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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산티아고로 도망갔을까 (큰글자도서)

나는 왜 산티아고로 도망갔을까 (큰글자도서)

리더스원 큰글자도서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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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203*290*20mm
ISBN13 9791167764027
ISBN10 116776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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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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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은 과거에 무언가를 이루어 본 경험에 기반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내면에 집중하며 8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 전체를 완주하는 경험을 만들고 싶었다. 나중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분명 큰 힘이 될 거라고, 그렇게 말하며 우리는 함께 고개를 끄덕거렸다.
---「마음의 여유를 얻다」중에서

이라체를 지나니 넓은 초원이 끝없이 펼쳐졌다. 잠을 깊이 못 자서 그런지 오늘따라 마음이 약해진다. 괜히 혼자 노래를 흥얼거려보고 괜찮은 척을 해보았다. 약해진 마음과 겹쳐서 일행의 걸음을 조급하게 따라가게 된다. 내 순례길이 보이지 않았다. 이럴 땐 심호흡하고 마음을 내려놓으면 내 길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사막 속의 오아시스」중에서

나는 울고 있는 순례자와 눈을 마주치며, 중요한 건 남들이 아니라 ‘나’라고 말해주었다. 당신이 이렇게 울고 있다는 건, 생장 피에 드 포르부터 700km를 충실히 걸었음을 증명해주는 것이고 그게 가치가 없었느냐고 질문했다. 기준점을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닌, 오로지 자신에게 두고 집중하라고 전했다. 어제 무리해서 걸었다면, 다리가 아파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순례를 포기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나 또한, 피레네산맥을 넘고 무릎이 아파서 배낭을 일주일 정도 다음 마을로 보내며 걸었다고 덧붙였다.
---「걷지 않아도 괜찮아」중에서

나는 아버지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무거운 짐을 홀로 짊어지고 외로우셨겠다고, 걷고 싶으셨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내가 대신 짊어지고 걸었으니 만족하시냐고, 오고 싶으셨을 텐데 가장이 뭐라고 못 내려놓으셨냐고 말했다. 그러자 내 마음에서 무언가 쑥 뽑혀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눈물과 함께 오열했다. 아버지께서 2015년에 쓰러지신 이후부터, 돌아가신 뒤에도 힘든 티 내지 않느라 울지 못했던 것을 이제는 내려놓았다.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모두 흘려보내듯 걸었다. 너무 아팠던 기억들이 이제는 의미가 없어졌다.
---「피니스테레, 옴니버스식 커튼콜」중에서

나의 목표는 더 이상 ‘무언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삶은 한 치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아갈지 방향의 기준을 내가 정하고, 나의 멋으로 살아가는 게 지금 나의 꿈이다. 그러다 보면 순례길에서 깨달았듯,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 속에서 ‘오프로드’가 ‘온로드’로 변하는 기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순례자가 결국 산티아고에 도착하듯이.
---「Outro, 순례길은 이어진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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