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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명의 마리아와 꼬마 천사

열명의 마리아와 꼬마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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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3월 03일
판형 스폰지양장?
쪽수, 무게, 크기 48쪽 | 552g | 210*297*15mm
ISBN13 9788932113517
ISBN10 893211351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글 : 아우로라 마니
전자 공학을 전공했고, 컴퓨터 관련 회사에 다니면서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을 아름다운 동화, 멋진 소설을 써서 그들과 함께 나눌 때 행복을 느낍니다. 특히 복음서 이야기, 그중에서도 예수님 탄생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데, 그 이야기 속에는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설렘과 만날 때의 기쁨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위해 이 세상에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어린이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열 명의 마리아와 꼬마 천사》를 썼습니다.
역자 : 김정훈
역자 김정훈은 로마에서 성서 신학을 공부하고 1999년에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현재 전주교구 효자4동성당에서 주임 신부로 사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해서, 이탈리아에서 나온 좋은 어린이책을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전하는 데 특히 힘쓰고 있습니다. 가톨릭출판사에서 나온 《아빠와 함께 성인 교황님을 만나요!》, 《미사의 역사》, 《하느님은 누구세요?》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그림 : 프란체스카 비냐가
그린이 프란체스카 비냐가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어린이들이 보통 사용하는 크레파스나 색연필에 만족하지 않고 주스나 스프를 이용해서 재미있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지금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인, 동화책 삽화를 그리는 일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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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천사 가브리엘이 이스라엘 땅에 도착했습니다. 그 꼬마 천사는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꼬마 천사는 자신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다니, 정말 뜻밖의 행운이라 생각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왜 자신을 선택하셨는지 꼬마 천사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매우 중요한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꼬마 천사의 임무는 나자렛에 사는 마리아라는 소녀를 찾아가 ‘당신은 하느님 아드님의 어머니가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고, 그 소녀에게서 “예!”라는 대답을 받아 오는 일이었습니다.
꼬마 천사는 ‘정말 쉬운 일이네!’ 하고 생각하면서 슬며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처럼 큰 영광을 받아들이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이 생겼습니다. 이 행운의 소녀 앞에 언제 어떻게 나타나야 하는지가 문제였지요.」

「하지만 잠시나마 세상 구경을 하고 싶었던 꼬마 천사 가브리엘은 천사들의 옷을 입지 않기로 했습니다. 빛나는 날개, 눈부신 옷, 밝은 후광을 입지 않기로 한 것이지요. 그런 모습으로 불쑥 찾아갔다가 마리아를 더 놀라게 할 수도 있을 테고요. (……)
그런데 꼬마 천사는 덤벙대다가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스라엘의 나자렛 마을 지도에 마리아가 사는 집을 빨간색으로 표시해 두었는데, 급하게 여행을 떠나면서 그만 지도를 하늘나라에 두고 온 것이지요.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았지만 지도를 가지러 되돌아갈 시간이 없었습니다. 꼬마 천사는 자신이 찾아갈 소녀가 나자렛 마을에 사는 마리아라는 것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그런데 네가 찾는 소녀의 이름이 뭐니? 나는 여기서 태어나고 자라서, 이곳 사람들을 모두 알고 있단다.”
“그 소녀는 여기 나자렛에 살고 있고, 이름은 마리아예요. 마을이 작으니까 마리아를 찾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겠죠?”
남자는 껄껄 웃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허허! 이 대책 없는 꼬마야, 나자렛뿐 아니라 이스라엘 땅 전체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 바로 마리아란다. 이 마을만 해도 마리아가 몇 명인지 세기 어려울 정도지. 자, 네가 찾는 소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말해 보아라. 키가 큰지 혹은 작은지, 나이가 몇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부자인지 가난한지 차근차근 설명해 볼래? 마리아가 네 친척이라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을 것 아니냐! 혹시 마리아의 아버지 이름은 아니?”
꼬마 천사 가브리엘은 잠시 머릿속이 복잡해졌어요. 하지만 이내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꼬마 천사 가브리엘은 바르톨로메오 씨가 계속 자신을 마리아의 친척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꾹 참고 물었습니다.
“그 소녀는 어디에 살아요?”
“그 집도 여기서 가깝단다. 바로 저 모퉁이 뒷집이야. 아마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야. 적어도 두세 명의 청년들이 마리아가 창가로 나오기를 바라며 집 주위를 어슬렁거리고 있을 테니까.”
꼬마 천사가 집 앞에 이르렀지만, 놀랍게도 대문 앞에 있던 청년들은 그를 보지 못했습니다. 꼬마 천사는 아무도 모르게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꼬마 천사 가브리엘이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아저씨, 이제 누가 남았지요?”
바르톨로메오 씨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야, 네가 찾는 소녀가 여기 나자렛에 살고 있는 것이 확실하니? 작년에 세 가족이 예루살렘으로 이사를 갔는데, 그중에 마리아가 두 명 있었단다.”
“제가 찾는 분은 분명 이곳에 살아요. 한 번만 더 도와주세요. 부탁드려요.”」

「꼬마 천사가 물을 다 마시자, 소녀는 컵을 받아 들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꼬마야, 너 무척 피곤해 보이는구나. 우리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잠시 쉬었다 가렴. 우리 엄마, 아빠도 너를 기쁘게 맞아 주실 거야.”
꼬마 천사가 대답했습니다.
“고마워요. 하지만 저는 그럴 수 없어요. 어떤 소녀를 찾고 있거든요. 이 마을을 다 돌아다녔는데도 아직 찾지 못했어요.”
“그 소녀가 누군데? 내가 도와줄게.”
꼬마 천사가 대답했습니다.
“그분의 이름은 마리아예요.”
소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건 쉬운 일이 아닐 거야. 마리아라는 이름은 너무 흔하거든. 내 이름도 마리아니까.”」
---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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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천사는 성모님에게뿐만이 아니라 그 전에 모든 여성에게 매일 찾아갔었는지도 모르지요. 성모님 외에는 “예,” 하는 사람이 없어서 예수님은 그제야 오셨는지도요. 그리고 성모님마저 그때 “아니요.”라고 하셨으면 우리는 어쩌면 영영 예수님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르고요.
공지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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