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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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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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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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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06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364g | 130*200*16mm
ISBN13 9788954686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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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펠의 영약에 들어 있던 성분에서 탄생한 파란색은 결국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파도 아래〉에서뿐 아니라 마치 이 색깔의 화학 구조에 들어 있는 무언가가 폭력을 유발하기라도 하는 듯 프로이센군의 제복에서도 빛난다. 그 무언가는 저 연금술사의 실험에서 이어져내려온 과오, 그늘, 실존적 얼룩이었다.
--- p.22~23

처음에는 슈바르츠실트 본인조차 이 결과를 수학적 기현상으로 치부했다. 하긴 물리학은 종이 위의 숫자에 지나지 않는 것, 현실의 사물을 표상하지 않는 추상, 단순한 계산 착오로 가득하지 않던가. 그의 결과에 들어 있던 특이점은 실수, 기현상, 비현실적 환각 중 하나가 분명했다.
--- p.48

전쟁의 아수라장에서도 특이점은 얼룩처럼 그의 마음속에 퍼져 참호의 지옥도를 덮었다. 진흙 구덩이에 파묻힌 죽은 말의 눈에서, 동료 병사의 총상에서, 흉측한 가스 마스크의 뿌연 렌즈에서 그는 특이점을 보았다. 그의 상상력은 자신이 발견한 결과에 매혹되었다.
--- p.49~50

“가장 작은 아이조차 손가락 하나로 태양을 가릴 수 있다니 우주는 얼마나 신기하고 광학과 원근법의 법칙은 얼마나 변덕스러운가!”
--- p.55

“나는 종종 하늘에 충성을 다하지 못했다. 나의 관심은 결코 달 너머 우주에 있는 것들에 국한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사이로 누벼진 실들을, 인간 영혼의 가장 어두운 구석을 좇았다. 그곳이야말로 과학의 새로운 빛이 비쳐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 p.58

하이젠베르크는 그들이 전부 틀렸음을 알고 있었다. 전자는 파동도 입자도 아니었다. 아원자 세계는 그들이 이제껏 알고 있던 그 무엇과도 달랐다. 이것은 그에게 절대적으로 확실한 사실이었다. 확신이 어찌나 깊던지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었다,
--- p.120

“고작 흙 입자 하나에 원자 수십억 개가 들어 있다면 대체 어떤 방법을 써야 그토록 작은 것에 대해 유의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겠나?” 시인과 마찬가지로 물리학자 또한 세상의 사실들을 단순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은유와 정신적 연결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 p.125

핵이 작은 태양이고 전자들이 행성처럼 그 주위를 공전하는 유치하고 단순한 이미지를 하이젠베르크는 혐오했다. 그가 상상하는 원자에서는 이런 정신적 표상이 사라졌다.
--- p.127

이 한계들은 결코 이론상의 한계가 아니다. 모형의 결함이나 실험의 한계, 기술적 제약이 아니다. 과학이 연구할 수 있는 범위 바깥의 ‘현실 세계’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하이젠베르크가 설명했다.
--- p.224~225

[아인슈타인은] 세상의 사실들이 상식과 그토록 상반된 논리를 따른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자연법칙이라는 관념을 버리고서 우연을 왕좌에 앉힐 수는 없었다.
--- p.226

슈뢰딩거도 양자역학을 혐오하게 되었다. 그는 정교한 사고 실험(게당켄엑스페리멘트)을 고안하여 불가능해 보이는 생물을 탄생시켰다. 그것은 살아 있는 동시에 죽은 고양이였다. 그의 취지는 이런 사고방식이 얼마나 터무니없는가를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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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내 맘대로 올해의 책]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만은 멈추지 않겠다는, 아름다운 충동을 심어준 책
- 구병모 (소설가)
[2022 내 맘대로 올해의 책]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부터 허구인지 의심하면서 읽다보니 어느 순간 이야기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 권제훈 (작가)
[2022 내 맘대로 올해의 책]
과학과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모두 아우르지만 그 어떤 장르로도 규정할 수 없는 구름 같은 책이다. 계속 함께 흘러다니다보면 세계를 이해하고 싶어진다. 책 속에 등장하는 슈바르츠실트의 말. “가장 작은 아이조차 손가락 하나로 태양을 가릴 수 있다니 우주는 얼마나 신기하고 광학과 원근법의 법칙은 얼마나 변덕스러운가?” 이 말을 멋대로 리메이크한다면, “가장 얇은 책 한 권으로도 우리는 우주의 비밀을 느낄 수 있으니 이야기란 얼마나 신기한가!”
- 김중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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