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치제도와 선거제도를 바꿔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이 풀리지 않고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고, 또 문제해결의 주체인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또 그것을 위해 정치가 제 역할을 하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기존의 정치제도와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의 핵심 문제는 무엇이고, 그 문제는 왜 해결되지 않고 있는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문제에 대해 몇 번만 더 왜 그런지 그 원인을 파고들면, 불평등, 불공정, 승자독식 등의 문제점에 마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경쟁(대부분 시험의 합격 여부)에 따라 갈리게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그에 따른 급여, 복지, 직업의 안정성 등의 차이를 당연하다고 받아들인다. 그런데 단순히 시험에 합격했다고 그렇게 과도하게 많은 기득권을 보장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일까? 오히려 불평등을 조장하는 것은 아닐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의 소득 불평등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과도한 격차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p.25~26
독일의 메트로 폴의 경우 개별적으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메트로 폴 간의 연합을 통해서도 활동하며 활동의 방식을 스스로 결정한다. RVR은 꾸준한 발전을 이루었고 2020년 상당한 수준으로 제도화된다. 메트로폴의 상당 수준의 제도화가 독일 지역연합의 행위자 측면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연합의 정책은 메트로폴 루르 지역민들의 선거로 구성된 의회(법적 명칭은 총회)가 결정한다. 지역연합선거는 메트로폴 루르가 속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선거법에 따라 지역선거 일에
동시 투표를 시행한다. 지역 사안의 결정은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 p.76
1. ‘정당정책비교 앱’ 발-오-맡(Wahl-O-Mat)
세계의 다양한 시민교육 콘텐츠 중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선거도움 앱(Voting Advice Applications: VAAs)’을 꼽을 수 있다. 사실 VAAs는 ‘정당정책비교 앱’으로 의역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이 프로그램은 시민에게 손쉽게 정치지식을 제공하는 기능을 하면서 동시에 정치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선거에 대한 관심을 고양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180여 개의 ‘정당정책비교 앱’이 존재하며, 그 중 140여 개가 유럽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프로그램의 하나로 독일의 발-오-맡(Wahl-O-Mat)을 꼽을 수 있다.
--- p.102
교원양성제도에 대해 일반적으로 제기되는 비판들은 이미 앞에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언급하였고, 그 동안 추진되었던 다양한 제도 개혁은 그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논쟁적이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남아 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논하기로 하겠다.
첫째, 교사양성 과정의 학문성 결핍에 대한 문제 제기는 독일 대학교육을 지배하는 규준이라는 전제에서 보자면 아주 오래된 문제제기이다. 예컨대, 홈볼트의 인문주의적 이상과 같은 고전적 주장에서부터 야스퍼스(Jaspers)의 『대학의 이념(Idee der Universitat)』(1980)에 이르기까지 교사양성에서도 학문 중심 이념이 강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이후 교원양성 교육과정의 핵심 문제는 학문, 실습, 인성의 조화가 되었다. 결국 학문성, 실습능력, 인성이라는 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것이 교원양성의 성패 기준이었던 셈이다.
--- p.160
지금까지 독일의 환경정책을 역사적으로 돌아보고, 당면 과제도 검토하였다. 이런 배경에서 축적된 지식과 경험으로 보면, 독일의 환경정책은 지금까지 전 세계의 모범이 되곤 했으며, 때로는 다른 나라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획기적이기도 했다. 아마 이러한 독일만의 경험이 없었다면 이러한 환경정책은 실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녹색당의 존재가 독일의 환경정책에 핵심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무엇보다 1980년대 독일과 인접 국가인 프랑스의 환경정책이 달라진 것은 녹색당 존재 유무가 크게 좌우했기 때문이다.
--- p.199
4) ‘시간제’와 ‘미니잡’의 증가
‘시간제’가 이미 통일 전에 ‘여성의 영역’으로 등장했는데, 통일 후에 이 경향이 더욱 강화되었다. 1989년에는 ‘시간제’가 전체 취업 여성의 30%를 넘지 않았는데, 2020년에는 일하는 엄마의 3분의 2(65.5%)가 ‘시간제’로 일했다. 같은 상황의 아빠는 7.1%에 불과했다. 이 양상은 10년 전에도 비슷했다. 2010년에 엄마의 ‘시간제’ 비율은 64.2%, 아빠의 ‘시간제’ 비율은 5.4%였다.
--- p.244
이렇듯 민족이라는 혈통주의에 근거한 통제·관리지향적인 이민행정을 수행해 온 독일의 경우 비교적 최근 다양한 시대적 요구에 대응해 보다 적극적인 통합정책으로 전환 중이라는 점을 볼 때
점차 이민자 비율이 증가하고 생산활동, 적응과 통합 등 다양한 이민문제에 대한 행정적 대응을 위한 이민전담기구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이민행정에 유익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p.282~283
학술 분야에서 어떤 주제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경우가 있는 반면, 특정 주제는 늘 반복적으로 연구의 대상이 되어 지나친 경우가 있다. 이렇듯 과도한 연구 주제에 속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이제는 벌써 30여 년이 지난 독일 통일과 아직 실현되지 않은 한반도 통일 사이의 가능한 유사점에 관한 내용이다.
--- p.371
조선에 독일인이 처음 발을 내딛은 순간부터 1910년 1월 1일에 대한제국이 주권을 상실하는 시점까지 300여 명 이상의 독일 제국 국민들이 조선을 방문하거나 거주하면서 일을 한 것으로 여러 기록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두드러진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소수의 인사는 조선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조선의 조정 또는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으며, 지금부터 해당 인사들에 관해 소개하려 한다.
--- p.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