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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거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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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90g | 132*208*12mm
ISBN13 9791197463914
ISBN10 119746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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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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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은 평생토록 내 곁에서 나와 함께 나란히 걸어가야 할 인생의 반려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제 짝을 짚신에 비유하고, 달아난 애인을 ‘고무신 거꾸로 신었다’라고 하는 말처럼, 신발은 상징적으로 만나야 할 소중한 짝이고 동반자이다. 배우자는 편안한 신발처럼 항상 편안한 존재여야 한다. 한번 신어버린 구두는 돌이킬 수 없고 물릴 수 없다. 그래서 신발 고르기는 신중해야 한다.
--- p.18

세 아이 생일은 모두 한 날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아이들의 생일이 모두 같다. 세 살, 두 살, 자연 터울로 자연 분만한 아이들이다. 우리 집에서는 모두 같은 달, 같은 날인 세 아이들의 생일을 아주 특별한 날로 여긴다.
--- p.25

시간의 고삐는 내가 쥐고 있다. 내가 채찍질하면 시간은 빨리 달리고, 내가 느긋하면 시간도 천천히 간다. 시간의 먹이는 나이다. 사람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시간도 신축성 있게 흐른다. 평행선 위를 달리는 시간을 나는 계산하지 못한다. 그래서 외출하려면 많이 긴장하고 허둥댄다. 그래서 아예 미리 나서기도 한다.
--- p.66

지난해 수첩 첫 장에 적어두었던 한 해의 계획과 기도의 제목들을 살펴본다. 내 삶이 고스란히 기록된 수첩은 내가 살아온 자취이고 이력서다. 누구에게나 버리고 싶은 기억과 간직하고픈 추억들이 있다. 수첩 속에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줬던 소중한 이름들이 깨알같이 앉아 있다.
--- p.100

로봇 사회가 현실로 다가왔다. 그러나 심각할 필요는 없다. 우려는 접어두고 밝은 희망을 품어본다. 불행한 사고나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는 재활의 기회가 되거나 인간이 하기에는 위험한 일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희망적이겠는가. 섣부른 부정보다 공공의 이익과 모든 분야에서의 선익을 위한 도구가 된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 p.147

기다림은 설렘이다. 기다림 끝에는 만남이라는 선물이 있다. 폭죽처럼 터지는 기쁨도 숨어있다. 해마다 대림 시기에는 촛불이 늘어갈수록 성탄절을 기다리는 설렘도 커졌다. 그런데 올해는 기다리는 마음이 어떠했을까? 가슴 떨림이었을까 무감각이었을까.
--- p.157

나무는 죽어서도 나무답게 산다. 나무는 두 번 산다는 이야기가 있다. 죽어서도 쓸모가 있다는 것이다. 누구의 따뜻한 식탁이 되고, 안락한 침대가 되고, 든든한 기둥이 되고 사무실 책상이 되어주고 의자가 되어준다. 숲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집이 되고 양식이 되어 이로운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한 그루 전나무의 쓰러짐은 그냥 무의미한 소멸이 아닌 새로운 소생이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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