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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거, 그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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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53*224*20mm
ISBN13 9791165121594
ISBN10 116512159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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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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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년 살던 집 파는 서류에 도장 찍고 오는 길
아이들 다니던 학교 담장 밑에 산국 곱다
돌부리에 걸린 척, 내 집을 돌아본다
작년에 절집 불목하니도 그만뒀으니 집도 절도 없다,
-
생각하니 허전하다 그러다 이내 고개 젓는다
저 꽃은 들보 하나 얹은 적 없어도 환하게 웃지 않느냐
재산세 같은 건 잊고 살아도 되니 얼마나 좋으냐
사는 건 맹물로 허공에 그린 그림 같아서
한 뼘도 안 되는 길을 평생 헐떡이며 걸어왔다
열 켤레 넘는 구두굽이 바깥쪽만 닳아 없어진 뒤
남은 건 기울어진 어깨
-
사는 거, 그깟…
-
주춤거리며 따라오던 아내가 밥이라도 먹고 가잔다
단골로 다니던 추어탕집으로 간다
아이들 키운 집 넘기고 정든 동네 떠나려니 서운하겠다
그대와 나, 한 시절 뜨겁게 생을 외쳤느니
밥보다 먼저 소주 한 병 주문한다
언제 우리 다시 이렇게 앉아 서로의 손에 젓가락 쥐여줄까,
제피가루 너무 많이 넣었다고 툴툴거려볼까,
생각하니 또 잠깐 먹먹하다
-
모처럼 마신 낮술이 걸음마다 매달린다
오늘이야 아내가 있으니 그럴 리 없겠지만
나도 모르게 101번 버스에 취한 몸 실을지 몰라서
현관문에 머리댄 채 삐삐삐삐 비밀번호 누를지 몰라서
머릿속에 남아 있던 숫자 몇 개 얼른 지운다
-
사는 거, 그깟…
---「사는 거, 그깟」중에서

감씨의 배를 반으로 가르는 순간
불쑥 얼굴 내미는 잘 만든 수저 하나
긴 감의 씨는 긴 수저를 품고
둥근 감의 씨는 둥근 수저를 품는다
좀 뜬금없어 보이는 이 수저는
젖빛 감꽃이 감을 잉태하던 봄날부터
꼼꼼하게 준비했을 것이다
어느 노인 홍시로 헛헛한 속 달랠 때
흘리지 말고 떠먹으라고
씨마다 잊지 않고 챙겼을 것이다
---「배려」중에서

풋햇살 영그는 오후 포플러 성긴 그늘에 앉아
흐려진 손금 뒤적거려 길 찾는 것
낮잠 든 구름의 주머니 속에 손 슬쩍 넣어
젖은 시 한 편 훔쳐내 읽는 것
는개 푸른 저녁 낮은 처마 밑에 서서
올 리 없는 사람 목 빠지게 기다리는 것
오래전 헤어진 그녀 집 찾아가서
어제 보고 또 보는 듯 밥 한 끼 청하는 것
혼자된 지 오래인 그녀의
자고 가라는 인사에 손사래치면서도 못 이기는 척
신발끈 다시 푸는 것
택배 기다린다는 핑계로 낯선 마을 노인회관서
며칠씩 묵어가는 것
배낭에 차곡차곡 개어 둔 만담 한 자락 꺼내
현대슈퍼 막걸리값 치르는 것
강가 호박돌 당겨 베고 모래밭에 누워
물안개에 눈썹 적시며 천 년 전 이별 듣는 것
목 간질이는 바람의 짓궂은 손 밀어내며
하하 큰 소리로 웃는 것
바람이 집으로 간 뒤에도 뒹굴뒹굴 웃는 것
---「뻔뻔한 유랑」중에서

새벽부터 유언을 썼다
-
그림자보다 먼저 집 나서서 들길을 한참 걸었고
오는 길에 편의점 들러 우유와 맥주를 샀다
집에 와서 조금 오래 씻은 뒤
얇게 썬 늙은 오이 살짝 절여 초장에 무치고
어제 얻어온 배추 넣어 된장국 끓였다
아침 먹은 뒤 볶은 원두 곱게 갈아 밀봉해두었다
-
오늘도 유언이 꽤 길 것 같다
-
내가 페루 해변으로 간 새처럼 못 돌아오면
흐트러진 이불은 악몽에 몸부림친 새벽을 증언하겠지
흙 묻은 신발은 갈림길 앞의 망설임을 전하고
젖은 수건은 만조(滿潮)의 절망을 열변하겠다
-
냉장고를 열면 온갖 유언으로 어지럽겠지
남은 우유는 숲으로 망명하고 싶었던 속내를 떠들고
맥주캔은 오지 않은 시를 투덜대겠다
배추된장국은 내 아이들을 사랑했다고 자백하고
노각무침은 어머니를 그리워했다고 토설할 테지
-
조금 많이 갈아놓은 헤이즐넛 커피는
끝내 향기롭고 싶었던 욕망을 차마 감추지 못하고
읽다가 귀접어 둔 시집 82쪽은
늦은 밤 꾹꾹 눌러 삼키던 눈물을 털어놓겠지
-
나는 날마다 감동적인 유언 한 줄 쓰기를 꿈꾸지만
문장은 갈수록 창호지 문처럼 축축해지고
지난 유언장 뒤져 함부로 뱉은 다짐 지우고 싶고
---「나는 날마다 유언을 쓴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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