때면 살짝 눈을 감아주자. 관장님과 부장님처럼 나도 내게 괜찮다고 말해줘야겠다. 그리고 힘들면 돌아가도 된다고. (직장인의 기술/김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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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자기를 회복하고 무한히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경향이다. 집단 속에 있지 않으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고독은 정체성을 반추하는 휴식이자 묵은 삶의 방식에 맞서는 터전이 된다. 고독과 친해질수록 영혼은 새로워지고 생각은 가지런해진다. 내가 가야 할 곳, 닿아야 할 곳, 훨훨 날아야 할 곳은 ‘나’다. 그 어디보다 나에게 더 가까이, 속히 이르는 길을 우리는 ‘명상冥想’이라고 말한다. 명상을 통해 낯선 고요를 연습해 보면 어떨까? 외로움을 명상에 갈아 넣으면 고독이 된다. 고독은 신이 머무는 자리다. 신은 고요하다. 명상으로 든든한 나를 마중하고, 내 안에 사는 신과 하나 될 수 있는 호시절이다. 지금. (외로운가요, 당신은/성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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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수를 착용한 애론 롤스턴(Aron Ralston)은 자기 팔을 짓눌렀던 바위 위에 나와 함께 앉았다. 석회암과 사암이 섞인 그 울퉁불퉁한 바위, 우리가 [롤스토나이트]라고 이름을 붙인 그 바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쐐기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가 그 바위를 치우고 팔을 빼내기 위해 싸구려 주머니칼로 바위를 둘러싸고 있는 사암을 깎아내려고 했던 곳에, 칼로 찍은 자국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잘려진 팔은 나중에 삼림 경비원이 제거했다고 했다. (홀로 있음/Craig Childs)
--- p.47
“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저… 장례식에 관해서 좀 상담 하고 싶어서요.”
“아 그러십니까. 혹시 실례지만 가족분께서 위독한 상태인가요?”
“아뇨. 그게 아니라. 제가요. 제가 죽거든요. 하하.”
문의자는 40대의 젊은 여성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본인의 죽음을 스스로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을 이었다. 처음 겪는 상황이라 혹시 장난 전화는 아닌지 의심도 했지만, 걱정은 이내 사그라들었다. 오히려 밝고 확신에 찬 그녀의 어조에서 감히 장난이라 여길 수 없는 오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유서 쓰다 지쳐서 아직 못 죽었다/양수진)
--- p.63
“지팡이를 짚고 거동조차 어려운 할망들이 물에만 들어가면 ‘인어’가 된다. 체육학을 전공하고 프리다이빙 수련한 게다가 40세나 어린 내가 물속에서는 그들의 뒤조차 따라잡기 버겁다면 상상이 되는가? 육지에서는 퍼덕이지만, 바다에서는 돌고래보다 빠른 ‘인어’의 모습이 눈앞에서 황홀하게 펼쳐진다. 어쩌면 할망들의 본래 세상은 물속이 아닐까 하는 환상마저 든다. 물질마저 어려워 일을 그만두게 되면 그제야 해녀는 육지에 유배된 죄인처럼 늙어간다.” (인터뷰/고려진)
--- p.88
그때 몸으로 느꼈다. 그에게도 엄마가 있었지. 버려졌고, 다시 찾았고, 있는 듯 없는 듯 살았던. 나처럼 미움과 원망과 사랑으로 똘똘 뭉쳐 있었을 거고. 그런데 이제는 그녀와 그 감정들까지도 알 수 없는 곳으로 영영 보내야 한다. 그리고 애인 말처럼 나 역시 그 마음을 상상할 수도, 헤아릴 수도 없다. (아빠, 그리고 한 아이/백세희)
--- p.101
나티코는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 통해 어떤 기적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이 기적이었다는 깨달음을 세상에 전한다. 붓다가 고타미를 위해 그랬던 것처럼 나티코는 21세 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실상을 똑바로 바라보게 만든다. 다른 사람의 시선, 자아라는 관념, 내가 옳다는 망상, 이 삶이 지속될 것이라는 착각을 걷어내고.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백승권)
--- p.118
생존을 위해 경계가 우선시 되어야만 했던 원시 시대에는 알아차림의 기능이 중요했다면, 현대사회에서는 세 가지 인지기능을 적절하게 잘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해졌다. 특히 한 번의 결정으로 기업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CEO나, 고위험의 현장에 투입되는 건설노동자 등 높은 주의력을 요구하는 직업군일수록 마음챙김은 중요하게 작용한다. (당신의 집중력을 되찾는 매직넘버 12/박수빈)
--- p.133
우리는 마음챙김과 집중력이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사실, 마음챙김과 집중력은 서로를 보완하는 경우가 많으며, 많은 명상법에는 두 가지 요소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부 명상 기법은 집중력을 키우는 것과 마음챙김을 기르는 것을 혼합하여 명상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 방식을 만들지요. (명상 입문자를 위한 질의응답/이지현)
--- p.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