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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역에서 널 만나면

고흐역에서 널 만나면

: 한용운문학상 수상 기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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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30g | 130*210*20mm
ISBN13 9791191111613
ISBN10 11911116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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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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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역에서 널 만나면』에 나타난 사랑의 변전성
- 전통성과 현대성의 계승

- 심종숙(시인, 교수,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정승운 시인의 첫 시집 고흐역에서 널 만나면은 한 마디로 사랑을 갈망하는 이의 그리움, 기다림, 외로움과 고독, 아쉬움 등의 감정을 나타낸 시집이다. 그런데 이 시집이 지금의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사람들 간의 관계들이 삭막해진 현재에 사람들의 마음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이 시집은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것은 정승운 시인이 주장하는 대로 사랑이다. 인간이면 마땅히 지니고 살아가야 할 사랑이다. 시인은 그 감정을 아끼고 매만진다. 사랑과 사랑이지 않는 것들과의 길항이 이 시집에 짜여진 언어의 집일까 생각한다. 응당 사랑이 마땅히 안방을 차지해야 함에도 사랑은 그야말로 문간방 신세이다.

정승운 시인은 이런 현실에 대해 안티를 건다. 그래서 그는 불타오르는 마음을 궁글리면서 홀로 외로움과 고독에 놓여있고 그것을 꼭꼭 깨물어가면서 존재 증명을 한다. 그 외로움과 고독을 지닌 자의 존재 증명이 곧 첫 시집으로 열매를 맺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시인에게 사랑은 진부한 사랑 타령이 아니라 바로 목숨마저도 내어줄 각오를 한 사랑임을 그의 시가 지니는 긴장을 통해서 나타내고 있다.

이 시집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분명히 고난의 시기를 인내하면서 기다리다가 고흐역에서 ‘널’ 만날 것이다. 그것을 희망한다. 그 희망은 하나의 확신으로 이 시집 안에서는 성장해 나간다.

그가 고흐역에서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게 된다면 바로 불확실했던 사랑의 미래가 현실의 사랑이 되어 오는 때이다. 사랑의 종착역이 바로 그에게는 고흐역이다. 고흐역은 실재의 역명이건 아니건 그가 이상으로 하는 상대를 만나는 역의 이름이다. 그에게 사랑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류의 사랑이 아니다. 그에게 사랑은 당위이며 현실이며 실천이다. 그러기에 그는 목마르게 갈망한다. 그가 사랑을 저버리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를 둘러싼 세상에 사랑이 부재했을지라도 그는 결코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것은 어떤 신념과도 같다. 그런 의미에서 고흐역은 단순히 에로스의 사랑을 성취하는 장소만이 아니라 그가 도달해야 할 어떤 이상 세계이지 않을까 한다. 그가 추구하는 사랑은 단순히 정서적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상관물을 얽어서 감각적으로 표현하려는 데에 현대시의 기법에도 닿아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전통적 정서를 잊은 것은 아니다. 「춘설」에서 보여주는 시어들은 전통적인 느낌이 강하고 두견새와 두견화, 새순, 나그네 눈물 등에서 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는 전통적 서정을 노래하였다.

그늘진 땅에 지초는
가녀린 새순을 내밀고

두견이 서럽게 울어대니
핏꽃 두견화가 핀다

산골짝 감고 도는 슬픔이여
어쩌자고 나그네 눈물 찍어 내는가

칠성별 뜨고 지는 산촌
오라는 임은 아니 오시고
원망스러운 춘설春雪이 오시는가

가파른 세월 가쁜 숨 몰아쉬는
깊어가는 봄밤에

- 「춘설」 전문

이 시는 아직 겨울이 다 물러가지 않은 음력 2월의 초봄에 나리는 봄눈을 소재로 하여 임을 기다리는 이의 정서를 노래하였다. 그러나 희망적이게 보이는 것은 가녀린 새순이 그늘진 땅에서 내밀듯이 임은 언젠가는 올 거라는 예감을 갖게 한다. 그것은 두견화가 피울음 우는 두견새로 말미암아 피듯이 말이다. 이 시는 봄눈이 내리는 봄밤의 임을 그리는 정한을 노래하여 전통적인 정서로 채색되어있다. 여기에서 두견새, 두견화, 새순, 춘설이 중요한 시어이고 봄에 내리는 눈도 새순이 돋아나는 것은, 어쩌지 못할 거라는 시인의 예견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현실의 좀체 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는 슬픔이 산골짝의 장소성과 어울려 더욱 처절한 고독, 외로움의 정서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 정서가 감각적인 현대시로 변전을 이루어 나간다. 「샐비어꽃 꿀」에서는 당신이 샐비어꽃 꿀로 나의 몸에 육화되었다는 표현으로 이어간다.

내 작은 몸에
아리도록 스며드는
샐비어꽃 꿀

들 숲에 들어앉아
거리낌 없는 수줍움으로
피어나는 세상과의 첫 인연

뽕잎 갉아 먹은 누에의
고운 실로 짜여진 촘촘한 우리 인연은
내 가슴속에 그려놓은 한 폭의
빛바래지 않는 육화

쓸쓸한 내 안에서
헝클어진 마음을 단맛 향기로
가난한 나를 달래주는
당신은 샐비어꽃 꿀

- 「샐비어꽃 꿀」 전문

샐비어꽃 꿀은 미각적 이미지로 당신을 암유한 것으로 당신은 나에게 달콤한 존재이며 가난한 나를 달래주는 나의 임이다. 나의 존재는 어떠한가? 작은 몸이며, 쓸쓸하고 헝클어진 마음을 지닌 가난한 자다. 나의 존재는 이같이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이지만 당신으로 말미암아 세상과 첫 인연을 맺고 그 인연이 더욱 촘촘해진 누에의 고운 실로 변화되고 한 폭의 빛바래지 않는 육화로 변화된다. 이 변화는 님에 의해서 창조되고 이끌어진다. 샐비어는 꽃잎이 붉고 꽃꿀을 지닌 부분은 하얗다. 샐비어의 붉은 색과 누에고치의 흰색이 잘 대비되어 사랑을 향한 나의 투쟁이 샐비어꽃처럼 강렬하면서도 꽃꿀을 지닌 흰색은 승리를 상징하는 것일까?

‘육화肉化’라는 시어에서 사랑이 단순히 정서적이거나 감정적이거나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물질적이며 구상적이고 실재 사물로 변전해 나가고 있고 그 종착에는 육화라고 하여 살로 이어진다. 사랑의 관념이 구상화되는 단계이다. 이런 표현에서 시인이 얼마나 사랑에 대해 고심을 하였나를 알 수 있다. 당신이 나의 몸이 된다는 육화에서 촉각과 시각, 샐비어 꿀=임이라는 미각까지 동원된 공감각적 표현으로 임의 실체를 창조하고 있다. 임은 쓸쓸하고 서럽고 슬프며 보잘 것 없는 나의 처지를 임과 육화하여 하나 됨으로써 작은 존재에서 크고 귀한 존재가 되게 한다고 시인은 말한다. 임과의 육화를 이룸으로써 나의 존재 또한 변전 되고 있음을 시인은 깨달았을 것이다. 임을 갈망하고 임과 합일을 이루어, 임이 나의 존재에 육화함은 곧 임=나, 나=임이 되어 새로운 존재가 된다.

「쑥부쟁이」, 「억새풀 연가」, 「담쟁이」, 「용설란」 등도 이러한 나의 처지를 비유하여 쓴 시편들이다. 「아! 부여」, 「아! 팽목항」, 「아들 만나러 가는 길」, 「여수 밤바다」, 「아픔의 묘지, 문화전당」, 「어머니 강이여」, 「백골부대 초병」 등은 역사와 현실 사회의 첨예한 이슈에까지 슬픔을 지닌 작고 낮은 존재들의 현장을 시로 재구성하였다. 「마음」에는 이러한 사회적 약자나 고통받는 작고 낮은 자, 상처를 안은 자, 마음이 부서진 자의 울음을 새의 울음에 비유하고 있고 나의 마음은 그리움으로 울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그리움은 바로 울지 않아도 되는, 임이 도래하여 모든 게 기쁨으로 바뀔 세상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 추정한다.

새가 우는 건가!
새의 마음이 우는 건가!
숲에서 우는 소리인가!
나무에서 우는 소리인가!

새는 보이지 않은데
자꾸 새 우는 소리만 들리네

누군가 날아가는 새 떼를 가리키는데도
나는 여전히 어딜 바라보며 걷는 걸까!

눈을 감으니
숲과 나무가 보이는데

나의 그리움이 우거져 있다
우는 건 새가 아닌 나의 마음이다

- 「마음」 전문

시적 화자 나의 마음은 그리움이 숲이 되어 우거져 있다고 한다. 그 숲속에서 우는 것은 새가 아닌 나의 마음일 거라는 고백은 바로 임이 오지 않는 세상, 고단하고 고독한 세상에 놓여있는 자신을 위해 울기도 하고 타인을 위해 울기도 하는 시인의 마음을 노래하였다. 3연까지는 눈앞에 보이는 숲의 실제라면 4연에서 나의 시각은 눈에 보이는 상징계가 아니라 실제계로 향하고 있다. 분명히 누군가 날아가는 새 떼를 손으로 가리켜도 시적 화자 ‘나’가 바라보는 것은 현실의 숲과 새가 아니라 심안의 세계이다. 즉 보이지 않는 세계인 실제계의 나의 마음을 바라보고 있다. 오히려 눈을 감으니 숲과 나무가 보이고 거기에는 숲 대신 그리움이 우거져 있고 새가 우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 울고 있다고 한다. 이 시구절은 실재와 비 실재를 넘나들고 눈으로 보고 인지하는 세계를 넘어 마음의 눈으로 보이는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어 시적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연필」은 바로 이러한 마음의 세계를 갈고 닦고 깎은 세계이다.

갈색 육각 연필 깎아
도화지 하나 가득
그리움을 그리다가
콕콕 점만 찍는다

불씨 같은 생명이
은연히 숨을 트는 마음의 여백

흑연 심 속
슬픔으로 맑아지면

사는 일이
닳고 뭉툭한 연필심 같아

햇무리 빛을 따라
환하게 웃어주는 할머니
쪽머리를 가른다

- 「연필」 전문

이 시는 3연과 4연의 메시지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연은 시인이 극복해야 할 사랑의 길의 과제이다. ‘흑연 심 속 슬픔’, ‘사는 일이/ 닳고 뭉퉁한 연필심 같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적 화자의 고뇌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그러나 마지막 연에서 ‘햇무리 빛’, ‘할머니 쪽머리’에서 연륜과 함께 곧고 강하며 하얗게 빛나는 쪽진머리 가르마 길을 만나게 된다. 이 시의 묘미는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불러오고 그분의 인생도 고단하였겠지만 어린 손주에게 사랑을 주었듯이 그렇게 살아가면서 마음에, 머리에 태양 빛을 두르고 살아온 이들의 삶에 이른다. 연필로 할머니의 쪽머리도 가른다는 것은 전통적인 소재와 어떤 시련에도 강하고 곧게 흔들림 없이 살아온 이 땅의 어머니, 할머니는 사랑을 가족과 이웃들 속에서 살아왔음을 표현하였다.

비교적 짧은 시에서 시인의 통찰력과 표현력이 돋보이고 있으며 전통적 소재와 정서가 현대시의 기법과 잘 융합되어 빚어내는 시편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조선의 여인들은 참빗으로 가르마를 곧게 가르고 댕기머리를 하거나 결혼한 여성은 쪽을 찌었다. 이 전통적 관습에서 나온 소재를 변용하여 연필로 가르마를 가른다는 표현도 즐겁고 자유로운 발상으로 ‘흑연 심 속/ 슬픔’의 정서가 재치나 위트의 정서로 밝고 기쁘고 곧고 강한 정서로 넘어가고 있다고 하겠다. 「사랑을 파종하다」에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지에 사랑을 심는 실천적 행위로 나아간다.

아직은 언 땅, 농사일을 하는 것은 아닌데
나는 삽을 들어 흙을 판다

겨울비 젖은 작은 새 날개 꺾여 부러진 채로
빈 나뭇가지에 앉아 쳐다보자
나는 동작을 멈추고 봄을 맞이하는 거라 말한다

오랜 세월 고난을 겪으며 살았지만
지금은 사랑하는 그대를 위해 흙을 판다

이 순간은 이듬해 오는 봄의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꽃들이 아름답게 필 것이며
나비들이 날아와 그대 곁에서 다시 춤출 것이다

겨울비에 지친 작은 새도 날개를 활짝 펴고
카르만 라인을 나를 것이다

그렇듯 나는 그대를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언 땅에 심는다

이듬해 봄에 꽃이 피면 알 것이다
내가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랑이었다는 걸
그것이 우리 사랑의 씨앗이었다는 걸

- 「사랑을 파종하다」 전문

이 시는 시인의 의식을 잘 보여주는 시편이다. 1연의 겨울비에 젖은 작은 새는 날개가 꺾여 부러진 채 빈 나뭇가지에 앉아서 쳐다본다. 사랑을 파종하려고 땅을 파던 시적 화자는 삽질을 멈추고 봄을 맞이하기 위한 거라고 한다. 겨울비에 젖은 작은 새는 날개가 꺾여 부러졌다. 그 겨울이 봄과 대비 되고 날개에 상처 입은 새와 봄이 와서 카르만 라인을 날아가는 새는 대조된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슬픔의 시간이 가고, 이렇게 생명과 기쁨으로 바뀌는 데에는 언 땅에 흙을 파고 파종을 해야 한다.

시인에게 시 쓰기는 어두운 겨울, 상처와 슬픔, 서러움 속에서 봄과 생명, 자유와 치유, 그리고 해방을 이루는 과정이다. 여기에서 사랑은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이기도 하며 그렇게 해서 자신이 나아지면 다른 사람들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상처를 딛고 봄에 카르만 라인을 날아가는 한 마리 새가 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시인은 힘겹게 언 땅을 파고 씨앗을 파종하듯이 시의 언어를 파종하는 행위가 바로 시 창작이다. 시 창작은 시인에게 사랑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며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그대를 위해 흙을 파는 행위가 곧 시 창작이기 때문이다. 시인에게 시 창작 행위란 사랑으로 가는 길道이고 도달해야 할 예술적 목표로서 별로 표상된다. 그러므로 이 모든 행동의 실천은 생명이 다할 때까지 걸어가야 할 여행이기에 이상의 ‘고흐역에서 널 만나면’이라고 한다.

고흐의 귓불을 찾기 위해 KTX가 떠나는 곳
세상에 지친 플랫폼은 어제의 비에 젖고
수없이 되풀이되는 일들이 고흐 역에 닿는다
오늘은 갠지스 강가 어슬렁거리는 코끼리를 만나
이 세상 가장 인간다운 얼굴을 보았다

얼굴을 비추는 처연한 가로등 눈빛
슬픈 일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슬픈 일은 매일같이 뜨는 별
일상이라 말하는 너에게, 나는 슬픔이라고 말하며
오를 수 없는 별을 따기 위해
잔뜩 웅크리고 앉아 바라보는 일이었다

고흐, 별이 빛나는 밤은 화폭이 찢겨
너의 그림자는 내 가슴에 짙어지는데
누구도 내 안을 들여다보지 않고
나와 별을 잇기 위해 KTX가 달린다는
시어의 통증이 감당하기 힘든 무게다

거미는 날개 없이도 공중을 날아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갠지스강에서 고흐를 만나고
나는 고흐역에서 너를 만나면
내 것인지 아닌지 묻고 싶다

- 「고흐역에서 널 만나면」 전문

이 시에는 고흐, 고흐역, 인도 갠지스강, 별, 별이 빛나는 밤이 핵심적인 시어들이다. 시인이 생에서 도달하고자 하는 어떤 것은 별일 것이며, 예술세계의 지향점은 시인에게 고흐였을 것이고 길이 이르는 곳은 인도와 갠지스강이었을 것이다. 3연의 “고흐, 별이 빛나는 밤은 화폭이 찢겨/너의 그림자는 내 가슴에 짙어지는데/누구도 내 안을 들여다보지 않고/나와 별을 잇기 위해 KTX가 달린다는/시어의 통증이 감당하기 힘든 무게다”는 시인의 처절한 고백일 것이다. 별과 이어지기 위해 KTX가 달린다는 표현은 그 여정에 있다는 뜻이며 창작의 여정일 것이며 ‘시어의 통증이 감당하기 힘든 무게다’라고 술회한다.

고흐역에 도달하여 ‘나’와 ‘너’의 만남이 완전한 일치가 될 때 너는 나의 것이 될 것이며 나는 너의 것이 될 것이기에 시적 화자는 ‘너’가 내 것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한다. 이 의문은 시의 길, 예술의 길도 역시 끝없이 물으면서 가야 할 길임을 암시한다. 도달해야 할 이상향의 표상인 별을 꿈꾸는 것 또한 시인에게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이듯이. 그러므로 거기에 이르는 동안 시인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 질문들이 쌓여서 새로운 시적 언어들이 잡혀 올 것임은 틀림이 없겠다. ‘시어의 통증’은 바로 창작의 고통일 것이며 ‘감당하기 힘든 무게’일 테지만 끊임없는 질문들 속에 새로운 언어를 생산해나갈 수 있다. 이 질문은 무엇에 대한, 질문이었는지 「저울질」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내 가슴 저울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질까
가늠 중이다
사랑의 무게로
미움의 무게로
내 가슴속은
갈등이 한 짐,
그리움이 한 짐이다

- 「저울질」 전문

사랑과 미움의 추 사이에서 끊임없이 미움의 추로 마음이 기울지 않기 위해 그리움과 갈등을 마음의 무게로 지면서, 가늠하는 예리한 시인의 눈은 자신을 냉철히 바라본다. 내면으로 향하여 자신을 바라보는 시인은 끊임없이 물어가며 가늠하며 이상인 별과 고흐역에 도달하여 비워진 자기와 만나려고 한다. 너와 내가 하나인 그 자리에서. 그곳에서는 인도인들에게 어머니 강인 갠지스강처럼 ‘어머니 사랑(아가페)’의 대하大河에 흘러 들어가는 걸 시인은 꿈꾸고 있다. 시인은 그 짐을 지니고 가는 길을 결코,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필자는 안다. 시인의 길을 잘 걸어 문운이 창대하길 바라며 첫 시집의 상재를 축하드린다.
---「 『고흐역에서 널 만나면』에 나타난 사랑의 변전성」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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