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또 퀴즈! 대왕고래 새끼는 태어난 지 7개월이 지나면 몸무게가 1만 5,000킬로그램이 된대요. 그렇다면 대왕고래 새끼의 몸무게는 1시간에 몇 킬로그램씩 늘어날까요? 1시간이라고요? 1시간에 몸무게가 늘어나는 게 느껴질까요? 아무튼 계산을 해볼게요. 7개월은 7×30=210(일)이에요. 7개월이면 몸무게가 1만 5,000킬로그램이 되니까 하루에는 15,000÷210=약 71.5킬로그램씩 몸무게가 늘어나요. 그러면 1시간에는 71.5÷24=약 3킬로그램씩 늘어나지요. 보통 어른의 몸무게가 70킬로그램인 것을 비교해 보면 고래는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고래에 대한 습성 중 가장 특이한 것이 있어요. 그것은 바로 고래의 떼죽음이에요. 1976년 7월, 30여 마리의 길잡이돌고래가 미국 플로리다 해안에 좌초한 일이 있었어요. 좌초란 배, 고래, 물고기 등이 육지로 밀려와 다시 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길잡이돌고래가 유난히 좌초를 많이 한다고 해요. 고래가 왜 좌초하는지 아직도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어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기는 하지만요, 고래는 몸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육지로 오게 되면 몸이 짓눌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질식한다고 해요. 어떤 경우는 좌초된 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도 다시 해변으로 돌아와 죽기도 한대요. 고래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생겼다면 『고래는 왜 바다로 갔을까』를 읽으면서 풀어보세요. --- p.17
하지만 자연 과학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곤충이 곤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슬이나 똥 또는 동물의 사체와 진흙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이것을 동물의 ‘자연발생설’이라고 해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이 어떻게 생기는지 몰랐던 거예요. 그 당시 사람들은 기어다니는 것은 벌레고, 날아다니는 것은 새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곤충이 알-애벌레-번데기-어른벌레로 탈바꿈하는 것은 생각도 못했지요. 자연 발생설은 1862년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백조목 플라스크 실험’을 할 때까지 사실로 받아들였어요.
파스퇴르 덕분에 모든 생물은 자연 발생하지 않으며, 생물은 그 어버이가 있어야만 자손이 연속된다는 ‘생물속생설’이 알려지게 되었지요. 그래도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물을 관찰하고 해부하고 분류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제시한 위대한 자연과학자로 남아 있어요.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최고의 자연 관찰자는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1809~1882)이에요.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부유하게 자란 다윈은 어려서 곤충 채집을 좋아했지요. 두 손 가득 딱정벌레를 채집하고도 처음 보는 곤충을 만나면 손에 있던 딱정벌레를 입에 넣고 또 곤충을 잡을 정도였다고 하니 다윈이 얼마나 곤충을 좋아했는지 알 수 있겠지요? 다윈은대학교에 입학해 신학과 의학을 공부했지만 결국 생물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하고 박물학자가 되었다지요. 아버지는 의사였지만 할아버지 이래즈머스 다윈도 박물학자였답니다.
--- p.19~20
지금으로부터 2300여 년 전 그리스의 에게해 동쪽의 레스보스라는 작은 섬에서 대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해변가에서 갑오징어와 씨름하고 있었어요. 아리스토텔레스는 갑오징어를 해부하면서 내부 구조를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었지요. 이렇게 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레스보스 해안에서 볼 수 있는 500여 동물들의 생태를 정리해 『동물 탐구』라는 책을 썼어요. 이것은 자연과 동물을 직접 관찰하고 기록하는 과학자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아리스토텔레스가 『동물 탐구』를 펴낸 지 2,000년이 훌쩍 지난 1810년 즈음, 우리나라의 흑산도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바로 정약전이에요. 정약전은 수원 화성을 건축하는 데 과학적으로 커다란 공을 세운 정약용의 형이에요. 정약전의 집안은 당시 나라에서 금지하던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벌을 받았어요. 그래서 정약용은 강진으로 정약전은 흑산도로 유배를 떠난 거예요. 유배는 죄인을 임금이 사는 서울에서 먼 곳으로 보내 거주하게 하는 형벌이에요.
흑산도는 지금의 행정 구역으로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에 있는 섬이에요. 서울에서 450킬로미터 정도 되는 아주 먼 곳이고 한번 가면 언제 올 지 모르는 상황이었죠. 정약전은 어려서부터 학문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유배지인 흑산도에서도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지요.
그러던 중 흑산도에서 물고기 잡고 사는 어부 장창대를 만나 물고기를 비롯해 바다 생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답니다. 정약전은 장창대의 도움을 받아 바다에 사는 물고기, 게, 새우, 조개, 새 등을 조사하기 시작하지요. 이렇게 해서 완성된 책이 『자산어보』예요. 그리스에 아리스토텔레스와 『동물 탐구』가 있었다면 우리나라에는 정약전과 『자산어보』가 있게 된 거예요.
--- p.33~34
아, 잠깐! 억울하게 멸종된 동물 중 특이하게 생긴 동물을 소개할게요. 이름은 ‘할루키게니아’. 부드러워 보이는 길고 날씬한 몸에 일곱 쌍의 가시를 지닌 동물로 삼엽충과 같은 절지동물의 먼 친척이에요. 삼엽충은 몸의 표면 전체를 딱딱하게 만든 반면, 할루키게니아는 긴 가시만 딱딱하게 만드는 전략을 선택했지요. 처음에는 가시가 작아서 별 쓸모가 없었지만 우연히 천적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가시가 점점 길어졌지요. 하지만 너무 길고, 무겁고, 걸리적거려서 돌아다니기도 불편하게 되었어요. 결국 가시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드는 부담이 커졌고, 노력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멸종하고 말았답니다. 그야말로 잘해보려다 억울하게 멸종한 거지요. 3권 마지막 부분에는 ‘이유가 있어서 번성한 동물’ 10종이 소개되어 있어요. 어떤 동물은 이유가 있어서 멸종하고, 어떤 동물은 이유가 있어서 번성하다니! 지구의 동물들이 죽고 사는 데는 이유가 아주 많네요.
--- p.66
사람과 아주 비슷한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을 연구한 유명한 영장류 학자들이 있어요. 모두 여성 과학자인데, 침팬지는 제인 구달, 고릴라는 다이앤 포시, 오랑우탄은 비루테 갈디카스예요.
먼저 다이앤 포시는 1932년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동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31세 때 아프리카 사파리여행 중 인류학자인 루이스 리키 박사를 만난 이후 영장류 학자의 길을 들어서면서 고릴라를 연구하게 되었지요.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고릴라를 연구하면서 인간과 고릴라가 우호적 관계로 접촉한 최초의 사례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둘도 없이 지내던 수컷 고릴라가 밀렵꾼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본 후 고릴라 보호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어요. 이런 과정에서 다이앤 포시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되었지요. 다이앤 포시가 쓴 『안개 속의 고릴라』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고릴라 보호 문제에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같은 이름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유명 인사가 되었지요.
비루테 갈디카스는 1946년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이후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 교수,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교 고고학 교수로 있으면서 인도네시아의 오랑우탄을 연구했지요. 비루테 갈디카스는 루이스 리키가 UCLA에서 한 강연을 듣고 오랑우탄을 연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해요. 무리를 지어 다니는 침팬지와 고릴라와는 달리 오랑우탄은 다른 오랑우탄을 한 번도 만나지 않고 한 달 이상을 지내기도 한대요. 그래서 오랑우탄 연구는 특히 어렵고 오래 걸려서 비루테 갈디카스는 오랑우탄이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8년 만에 처음 발견했다고 해요. 도구를 사용하는 장면은 바로 어떤 수컷 오랑우탄이 25초 동안 나무토막으로 엉덩이를 긁은 것이었다고 하니 좀 우습기도 하지요? --- p.91~92
동물들은 너구리 할아버지께 여쭈어봅니다. 나무를 꼼꼼히 살펴본 너구리 할아버지가 “나무 속에 나쁜 벌레들이 숨어 있어. 벌레들이 나무 속을 갉아먹어서 나무가 시드는 거야.”라고 말해요. 벌레들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동물들이 와글와글 떠들지요. 곰이 나무를 흔들어 벌레들을 떨어뜨리려고 하지만 허사가 되고 말지요. 호랑이가 크게 으르렁 거려도 벌레들은 끄떡도 하지 않아요. 매가 날아와 날카로운 부리로 나무를 쪼아도 벌레들은 더 깊이 숨어 버려요.
이때 부엉이 할아버지가 시끄러운 소리에 낮잠에서 깨어나며 한마디하지요. “딱따구리를 데려와야지.” 동물들은 부리나케 딱따구리를 데려와요. 딱따구리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나무를 움켜잡고 빳빳한 꽁지깃으로 중심을 잡고 부리로 나무를 두드려요. ‘탁탁탁.’ 깊이 숨어 있던 벌레들은 딱따구리의 긴 혀에 잡히고 말아요. 시들었던 나뭇잎들이 다시 싱싱해지네요. “와, 딱따구리 만세.” 동물들은 모두 얼싸안고 좋아해요. 딱따구리는 죽어가는 나무를 살리는 숲 속의 의사였어요.
이야기가 끝나면 딱따구리은 어떻게 나무에 구멍을 파고 벌레를 잡아먹은지 알려주지요. 또한 딱따구리의 생김새와 숲 속에서의 역할을 설명해 주고요. ‘딱따구리가 나무에 구멍을 파면 나무에 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어요. 하지만 딱따구리가 나무속에 집을 짓고 알을 낳는 벌레를 잡아주면 나무도 스스로 구멍을 메우고 싱싱하게 자란다고 답을 해주지요. 딱따구리가 왜 나무의 의사라고 불리는지 그 이유를 알겠지요?
--- p.201
그네를 보면 ‘푸코의 진자’가 생각나요.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이자 자연과학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주장했어요. “하늘에 있는 모든 천체는 완전해서 지구를 중심으로 원운동을 하고, 지구상에 있는 물체는 불완전해서 직선 운동을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워낙 저명한 철학자였기 때문에 누구도 이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지 못했지요.
또 아리스토텔레스는 해-지구-달이 일직선에 있을 때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에 들어가서 잘 보이지 않는 ‘월식’이 일어날 때, 달에 비친 지구의 그림자를 보고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안 과학자이기도 했지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거의 2,000년 동안 진리로 받아들여졌지요.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와 아이작 뉴턴(1642~1727)이 운동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낼 때까지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했지요.
우리는 매일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을 봅니다. 해뿐만 아니라 별이나 행성 그리고 달도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지요. 지구는 중심에 정지해 있고 모든 천체가 원운동하는 것처럼 보이지요. 이렇게 생각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아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이 맞는 것처럼 보이지요?
--- p.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