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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을 입은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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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을 입은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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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120*200*20mm
ISBN13 9791196431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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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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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물의 개인사를 읽어 내려가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모두가 강제된 ‘여성 됨’에 고통받고 있었을 그 당시, 슈바르첸바흐는 사실은 그 강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머리를 짧게 잘랐고, 수트를 입었으며, 종군 기자이자 반-파시즘 운동가로 활약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소설 속, 아니면 상상 속에서만 가늠해보았을 삶을 슈바르첸바흐는 직접 몸으로 살아냈습니다. 그의 상상력에 불가능이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삶에도 역시 불가능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 p.25

이렇게 치열하게, 맨몸으로 삶과 대면할 권리는 여성들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성의 자리는 무릇 비좁은 집 안으로 강제되어 왔으니까요. 고로 여성의 우울은 외부의 환경으로 인해 조건 지어진 ‘한계’와 ‘좌절’로부터 비롯되는 우울이어야만 했지, 이렇게 광활한 세상 속을 화폭 삼아 한 사람의 자유로운 인간으로서 경험하게 되는 다채로운 모험일 수는 없었습니다.
--- p.38

이 차림새가 당시 불러일으켰을 어마어마한 논란을 짐작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치마바지를 입는 것도 그토록 힘들었던 그 시대에도, 이 멋진 여성은 그런 논란과 조롱, 길거리 괴롭힘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남성복 착용으로 경찰서에 몇 번이나 연행이 되어가면서까지도요.) 이렇게 철저히 실천했기에, 의복 개혁에서 한 발자국 물러난 동시대의 페미니스트들에게 비난조로 외치기도 했습니다.“왜 당신들은 입으로만 원칙을 말하고 실천은 하지 않습니까?”
--- p.55

마치 피카레스크 소설 속의 주인공 같았던 제인. 그는 성적인 대상화나 도덕적인 비난 없는 유쾌한 여성 악당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인데도 지금까지 창작되었던 여타 서사들을 초월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랐습니다. 여성들의 삶은 항상 지워지고 잊히기 때문이겠지요.
--- p.103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어디서나 여성은 여성을 구해왔습니다.
--- p.124

모두가 각자의 고뇌를 짊어지고 있는 우울한 모습일지언정 자기 삶의 주인입니다. 이들이 남성복을 입고 있다면 그 의미는 명확해집니다. 이것은 바로 선언이었습니다. 여성복이 대변하는, 사회가 폭력적으로 강요하는 여성으로서의 삶을 거부하고,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살겠다는 선언.
--- p.129

시대의 흐름은 그 누구도 쉽사리 통제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 역시 백래시의 암울한 해일 앞에 서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시대 속에서 어떻게, 그리고 누구와 관계를 맺고 무슨 선택을 할 것인지는 여전히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마치, 보수적인 가정과 사회 속에서 ‘원하는 대로 살겠노라’고 선언한 바 있던 여성 댄디들처럼요.
--- p.141~142

고등학교조차 겨우 졸업한 프랜 레보비츠. 하지만 그에게 자기 의심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유독한 질문들을 프랜은 가뿐히 무시해 버립니다. 대신 ‘유명한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 하나만을 품고 무작정 뉴욕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 p.178

세상이 바뀌려면 규범에 반항하는 여성들이 ‘특이한 한 개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나도 저렇게 해 봐야지’라는 영감을 줄 수 있는 아이콘이 되어야 합니다. 구경거리가 아니라 영감의 원천이, 신기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어떤 모델로서 말입니다. 물론 행동하는 수많은 동료들이 필요하고요.
--- p.191

그리고 이건 모두 자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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