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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춘문예 당선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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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542쪽 | 776g | 152*225*27mm
ISBN13 9791170321019
ISBN10 117032101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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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은 대단한 부자가 되기를 꿈꾸며 집 주인이 된 건 아니었다. 그저 원룸이 불편했고 전세금을 떼이는 게 불안했다. 저녁으로 먹은 생선 냄새 정도는 환기시킬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의 주거 시설에서 살고 싶었다. 혜진은 비싸지 않은 외곽의 아파트를 매수했고 그곳은 곧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다. 아파트 곳곳에 안전진단을 준비한다는 현수막이 붙었고 여러 부동산에서 매도를 권유하는 전화를 걸어왔다. 혜진은 자연스럽게 갈아타기를 거듭하며 금세 목돈을 마련했다. 적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였다. 혜진은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아파트 외에 투자한 낡은 다세대 주택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강 할아버지 사건이 터졌지만 좀 놀랐을 뿐이지 금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건 아니었다. 상만은 이런 혜진의 사고방식에도 낯설다는 표현을 했다.
---「시계(視界)를 넘어」중에서

아내의 손을 꽉 잡았다. 내 손과 아내의 손이 닿은 공간에 땀이 찼다. 우리의 모습을 차분히 지켜보고 있던 방사선사가 화면을 띄웠다. 우선 아기 크기를 재 볼 건데요. 여기 하얗게 보이는 게 위에서 본 머리뼈예요. 좀 더 내려오면……. 심장 뛰는 거 보이세요? 이쪽 아래가 배 부분이고요. 까맣게 보이는 게 위장이에요. 여기 보시면 양수를 먹기 때문에 위 안이 이렇게 차 있습니다. 여기가 머리고… 이게 뒤통수, 요게 정수리, 이 안에 하얀 거 보이시나요? 이게 코뼈 부분인데요. 뼈를 확인하는 이유는 이 주수에 코뼈가 안 보이는 아기들이 다운증후군이나 염색체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확인하는 거예요. 같은 의미로 목뼈 뒤에 투명한 이 부분을 확인해야 하는데 아기의 척추 뼈 일부가 불완전하게 닫혀서 척추가 노출되는 선천성 기형으로 개방성 이분 척추거나 폐쇄성 이분 척추인지 보는 거예요. 아기가 태어났을 때, 배뇨장애, 하지마비 같은 증상이 올 수 있거든요. 목뼈가 굽지 않고 반듯하네요. 크기도 주 차에 딱 알맞은 크기구요. 좋아요. 아주 좋아요.
---「i」중에서

빈소 한편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피곤함이 몰려왔다. 나는 집어 삼켜지듯 잠에 빠져들었다. 꿈을 꾸었다. 나는 어린 시절 살았던 파란 양철 대문 집에 누워 있었다. 옷가지들과 책가방과 참고서들이 옛 모습 그대로 널브러져 있다. 그 사이에 20대에 썼던 물건들도 드문드문 섞여 있었다. 나는 꿈에서도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알지만 많은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졌다가 사라지길 반복할 때마다 옛 마음이 되어 초조했다. 누군가 덕수야, 하며 잊고 있던 아버지의 이름을 나에게 다시 일깨워 줄 것만 같았다. 불쑥 스무 살 승환이 빈털터리가 되어 집으로 돌아와 울 것도 같았다. 꿈속에서의 나는 작은 몸뚱이를 가졌다. 현관문이 잘 보이는 쪽으로 몸을 가볍게 뒤집었다. 나는 현관 너머로 들려올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빈 공간을 울리는 무수한 발소리 사이에서 고모의 것을 기다린다. 요란한 소리를 내는 알루미늄 문이 열리고, 하루의 고단한 냄새를 끌어안고 돌아올 고모. 나는 고모의 젊은 시절을 떠올렸다가 이내 나이가 지긋하게 든 고모를 떠올렸다. 푸들 밥도 주고, 물도 갈아주고, 오줌도 똥도 누는 것을 본 고모가 돌아오는 것 같았다가 곧 아닌 것이 되었다. 모두가 떠나는 그 집으로 고모는 어김없이 돌아왔다. 딱 손가락 두 개 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고모는 내가 있는 곳으로 반드시 올 것이었다. 우리가 아직, 공존하고 있는 이곳에.
---「공존」중에서

해수의 옆머리는 희끗희끗했지만 정수리는 하얗게 세어있었다. 만으로 아직 쉰이 되지 않은 나의 친구는 손가락 끝으로 백발을 탈탈 털고 손빗으로 빗어 넘기고는 모자를 도로 썼다. 빈손을 털었다. 모자 속에서 묵어버린 하루를 털어내려는 것 같았다. 손끝에 달라붙는 삶을 떨치려는 것 같았다. 주영이 보고 싶었다. 만나서 잔뜩 수다를 떨고 싶었다. 해수를 다시 보게 될 것 같지 않았다.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새치 많은 머리를 까맣게 물들인 주영을 만나 아무라도 좋으니 한 놈을 찍어서 실컷 험담을 하고 잔뜩 욕을 퍼부어 주고 싶었다. 나는 가방을 고쳐 메고 일어났다. 마침 택시가 보였고 팔을 들었다. 비틀거리며 걸음을 내디뎠다. 가방에 든 유리병 두 개가 꺾이는 관절처럼 덜그럭거렸다. 고소한 향은 아른아른 피어올랐다.
---「유명한 기름집」중에서

이모네 집에 들어간 지 세 달쯤 지났을 때 윤재가 이모부에게 크게 혼났다. 그날은 이모부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높았다. 도중에 이모부가 윤재를 때리려고 해 이모가 말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공부방으로 들어온 윤재가 테이블 앞에 주저앉았다. 윤재 눈에서 눈물이 한두 방울 떨어지는가 싶더니 줄줄 흘러내렸다. 소리 없이 우는 윤재를 보다가 나도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왜 그랬는지 윤재가 하는 것처럼 숨죽여 울었다. 한번 터진 울음은 쉽게 멈춰지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 내 등을 다독이는 게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윤재가 테이블 앞으로 몸을 숙인 채 내 등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윤재의 눈에서도 계속 눈물이 흘렀다. 간식을 들고 온 이모가 우리 둘 사이에서 눈가를 훔치는 모습을 나는 봤다. 와달라는 윤재의 요청을 끝내 거절하지 못한 것, 머뭇거리면서도 뒤돌아 책방에서 나가지 못한 것, 이게 다 그 순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이후 나는 자주 울었고 또 웃기도 했으니까. 단지 그것뿐이라고 속으로 되뇌며 윤재에게 손을 흔들었다.
---「북바인딩 수업」중에서

그건 그렇고 여기 16층은 조금 이상한 곳이다. 맥락 없이 서태지 사장님 같은 사람들을 떠오르게 만든다는 면에서 그렇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여기엔 어떤 기운들이 있는 게 분명하다. 높은 곳에 혼자 올라왔던 사람들이 남기고 간 고독의 흔적이랄까. 여기는 뭐 하나 제대로 갖춰진 것도 없는 시시한 옥상인데도 사람들은 매일같이 이곳을 드나들며 그런 흔적들을 남겨두고 떠났다. 나는 그들이 출입할 수 있도록 밤새 잠가두었던 문을 새벽 6시에 열어두는 일을 했다. 그것 말고도 재떨이 통에 쌓인 담배꽁초를 비운 다음 가래침을 닦아냈으며 가끔 시간이 남으면 어설픈 화단에 질서 없이 자라난 잡초를 뽑거나 바닥을 쓸기도 했다. 그리고 자정이 되면 다시 문을 잠갔다. 옥상 열쇠는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 중 나에게만 있는 특별권한 같은 것이었다. 여기에서 죽은 노인을 발견하기 전까진 나는 그런 일들을 성실히 해냈다.
---「러브 레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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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신춘문예에 당선한 소설가 여러분들이 앞으로 우리 사회를 밝게 맑게 만들어 주기를 희망합니다. 문학 작품 한 편이 나무 한 그루와 같다는 말을 자주 인용합니다. 나무가 없으면 우리가 사는 지구는 사막이 됩니다. 그런 사막에서 인간이 살 수가 없습니다. 문학 작품은 그런 나무 한 그루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인정의 향기로 이어주어 인정이 메마른 사막이 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 김호운 (소설가·한국소설가협회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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