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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린 애인은 울고 있을까

걷는사람 시인선-10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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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142g | 125*200*8mm
ISBN13 9791193412213
ISBN10 1193412218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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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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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 있구나 늦지 않았어 너덜거리는 자루 가득 장작을 메고 오가는 밤의 노역은 불을 지키는 시간 바람에 넘어진 것들 차곡차곡 주워다가 추운 밤 부려 놓으면 뜨겁게 솟아오르는 불의 제전 나는 불을 지키는 자, 치장 없이 허름한 옷가지로 성별을 감추었기에 누구도 쉽게 나를 호명하지 못한다 나는 이름 없이 늙어 가는 가난한 노파 불을 살피느라 언 몸을 녹일 수 없다 꺼져 가는 불씨를 살려내고 문 밖으로 나서면 얼굴을 찢는 바람뿐 어떤 날은 별도 뜨지 않아 캄캄한 숲을 비틀거리며 걷는다 뜨겁고 차가운 것이 이생의 일인지도 잘도 자는구나 장작이 타는 소리 꿈속에서도 들리는지 재가 되어 가는 소리다 담요를 걷어차고 잠든 걸 보니 오늘도 나의 불길은 뜨거웠구나
---「테를지의 밤」중에서

다 가 버렸는데 늘 너만 돌아와

꼭 쥔 손을 떠나갈 때의 탄력은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
그래서 거침없이 툭 내던지는 즐거운 놀이 놓쳐 버린 게 아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어 어떤 봄날은 내내 온몸이 홑이불 속에서 이리저리 바스락거렸거든 형체도 없이 몸을 누르는 손목들 그리고 다시 피어난 꽃들

어떤 날들은 돌아오지 말았어야 해

다른 얼굴로 오면 다른 것인 줄 알고 피식 웃음이 나네 이제 더 노련한 변장술이 필요하지 않겠니 그럼 모르는 척 조금 속아 주다 네 옆구리를 쿡 찔러 줄게 놀라지 마 이건 어차피 놀이니까 즐거워야 해 눈물 같은 것 없이도 짜릿할 수 있지 후후 마음이란 게 자주 변덕을 부리니까 하는 얘긴데 반칙 같은 걸 써서 먼저 도망가지는 마 네 몸에 감긴 줄이 다 닳아 끊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는 놀이 지루하지 않게 자꾸만 다른 이야기를 들고 돌아오는 너라는 시간
---「안녕, 요요」중에서

오늘도 그와 걷습니다 가만히 귀를 세우면 발걸음에는 냄새가 있습니다 신발을 끄는 소리에는 기분도 묻어 있습니다 귀로 맡는 냄새는 쓸쓸합니다 그는 만질 수 없는 것들을 만집니다 손을 내밀면 바람도 그의 손에서는 몸을 가집니다 나의 털들은 그의 손끝에서 가지런해졌습니다 그는 말이 없습니다 내 귀에도 들리지 않는 혼잣말을 가끔 할 뿐, 나는 말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입을 열면 찬란하게 쏟아지는 나의 말은 어디에도 닿지 못하고 흩어지고 맙니다 나는 소리 내지 않기 위해 보고 듣는 일에 몰두합니다 소경이라는 말에는 무수한 빛이 담겨 있어 그는 멀리 있는 빛 속을 출렁입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꽃들의 얼굴이 커졌습니다 킁킁거리는 나의 오후는 잠시 그에게서 꽃들에게 이동합니다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나의 두 눈은 그를 위해 먼 곳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서로의 슬픔으로 언제나 다정합니다
---「조용한 산책」중에서

많이 써 버려서 망가진 마음아
차라리 죽어 버려라 없어져 버려라
검은 안대를 쓰고 달려드는 밤이 계속되었다
두려움을 잊기 위해 부르는 노래는
갈라진 소리를 내며 넝쿨처럼 목을 감아 버렸다
누군가 가만히 노래를 따라 불렀다
---「검은 식물」중에서

우리 도망가자

심장의 고동은
살기 위한 것인지 죽기 위한 것인지
모든 것이 너와 나를 잡으러 다니는 비밀경찰
지나치던 바람도 밀고자처럼 수상하더라

모르는 곳으로 가자
누가 우릴 알아볼까
땀이 배도록 깍지를 끼고 더 멀리
네가 버린 애인은 울고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나쁜 죄를 뒤집어쓰고
밤이 흘리는 유혈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붉어졌네
함께 울지 못하고 혼자 훌쩍였네
우리는 서로를 모르는 사이
나를 물으면 세 번만 부인해

네가 버린 나는 많이 울었던가
밤이 길었다는 기억
우리는 아무에게도 붙잡히지 않았네
뒤를 돌아다보았을 뿐

그 후로 슬픔은 오래 녹지 않는 것이 되었다
---「소금 기둥」중에서

이 도시는 정박한 한 척의 배 선장은 오래전에 죽어 버렸다 너무 오래 묶인 탓에 사람들은 이곳이 배라는 걸 잊어버렸거나 그런 사실조차 모른다 불만은 품지만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 떠나온 곳도 돌아가야 할 곳도 없는 것처럼 적막하게 앉아 있다 너는 지쳐 가고 네가 지쳤으니 마음에 품은 말들을 참으면 견딜 수 있나 우리는 가난 때문에 슬픈가, 그것 말고는 없는가

항해의 기억을 잃어버린 배, 가려던 곳이 어디였는지도 모르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른다 다만 이 땅이 우리를 받아들여 주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를 느낀다 너무 가난해서 신을 잃어버리거나 가난해서 신을 기억한다 국적이 없는 나날들이 지루하게 흘러간다 거대한 뻘에 박혀서
---「보이지 않는 도시」중에서

나는 지금 질서 정연한 세계를
혼돈에 빠트리는 중이다

(중략)

아주 오래전에 사라져 버린 빛의 파편 속에서
어느 날 이곳으로 배달되어 온
파손되지 않은 처음의 것
안전하다고 믿어 온 세계를 보고 있다
---「시뮬레이션」중에서

손을 꼭 잡고 빛의 뒤편으로 사라져 가던 연인들

바람이 분다
나무의 가지 끝 흔들리는 연분홍색으로
피어나는 저것들 빛을 다 들이마셨다
그 곁에서 조금씩 휘어지는 그늘의 행간을
왔다 갔다 다시 바람이 분다
알지 못하는 어떤 곳에서 내게로 왔던 이여
봄을 비유하는 나의 문장은 언제나 당신
서로에게 다가가서 부러지던 빛
그리고 거기에서 다시 돋아나는 빛이 있었다
---「부러지는 빛」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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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안과 바깥, 이곳과 저곳, 그때와 지금을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들을 읽고 있으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이 멍하니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모든 일이 전생인지 이생인지 구분할 수도 없다. 죽었다가 살아나는 밤이 잠들었다가 일어나는 아침과 이어지는 것이다. 나는 이 시집을 시인의 자서전이라 생각한다. 하나의 인생이 또 다른 하나의 인생을 들여다보았으므로 어느 잠에서 우리는 옷깃을 스치며 서로의 곁을 지나칠 때가 올 거라 믿는다. 그 순간 다시는 여름의 한복판으로 돌아오지 못할 거라는 예감이 들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칠월이 가도 팔월이 올 것이다. 이 시인은, 시집은, 시들은 처음부터 그러한 미래를 알고 있다. 젖은 돌을 긁는 바람이 있듯이. 붉은 꽃은 다 동백이라고 읽는 이가 있듯이.
- 최백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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