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조홍감 붉은 가을 울음 깊은 들녘이여

조홍감 붉은 가을 울음 깊은 들녘이여

: 영천문학지도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12
정가
20,000
판매가
19,000 (5%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92g | 148*210*18mm
ISBN13 978897973620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6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1. 옛날 주소, 영천군 영천읍 교촌동 251번지

우리 소설 중에서 세계 모든 언어로 번역된 작품이 있다. 그게 어떤 작품일까? 만약 당신이 이 질문 앞에 세워졌다면 어떤 표정을 짓겠는가? 참 난감할 것이다. 그래서 생뚱맞은 이 말은 당신을 향한 질문이 아니다. 외다리 젊은 사내가 외나무다리 앞에서 난감한 상황일 때, 외팔이 사내가 등판을 내미는 그 소설이 어떻게 생각나겠는가 말이다. 한마디만 더 하자. 그 소설은 딱 두 나라만 읽지 않는다. 어딜까? 2011년 늦은 가을 영천, 한 여인이 말했다. 쿠바! 북한! 이 모든 말들은 분명 그이의 남편 하근찬에게 들었을 터.

그래서 그런 건 아니겠으나 「수난이대」로만 수렴되는 작가, ‘교과서 문학 작가’로 일컬어지는 하근찬이야말로 불행한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수난이대」는 중등교과서들이 가장 많이 호명한 작품이고, 또 과거 출판시장으로부터 끊임없이 소환당하면서 수없이 고쳐진 소설이다. 고쳐 쓴 작품으로 최인훈의 『광장』이 거론되곤 하지만 비교가 되지 않는다. 작가 생전에 그 작품이 수록된 단행본이 얼마나 발간되었는지 헤아리긴 어렵다. 「수난이대」가 최초로 수록된 『신춘문예당선소설집』(신지성사, 1959)부터 작가가 마지막으로 손질한 『산울림』(한겨레출판사, 1988)본까지. 폄하하려는 게 아니다. 인터넷에서 하근찬을 불러내면 온통 ‘수난 2대’의 난바다가 펼쳐진다. 어쩌면 하근찬이라는 작가가 「수난이대」로만 수렴되는 건 분단국가라는 상징성 때문이고, 그래서 작가는 명부(冥府)에서조차 등단작의 굴레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안쓰러움이 앞선다. 또 하근찬에게 덧씌워진 ‘50년대 작가’라는 오해도 수정되지 못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이 불편한 진실 앞에서도 축복일 수 없는 「수난이대」는 그러나 옹호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그건 하근찬 작품에 대한 짧은 안목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전쟁의 상처가 치유되지 못한 채 가는 곳마다 상이용사 쇠갈고리 손들이 민중을 위협하던 1950년대의 「수난이대」(1957)로부터 민주화가 이루어진 「헌책에서 대전집으로」(2002)까지, 45년 동안 이어진 작가의 큰 작업을 살펴볼 때 하근찬의 단편 미학은 실로 우뚝하지 않는가. 주구장창 「수난이대」만 대표작으로 내세우는 이 획일적인 세태는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올바른 평가도 아니다. 그래서 몇 가지 ‘오해’를 지적하는 이정숙의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근찬은 문학사에서 모종의 ‘오해’를 벗지 못한 작가이기도 한데, 전쟁 경험을 전승하는 역사적 방법이 지나치게 ‘민족 이야기’의 문법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하근찬을 읽는 독법에서도 동질적으로 적용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근찬의 작품을 그렇게 읽는 것은 명백히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독법의 오류를 범하는 일이다. ‘민족 이야기’의 문법은 피해와 수난이라는 이분법적 지형에서 전쟁을 이해하는 인식틀에 갇혀 있는 독법이기 때문이다. 하근찬이 전쟁을 다루는 방식은 분명 이와 다른데, 전쟁의 포화 속에서 민중의 삶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일상의 모습을 관찰하고 복원해내는 방식으로, 다시 말해 인간의 본질과 세상의 면모를 현미경식으로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형상화하기 때문이다.(이정숙, 「전쟁을 기억하는 ‘리얼리티’의 윤리와 하근찬의 문학세계」, 『흰 종이수염』, 산지니, 2021)

「수난이대」는 굳이 줄거리를 설명할 필요가 없는 작품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학생들의 필독서가 되어 버려서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하근찬 하면 대번에 떠올리는 작품이 「수난이대」 아닌가. 그래서 오히려 식상해버린 작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처럼 유치해져 버릴 위험성도 지니고 있다. 이 말은 객관이 아니라 주관이다.

옛날 주소, 영천군 영천읍 교촌동 251번지. 이 문장은 한국문학사에 고딕으로 새겨놓아도 좋다. 지금은 사라진 영천극장 근처, 공동수도가 있던 곳. 1956년 12월 어느 날, 바로 그 집에서 하근찬은 「수난이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1928년 백신애가 영천에서 「나의 어머니」를 쓴 후 31년 만에 영천에서 창작된 두 번째 소설이다. 그 집이 몇 년 전 도시계획에 의해 헐려나갔다. 「수난이대」의 산실이 사라져 버렸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수난이대」 산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해도 문명은 그 산실을 보존해주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영천군 영천읍 교촌동 251번지. 그 집은 ‘용머리재’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마현산 자락에 있었다. 정수장이 있어서 ‘수도산’이라 불렀고, 70년대에는 ‘꽃동산’으로도 불렸던 그 마현산 자락에서 문학청년 하근찬은 「혈육」과 「메뚜기」를 습작하며 문장을 단련했다. 뒷날 「혈육」은 「기아선상에서」로 개제되었고, 「메뚜기」는 「온혈적」으로 개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56년 12월 30일 하근찬은 교촌동 그 집에서 머지않은 성내동 197번지에 신혼살림 솥단지를 건다. 이 신혼집은 아내 이종순이 기왕에 살고 있던 자취집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 신혼집에서 「낙뢰」, 「육식동물」(「이지러진 입」으로 개제 후 재발표)을 썼다. 1958년 발표한 「산중 고발」(「산중 우화」로 개제)은 폐결핵에 걸려 입원한 밀양의 육군병원 근처 무덤에서 썼다고 산문 「무덤 곁에서의 집필」(『내 안에 내가 있다』, 엔터, 1997)이 밝히고 있다.

하근찬이 「수난이대」를 착상한 때는 1956년 가을이었다. 영천과 부산의 동아대학교를 오가던 동해남부선 삼등열차에서였다. 먼저 기차 속에서 “우리가 누굴 위해 이렇게 됐는지 모르갔수?” 협박하듯 쇠갈고리 손으로 물건을 강매하는 숱한 상이용사들에게 시달리며 주제를 얻었고, 그 기차에서 읽은 한 기행문이 「수난이대」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기행문의 저자는 유럽에서 구두 수선을 했는데, 1차 세계대전에서 다리 한쪽을 잃은 신기료장수는 2차 세계대전에서 아들을 잃었다. “옳지, 바로 이것이구나 싶었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우리의 경우에도 딱 들어맞는 이야기가 아닌가. 이대에 걸친 수난”은 우리와 너무나 닮았다고 하근찬은 「상이군인에서 얻은 영감과 외나무다리의 결합」(『소설, 나는 이렇게 썼다』, 평민사, 1999)에서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은 산문 「수난이대, 산에 들에」(『내 안에 내가 있다』)에서도 반복하고 있다.
---「그 ‘외나무다리’는 어디에 있었을까?」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출간을 기다리는 영천문학지도 『조홍감 붉은 가을 울음 깊은 들녘이여』 교정지를 받아들고 나는 곧장 그 속으로 빨려들었다. ‘백신애문학제’를 매개로 20년 가까이 영천을 드나들었지만 솔직하게 영천을 제대로 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위로 노계 박인로로부터 근대의 작고 문인인 백신애, 정희준, 안평원, 김성칠, 하근찬 등을 접하였지만, 영천의 고유하고 특이한 지역성을 상상하지 못하였다. 특히 외부자인 내가 그만한 문화인류학적 시선을 유지하긴 힘들었다. 내부자조차 자기의 실상을 망각하거나 애써 외면하며 피상적인 향토주의에 기반한 자기애에 만족하기가 십상이다.

이러한 가운데 문학작품을 매개로 장소에 훈습(薰習)한 삶의 내력과 변화를 추적하고 지명을 비정(批正)하면서 소멸하고 생성하는 지리의 맥락을 찾아가는 의지적인 자기 수행과 만나는 일이 여간 즐겁지 않다. 마치 프랙털처럼 중심과 주변이 겹쳐지고 포개진 우리 사회의 공간정치에서 영천만큼 그 역동적인 주변부성이 도드라진 고장도 드물지 않나 생각한다. 아름다운 산하가 주는 시적 정취의 이편에 소외와 저항의 서사가 강을 따라 흐른다. 그 항상적이고 형성적인 목소리가 여전함을 알기 어렵지 않다. 안삼환이 소환한 도동 사람들과 백무산의 영천 장터와 아버지들 그리고 이중기가 말하는 시월과 역사적 고난의 이야기는 영천을 읽으면서 오늘의 삶을 진심으로 돌아보게 하는 구체적인 계기로 작동한다. 이 책을 경유하면서 나 또한 과거의 기억을 말하면서 현재를 혁신하는 비판적 로컬주의의 진지한 과정을 견실하게 학습한다.
- 구모룡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9,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