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여름의 여름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201
정가
14,000
판매가
12,6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38*198*20mm
ISBN13 9788958244943
ISBN10 895824494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만든이 코멘트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안녕하세요. 이책의 저자 입니다.
2024-02-23
안녕하세요 저는 여름의 여름을 쓴 이정연입니다. 여기 실린 8편의 단편은 모두 개인의 고통과 그 고통을 직면하여 어떻게 수치와 모멸로 부터 자기존엄의 세계로 나오는가를 천착한 이야기들 입니다. 이 소설집에 실린 리뷰는 여러분이 이 소설을 읽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여러분의 독후감을 듣고 싶습니다. 제 이메일 주소는 yein-free@hanmail.net 입니다. 많이 읽어 주세요. 고맙습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일요일이었다. 앞마당으로 나오니 고요했다. 들일을 나가는 시간이다. 부엌문을 밀치고 들어갔다. 부뚜막 위에 밥과 국이 덮여있다. 밥 한 그릇을 국에 말아 후딱 해치웠다. 구수한 된장 맛이 속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할머니가 내 밥을 남겨두었다.

이 집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토끼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나는 토끼들을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렀다. 영원과 하루. 담임인 털보 선생님이 준 코피 묻은 책갈피 속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하루의 열정이 영원으로 가는 돌을 놓는다.〉
털보 선생님은 혼자 돈을 벌며 공부했다. 그러다가 사는 것이 힘들어 죽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코피를 쏟은 책 위에 엎드려 새벽빛을 보는 순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선생님은 지금은 내 상황이 힘들지만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순간, 삶의 극복보다는 코피 묻은 책갈피 위에 엎드려 있는 청년과 그 위에 쏟아지는 햇빛의 이미지에 황홀함을 느꼈다.
영원과 하루가 입을 오물거리며 입질을 했다. 어제 뜯어놓은 민들레, 쑥, 질경이, 명아주, 냉이, 쇠비름을 섞어서 토끼장에 넣어 주었다. 미나리아제비, 애기똥풀, 족두리풀, 쥐손이풀은 토끼가 먹으면 위험해 조심해서 뜯어야 했다. 도시에서 살다 온 나는 이런 일이 서툴렀으나 사랑하는 토끼를 위해 열심히 관찰하고 주의해서 토끼풀을 뜯었다. 하루와 영원이가 입을 오물거리며 그물망 사이로 내미는 풀을 받아먹었다. 영원이는 입에 내 손이 닿으면 몸이라도 다 핥아주겠다는 듯이 손가락을 간지럽혔다. 영원이도 내가 좋은가 보다.
곧 헛간 옆에서 토끼풀을 뜯어야겠다. 개울이 흐르는 헛간 옆에서, 아이들은 소에게 풀을 먹이려고 끌고 와 묶어 놓고는 서로 몸을 밀치기도 하고 장난질을 하며, 토끼풀을 뜯었다.
나는 사실 이런 영혼 없는 놀이에는 관심이 없다. 도서관도 영화관도 없는 이곳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놀이는 산이나 들을 뛰어다니는 지루한 것들뿐이다. 물론 자연에도 영혼은 흐르지만 나는 아직 책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영혼을 더 사랑한다.

영원이와 하루를 들여다보다 어제 오주와 한 약속이 생각나 속옷과 양말을 담아 개울가로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건너편 언덕 위를 쳐다보니 멀리 버스가 지나가며 먼지를 날렸다. 찔레 넝쿨이 함부로 자라 발이 걸렸다. 찔레꽃을 따서 입에 넣었다. 하얗고 싱그러운 꽃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노래를 부르고 있는 오주는 내가 걸어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나는 신발을 벗었다. 자갈돌이 햇빛을 머금고 있어 발바닥이 따갑다. 나는 스타카토로 발바닥을 들어 올리며 물었다.
“언제 왔어?”
“?빨리 와, 기다렸잖아.”
“오, 해피데이, 오, 해피데이”
오주가 바위 위에 서서 궁둥이를 씰룩거리며 손가락으로 번갈아 하늘을 찔러댔다.

널찍한 돌 위에 빨래를 담은 세숫대야를 놓고 앉으니 도로를 달리는 버스가 보였다. 1년 전, 사흘 후에 오겠다던 엄마의 약속을 믿고 도로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 매일 도시 쪽에서 들어오는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가 설 때마다 벌떡 일어나 내리는 사람들을 유심히 바라보았고 그때마다 내 심장은 터질 것 같았다. 1년이 지나도록 엄마는 나타나지 않았고 아직도 버스가 보이면 나는 목을 길게 빼고 도로를 내다보고는 한다.
그러는 동안, 내 몸속에 들어앉았던 그리움이란 감정이 슬슬 궁둥이를 뒤로 빼면서 다르게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엄마를 생각하며 들숨을 쉴 때마다 감정은 이상하게 변해간다. 나는 이 감정변화에 이름을 붙였다.
‘분노의 풍선 불기.’
분노가 풍선처럼 커지면서 피를 타고 돌기 시작하면 누군가를 죽여 버리고 싶은 증오가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사람들은 그러면 착한 아이가 될 수 없다고 말하겠지만 나는 착한 아이보다는 살아남는 아이가 되고 싶다.
---「여름의 여름」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글쓰기는 나를 없애고 불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라던 여름의 말처럼 현실에서 허락되지 않았던 자기애적 대상의 품을 좇지 않고, 누더기 같은 그곳으로부터 걸어 나와 모두와 호흡하는 이야기의 바다에서 이정연 작가의 이야기가 불멸하기를 소망한다. 범박한 이 글을 마치며 이어질 듯 말 듯, 그러나 잊은 적 없었던 우리의 삼십 년 가까운 우정이 다른 차원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기억해두고 싶다. 모두 그의 소설 덕분이다.
- 이정숙 (게슈탈트 심리치료자, 가톨릭관동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6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