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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반어법

그림자의 반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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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130*195*20mm
ISBN13 9791189958534
ISBN10 1189958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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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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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스물두 살의 나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었어. 기차를 타고 그리스의 아테네로 가고 싶었단다. 그런데 들리는 소식은 기차가 통과하는 유고슬라비아 어디쯤에서 내전이 시작되었다고 했어. 그날 스물두 살의 나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었어. 기차를 타고 그리스의 아테네로 가고 싶었단다. 그런데 들리는 소식은 기차가 통과하는 유고슬라비아 어디쯤에서 내전이 시작되었다고 했어.(...)기차는 푸른 어스름에 출발하여 밤새 지도 위 어느 낯선 길로 달렸지. 덜컹거리는 기차의 소음이 자장가처럼 들릴 정도로 피곤했던 우리는 잠이 들었다, 깨었다를 반복하며 아침을 맞았어 (…) 창을 통해 들어오는 농촌 풍경은 지극히 한적하고 평화로웠어. 기차는 계속 달렸어. 창을 통해 들어오는 농촌 풍경은 지극히 한적하고 평화로웠어. (…) 다시 긴 침묵의 시간이 왔어. 달리는 기차의 철컥거리는 소음만 들렸어. 낯선 기차에 맡긴 몸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시간은 얼마나 지났는지 아득하기만 했지. (…) 낮달만 하염없이 기차를 따라왔어. 아무도 자신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 본다는 것, 고독이라는 것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했어.(...)창밖의 풍경마저 무심하게 다가올 때쯤, 몸을 벌떡 일으키게 하는 일이 일어났어. 창가에 얼굴을 바짝 붙였단다. 총소리보다 강렬했어. 기찻길을 따라 밀려드는 노란 파도. 낮은 언덕과 들판에 끝없이 이어지는 노란 해바라기 벌판이었어. 사람들은 어쩌자고 저렇게 많은 해바라기를 심었을까? 해바라기. (…) 나는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던 소피아 로렌의 《해바라기》를 떠올렸어. 가슴속에선 〈잃어버린 사랑〉이란 영화 주제가도 흐르고 있었어. 간절한 사랑을 찾아 떠났던 그녀가 기차 여행에서 만났던 노란 해바라기를 내가 보고 있구나! 그날 내 가슴을 꾸욱 누르면서 묵직하게 차오르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해바라기를 많이 그렸던 고흐도 너무나 고독했기에 어쩔 수 없이 해바라기의 노란 색에 집착했던 것일까? 고독한 순례자를 환영하는 가장 적절한 빛깔이 노란색이라고 생각해. 광활한 대지에 펼쳐진 노란색에 지칠 무렵, 해바라기밭도 어디쯤에서 사라졌어. 기차는 계속 달렸어. (…) 마침내 아테네에 내렸을 땐, 꼬박 두 밤과 하루가 지났어. (…) 마음의 지평선도 한껏 넓어짐을 실감했지. 내전이 일어난 지역을 통과하지 않고 무사히 아테네에 내렸다는 안도감에 떠오르는 태양은 더욱 찬란했어. 그 밝은 태양 아래 푸짐하게 아침을 먹었단다.
--- 「기차와 해바라기」 중에서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파라다이스는 1,645m의 산 중턱이다. 하얀 봉우리가 바로 앞에 잡힐 듯 다가온다. (…) 그 꽃들을 보고 온 날은 눈을 감아도 언덕 가득 핀 꽃의 잔상이 아른거린다. 색색의 들꽃이 피어 있고 바람이 불어온다. 어디선가 꽃향기가 나는 것 같은 환후(幻嗅)를 느낀다. 들꽃을 스친 바람이 내 몸에 휘감아준 꽃향기가 한겹 한겹 풀리는 듯 말이다. (...) 한여름에 산과 눈을 마주칠 때, 눈 덮인 봉우리는 빵빠레 아이스크림콘을 닮았다. 나는 짓궂은 장난을 한다. 옆구리에 주름을 쭈욱 잡아가며 부드럽게 솟아오른 하얀 봉우리를 보고 혀를 쓰윽 내밀어 핥아먹는 시늉을 한다. 눈산은 아직까지 내 장난을 귀엽게 받아준다.
--- 「눈산」 부분)

나무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바람이 불 때마다 우듬지의 점들이 수런거린다. 잎눈에서 돋아난 연노랑과 검은 점들이 나뭇가지 사이를 촘촘히 메우고 있다. 물오른 나무에선 쉬이 분간하기 어려운 향내가 난다. 늘 보던 친구가 애인이 되는 순간이 이럴까. 점들을 부지런히 카메라 프레임에 담아 본다. 봄은 조르주 쇠라보다 자신이 점묘파의 원조이며 저작권을 가지고 있음을 만천하에 공표하고 있다. 대가의 그림을 벽에 걸어놓지 못하는 살림이지만 점묘파의 작품은 우리 집에도 있다. (...) 꽃 눈사태이다. 사과꽃만이 아니다. 살구꽃 앵두꽃 복숭아꽃 배꽃 자두꽃. 과일을 맺는 나무의 반란이다. 봄바람에 바람이라도 났나 보다. 밀당도 없이 작은 바람에도 후르르후르르 연서를 흩날린다. 꽃잎을 점. 점. 점. 바람에 실어 순간이나마 자신이 열매보단 꽃나무임을 애인에게 읍소하려는 게다. 아니다. 자신이 한때 꽃이었다는 것마저 잊은 사람들을 깨우쳐 주려는 게다. 기억해 봐. 너도 한때 꽃이었잖아! 안간힘을 다해 무뎌진 감성을 깨우려는 과일나무의 애타는 반란이다.(...) 내 눈은 지금 속고 있는 것일까?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이 점들로 표현한 그림이다. (…) 봄은 해마다 지치지 않고 억만 개의 점을 찍어 전시장의 그림을 새롭게 바꾼다. 원조 점묘파가 그린 호숫가 나무들이 만드는 풍경 위로 새들도 무리 지어 어디론가 날아간다. 하늘에 한 무리의 점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한다. 봄이 쥐여 준 붓을 들고 내 캔버스에도 콕콕 점을 찍어 본다. 점. 점. 점. 캔버스 위에서 점들의 반란이 일어난다.
--- 「점.점.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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