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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칼국수를

[ 제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 한겨레문학상-04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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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498g | 150*210*20mm
ISBN13 979116040745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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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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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까지 쳐서 객지 생활을 한 지난 10여 년, 어머니가 아파 귀향한 것은 처음이었다. 집 밖에 나가 일 없이 발목이나 팔이 삐어 돌아오는 게 부모가 늙어가는 증거라는데, 앞으로 이런 귀향 이 더 드물잖게 될지 모른다. 어쩐지 그는 하룻밤 새 자신이 어른스러워진 것 같았다. 그러나 그의 성 장은 그의 내적인 것보다 부모의 늙음에서 오는 상대적인 것에 불과할 것이다.
--- p.39~40

그는 돌연한 적개심에 휩싸였다. 그는 아버지의 다리를 걸어 병실 구석으로 패대기치고 싶었다. 아버 지에 대한 오랜 동안의 감정이 이리 깊었는지 스스로도 놀랐다. 왜 우리 엄마를 괴롭힙니까! 엄마의 그 많은 병들이 다 당신 때문이 아닙니까? 무책임하게 낙태할 거면서 왜 여섯째까지 임신시켰습니까? 아니 우리 자식들 사이사이에도 낙태가 몇 번이었습니까? 왜 엄마 생리일 안 지켜주고 왜 콘돔 안 썼 습니까? 엄마 자궁의 물혹도, 요강의 불그죽죽한 잦은 하혈도 다 그 때문이 아닙니까? 이렇게 많은 자식 낳게 한 아버지는 엄마한테 할 말 없어요. 엄마를 식모처럼, 애 낳는 기계처럼 부려먹고 살다가 언제부터 당신이 엄마를 이리 위했습니까? 결국 가사 노동력 때문이잖아요. 말년의 따뜻한 밥 맛난 고기 반찬 때문이잖아요. 눈이 멀어도 엄마가 머는 겁니다. 지금 누구보다 실의에 차 있는 사람을 왜 이리 사납게 몰아세웁니까? 그는 마음속을 휘젓는 분노로 주먹이 다 쥐어졌다.
--- p.72

무엇인가를 남기고 떠난다는 것, 사람의 죽음은 제 물질적 육체를 거두어 땅속으로 사라지는 것이지 만, 그 외 가져갈 수 없는 다른 모든 것들을 남겨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록 오늘은 서울을 떠나며 분홍색 팬티 한 장을 남겼지만, 머잖은 미래에 어머니가 서울이 아닌 이 지상 전체에서 훌쩍 자취를 감추며 이 한 장의 팬티와도 같이 사소하고 새록새록 저마다의 분명한 빛깔을 지닌 어머니 생애의 물 건들을 남기게 된다. 어머니는 사라지고 없지만 어머니가 생각날 때마다 자식들은 어머니의 빨래 방 망이를 눈앞에 쳐들어보고 어머니의 낡은 텔레비전을 어루만지며 어머니의 흠집 많은 안경을 닦아보 며 어머니가 즐겨 먹은 겨울초 나물무침을 먹어보며 다시는 들을 수 없는 어머니의 코 고는 소리를 그리워하며 울게 될 것이다. 어둠 속에 걸려 있는 어머니 팬티와의 적나라한 대면처럼 어머니의 모든 사물들은 사물 본래의 사소함을 뛰어넘어 자식들을 단숨에 어떤 무시무시한 인연의 비의로 이끌어갈 것이다.
--- p.173

처남, 참 이상한 게 말이다. 아버질 선산에 묻고 집에 돌아와 며칠 잠도 잘 자고 잘 지냈는데, 어느 날 방 안에 누워 있으니까, 그때만 해도 형님들은 돈 번다고 외지 나가 있제, 엄마는 안방에서 주무시 제, 그러니까 집이, 세상이 문득 적막강산이라. 있으나 없으나 말 없는 아버지가 없는 것뿐인데, 아무 소리 없이 벙어리 같은 아버지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질 낀데, 그게 아이라. 그래도 화장실 가는 소 리, 기침 소리, 세수하는 소리, 자전차 끌고 나가는 소리…… 이래저래 아버지 소리가 났던 거라. 근 데 이제 집 안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같이 괴괴한 거라.
--- p.225

그가 혜희에게 외쳐댄 것은, 그 극적이고 과시적인 열변은, 결국 자신을 못 믿어서였다. 그는 그고 혜 희는 혜희였다. 어머니는 어머니, 아버지는 아버지였다. 그는 자신 말고는 알지 못했다. 미래를, 세상 의 일을, 제 몸 밖의 일을 알지 못했다. 그것이 두렵다. 무엇보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이 두려웠다. 어 머니가 죽고 없어진다는 것이 겁났다. 죽고 나면 얼마나 미안해질지가 두려웠다.
--- p.241

추억, 기억이 아니라니까! 더 열렬히 살고 싶은데 왜 과거의 것, 추억, 기억인가. 아니 그의 추억과 기 억은 미래를 향한 것이다. 지나간 추억과 기억도 소중하지만 그것을 이어갈 미래의 그것들, 그 하나하 나를 정신 차리고 바라보겠다는 결심, 그 미래의 모든 결심 대상들, 미래 그 자체를 이 비상한 현재에 서부터 시작하여 제대로 한번 완성해보고 싶은 것이다. 그럼 추억, 기억 아닌 다른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그 무엇을 아니 이 무엇을 어떤 말로 불러야 할까. 희망일까. 소망일까. 상상, 꿈? 그것들,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그러나 곧 어떤 모습을 갖추어서든 현실화될, 그 모든 하나하나, 그의 몸속에 남게 될 그것들, 지금 눈앞의 사람이 그래서! 소중하고 지금 이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그래서! 더욱 값진 그 무엇, 바라보기, 껴안기, 헤쳐가기, 날아가기.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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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도 괴물이 될 수 있듯이 가족도 종양이 될 수 있다. 아니, 모든 가족은 불행이라는 우성인자를 유 전시키거나 상처라는 병균을 전염시키는 몸 그 자체이다. 이 소설은 이런 가족의 아픈 몸을 어루만진 다. 크게 울지도 않고, 억울해하지도 않으면서. 때문에 다시 건강한 세포를 생성해내고 있는 이 소설 은 90년대의 가족 소설이 이룬 성과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 김미현 (문학평론가)
이 소설은 묘하게 독자를 흥분시키고 끌어당긴다. 주제로서는, 푸코적인 주제의 소설이라 할 것이다. 의술, 의료 기관을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지식과 기술의 제도적 기반에 관한 소설이라 할 수 있고, 자아의 발견, 여성의 발견, 나아가 내면의 발견을 탐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푸코적인 인식을 발하 고 있는 소설이라 할 만하다. 이 입심 좋고 재기발랄한 작가의 미래에 서광이 있기를, 그리하여 우리 문단에 풍성한 문학의 성찬이 그와 함께 오래하기를!
- 한기 (문학평론가)
김곰치의 소설적 상상력은 주로 시간의 벽을 허물어뜨리는 쪽으로 작동한다. 꿈 또는 비몽사몽간의 시간은 살바도르 달리의 시계처럼 과거·현재·미래가 무르녹아 함께 흐르고, 깨어 있는 의식은 일상적 사물들에서 상투의 껍질을 벗기고 새로 잉태된 감각과 의미들이 질주한 시공간을 마련한다. 현재 시 간을 폭발적으로 확장하는 이러한 상상력은 삶의 소중한 한때를 자신의 기억 속에 기념비로 세워놓는 다. 여기에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는 것은 문체의 시적인 밀도와 말들의 경이로운 쓰임새이다.
- 황광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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