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사실은 회피형 타입을 만나는 사람 중 80퍼센트 이상이 상대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한 나머지, 문제의 원인을 엉뚱하게도 자신에게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좀 더 참으면 관계가 좋아질 거야, 내가 더 이해하면 분명히 나아질 거야, 저 사람이 지금은 힘들어서 그래, 그는 좋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참는 것을 택하고, 상대방의 단점보다 장점을 보고, 좋았던 기억만을 반추하면서 연애를 이어 나갑니다.
제발 본인 이해심의 그릇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유 없이 연락을 끊고, 가벼운 다툼을 한 뒤에 ‘나는 좀 시간이 필요하고, 언제 풀릴지는 나도 정확히 모르니까 네가 기다려’라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굳이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의 부족함을 안아주려고, 이해하려고 했던 여러분은 마음이 참 따뜻하고 좋은 사람입니다. 그런 예쁘고 소중한 마음을 어리석은 상대 때문에 자꾸 다치도록 방치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지금 참는 것보다 100배 정도 더 참고, 기다리고, 버티며 노력에 노력을 더한다면 정말 그 사람이 바뀔까요? 답은 모두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인정하기 싫을 뿐이죠. 힘이 되는 답을 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지만 그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겁니다.
--- pp.20~21
제가 말한 사랑할 때 최선을 다하라는 건, 본인이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노력을 하라는 뜻입니다. ‘내가 이만큼 표현했으니 너도 그만큼 돌려줘!’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준 만큼 되받아야 합당하다고 여기는 자세, 저는 이런 걸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사랑은 서로 함께 주고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대가나 보답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각자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서로를 고마운 존재로 여길 때 관계가 진정으로 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할 때 상대에게 잘 보이겠다는 마음으로 억지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쥐어짜내서 애를 쓰면 쓸수록 본인도 힘들겠지만 결국에는 상대방도 멀어지게 됩니다. 너무 애쓰지 마세요. 여러분은 있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 있고 빛나는 사람입니다. 좋은 사람은 분명 여러분의 가치를 알아봐줄 겁니다.
--- p.38
만약 이별을 한 연인에게 연락을 했으나 그가 여러분을 부담스러워 하거나 피한다면 그때부터는 기다려야 합니다. 정말 이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다면 말입니다. 간혹 지속적으로 안부를 물어가며 ‘너를 기다리고 있겠다’, ‘나는 괜찮으니 부담 갖지 마라’, ‘친구로라도 지내자’ 등의 메시지를 전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입니다. 이 경우는 역으로 상대에게 부정적 인상만 남기고, 최악의 경우 ‘헤어지길 잘했구나’라는 이별의 확신마저 심어주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휴대폰을 자꾸 들여다보지 마세요. 의도적으로 상대의 SNS, 카카오톡을 보지 않아야 합니다. 볼수록 마음이 더 심란해질 수밖에 없고, 자칫하다가 상대에게 저런 메시지를 보내게 될 확률도 높아지니까요. 헤어졌을 때는 상대에게 어떤 제스처도 취하지 말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 p.53
게으른 사람은 연애를 할 때도 게으릅니다. 처음에는 잘 보이기 위해서 이런 면을 감추겠지만 시간 속에서 서서히 본 모습이 나올 겁니다. 늘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항상 편안하고 쉬운 길을 선택하려 할 것이고, 상대도 마찬가지로 똑같이 대할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랑의 열정은 온데간데없고, 내가 그 사람의 손을 잡고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겁니다. 사랑은 우리가 서로 주고받으려고 하는 것이지, 이미 다 자란 누군가의 부모가 돼서 일방적인 애정을 주려고 하는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연인에게 애정을 무한대로 퍼부어주는 여성분이 참 많습니다.
--- pp.67~68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에서는 “아닌데요, 저흰 정말 잘 맞는 커플이에요”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100퍼센트로 잘 맞는 커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의 모든 것이 잘 맞고, 상대의 모든 것이 다 이해됩니다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게 모르게 본인이나 상대가 양보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설렘이란 감정의 크기가 줄어들면 이런 점들이 서서히 흐려지게 되죠. 여태껏 보이지 않았던 상대방의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하고요.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상대에게 항상 편안한 모습만을 보여주지 말고, 과거에 대해 묻지 말고, 끝으로 그를 바꾸려고 하지도 마세요. 이는 바꿔 말하자면 여러분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사랑을 주는 사람과 행복한 연애를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입니다.
--- pp.77~78
재회를 하면 행복할 것만 같나요? 깨진 그릇 조각을 다시 붙이기가 어렵듯이 연애 초반처럼 행복하게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스스로 힘든 길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봐야 합니다. 만약 몰래 다른 이를 만난 상대와 다시 사귀기로 한 사람이라면 ‘한 번 바람 핀 사람은 또 그런다던데, 내 애인이 그러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늘 안고 연애해야 합니다. 이런 고민과 힘듦을 스스로 지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용서하기 힘든 잘못을 저지른 상대와는 이별을 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본인을 위해서 말이지요. 상대의 잘못을 받아주며 혹시 그가 바뀔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 심리, 막상 곁에 있던 사람이 떠나자 느끼는 당장의 외로움 때문에 재회를 선택하는 것은 ‘감정’에 지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이 감정이 아니라 우리가 감정의 주인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해도 여러분은 그 사람의 존재조차 모르던 시절에도 아주 잘 살고 있었습니다. 그때의 마음을 떠올려보고 감정에 본인을 내맡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대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 그리고 본인이 유독 취약한 감정 등을 떠올리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 pp.99~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